FV4030 (210.♡.27.130)
2025년 7월 11일 PM 04:25 · 수정됨(17:52)
세계 역사학에 좀 관심이 많은 분들은 아날학파(École des Annales)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회과학연보에서 이 학파의 이름이 나왔지요. 그리고 이 학파에도 세대 구분이 있습니다.
1세대는 마르크 블로크와 뤼시앵 페브르, 2세대는 페르낭 브로델, 3세대는 조르쥬 뒤비와 자크 르 고프 로 나눠지는데, 정치사, 경제사, 심성-문화사 쪽으로 변화되는 형태로 나아갑니다. 하지만 공통적인 게 있다면 '장기적이고 잘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한다는 것이죠. 일반적인 역사학이 급격한 변혁과 사건, 인물에 집중하는 것과는 좀 상반되지요.
이 중에서 마르크 블로크는 아날학파의 학풍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 사람입니다. 뤼시앵 페브르가 연구비를 가져오는 등 엄마같은 역할을 했다면 마르크 블로크는 아날학파가 '장기적이고 잘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도록 학풍을 만든 사람이죠.

그래서 그의 '기적을 행하는 왕'이라는 책을 보면, 프랑스 왕가가 얼마나 장기적인 플랜으로 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행동해왔는 지 세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왕이 기적적인 치유력을 가지고 있다는 신화적 믿음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지, 장자를 낳기 위해 유부녀를 납치하기도 했던 프랑스 왕가가 얼마나 독하게 굴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아들 못 낳는다고 쫓겨난 프랑스 왕비가 영국 왕이랑 결혼해서 낳은 게 리처드 1세랑, 존 왕입니다. ㅎㅎㅎ

그의 또 다른 책, '이상한 패배'는 프랑스는 왜 졌는가를 반성하며 쓴 책입니다. 예전에 분명 읽었는데 내용은 기억이 안나요. 요약본을 보니 이 패배는 프랑스 총사령부의 삽질도 있었지만, 프랑스 전체가 문제였다고 뼈저린 반성과 질책을 하고 있지요.
거기에 마르크 블로크는 비판만 앞선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가담하여 전투를 벌였고, 결국 독일군에게 잡혀서 사망하게 되죠. 그의 죽음은 많이 애석하죠. 더 많은 연구 결과물이 있었을텐데 말이죠. 이처럼 역사학적 기여뿐만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실천하는 지성으로서도 훌륭한 분이라 한번 이 분의 책은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댓글 (14)
-
철철벽뮐러
25.07.11 · 218.♡.206.132
아...무슨 학파요?? -
FFV4030
→ 철벽뮐러 작성자
25.07.11 · 210.♡.27.130
일상생활... 가능하시겠쥬? -
RRealtime
25.07.11 · 172.♡.231.110
학파 이름의 상태가....?
저는 어제 자연사 박물관에 다녀왔는데, 캄보디아 특별전을 하더라구요. 프랑스에서 어마어마하게 훔쳐 갔는데, 그 도굴을 주도한 자가 추후에 프랑스 문체부 장관이 되었다는 기막힌 이야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https://s3.damoang.net/data/editor/2507/comment_2889607022_rsg7poAw_e0104887d3cc19c7c187570e519940439725a87b.jpg] -
FFV4030
→ Realtime 작성자
25.07.11 · 210.♡.27.130
역사학의 흐름이 있는데, 어마어마한 기여를 한 학파죠. 도굴이야 뭐... 영국, 독일, 일본이 한 짓도 많죠. 제국주의가 이래서 뭐 같은 겁니다.. -
RRealtime
→ FV4030
25.07.11 · 172.♡.231.110
그 도굴꾼의 이름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앙드레 말로 라고 하네요.
아마도 비슷한 시기에 마르크 블로크와 레지스탕스 활동을 함께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ㅎㅎ -
FFV4030
→ Realtime 작성자
25.07.11 · 210.♡.27.130
마르크 블로크에 대해 알면 이런 말씀 못 하실 겁니다. 애시당초 마르크 블로크는 유태인 혈통이라 메인스트림에 어울릴 수 없는 사람이에요. -
갈갈색눈
→ Realtime
25.07.11 · 203.♡.8.208
어디서 하는 전시인가요? -
RRealtime
→ 갈색눈
25.07.11 · 172.♡.231.110
콜로라도 덴버의 자연사&과학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외부로 이렇게 국보급 유물이 공식적으로 전시 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길래 일정을 쪼개어 들러봤습니다.
https://www.dmns.org/exhibitions/temporary-exhibitions/angkor/ -
MMarcBloch
25.07.11 · 118.♡.61.43
감사합니다 - 문
문산포종
25.07.11 · 118.♡.13.107
왠지 신채호 선생을 떠올리게 하는 이력이라 관심이 가네요.
이상한 패배는 2차대전 관련인가요? 아니면 보불전쟁 관련인가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