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연합 (180.♡.105.88)
2025년 7월 13일 AM 09:32 · 수정됨(07. 18. 12:48)
(글이 깁니다. 긴 글 써서 죄송합니다. 꾸뻑)
안녕하세요.
다모앙에 매일 들락날락하는, 주로 눈팅, 가끔 글 하나씩 쓰는 사람입니다. 소모임 재봉한당 만든 이입니다.
지난 12월 3일 밤, 평소처럼 일찍 자고, 다음날 일찍 일어났습니다. 보통 아침에 일어나면 수영장에 가는데, 눈 뜨고 처음 본 뉴스 “게엄”-“계엄해제”-??? 그 이후 일상이 흔들렸습니다. 한동안 수영장 못 가고, 운동도 못 하고, 한겨울 동안,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겨울에는 사람도 좀 자야한다는 생각을 은은하게 가지고 있는데, 지난 겨울에 밤에 잠들기가 힘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입니다. 동네에 “내란수괴 즉각 체포하라”라고 현수막 걸었는데, 한나절도 못 있고, 철거되었습니다. 민원이 들어와서 철거했다더라구요. 탄핵인용되기까지 긴 시간이었습니다. 체포되었다가, 합법적 탈옥하고, 저는 사장남천동을 즐겨보기 시작해서 덕분에 웃을 수 있었습니다. 고마운 분들입니다.
중학교때, 학생들을 때리거나 욕하는 선생님들도 많았고, 수업시간에 아이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교과서만 기계적으로 읽고 마치면 휭 나가버리는 샘들도 있었는데, 전혀 다른 분들, 아이들에게 다정하고 잘 가르쳐주고 웃어주고 이야기를 해주는,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이고 활동적이었던 선생님, 학생들을 사람대접해주던 선생님들이 잡혀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남아있던 선생님들이 울분으로 주먹 쥐는 것도 보았구요.
고등학교때는 더 심하게 아이들을 때리고 욕하는 선생님들도 많았습니다. 대학 보낸답시고 막 대하고. 차별도 많았습니다. 누구는 때리고 누구에게는 아니고. 다들 제 코가 석자라 주변 친구들을 챙기고 보듬지 못했습니다. 경쟁하느라 바쁘고, 그게 하나뿐인 정답의 길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91년인지 92년인지에 외대에서 있었던 집회에 다녀온 친구들이 있었고, 교무실에 불려가 뺨 여러 대를 맞고, 교실에 와서 뺨이 퉁퉁 부은 얼굴로 씨익 웃는 그 친구들을 보고, 반 아이들이 꺼이꺼이 우는 일도 있었습니다. 집회가 무슨 대단한 반정부 집회도 아니고 그저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모인 것이었는데 그런 식이었습니다. 공부만 하던 얌전한 반장이 벌떡 일어나더니, 그 조용하던 녀석이 사자후를! 입술이라도 살짝 깨물고 피를 봤어야지 덜 맞지, 그걸 다 맞으면 어쩌냐고! 아이들이 슬퍼서 더 대성통곡하고…
대학교 들어가서는 소위 엑스세대. 피시통신 시절. 하이텔, 천리안 시대였습니다. 지금 제가 운영하는 조그마한 학원 이름도 우리의 하이텔 모임 이름에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는 친구들도, 남편도 그때 만난 인연입니다.
핸드폰이란 것이 아빠가 어디서 돈 백만원짜리라고 사들고 온 시커먼 벽돌만한 것이었다가, 점점 손 안에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이자 전화기이자 카메라로 손바닥만해지는 것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대학 친구들이 레포트를 손글씨로 써서 내거나, 복사집 언니에게 타이핑 맡기기도 하던 시절에서 스스로 타이핑치는 것으로 바뀌고, 인터넷이 시작되는 것을 보고 듣고 느꼈습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탈을 모두 체험한 것입니다. 신기한 시절입니다.
대학을 포함하여 학창시절 12년 보다 대학을 졸업한 후의 시간이 더 많이 지나기도 했습니다. 책 읽기를 어릴 때부터 좋아하기는 했지만, 다른 것과 비교해서 특별히 좋아했다기보다는, 다른 할 게 별로 없어서 책을 읽었다는 쪽이 맞을 듯합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읽은 책이 훨씬 더 많습니다. 세월의 길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가 많아져서 그런 듯합니다. 그리고 내가 몰랐던 역사,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아직 눈이 성해서 볼 수 있는 시간까지는 읽고 이야기나누고 싶습니다. 노안이 와서 전자책으로 글자크기를 크게 해두고 읽으니 편합니다. 점점 전자책으로 구매하려고 합니다. 책이 너무 많아서 둘 곳도 없어서, 작년에는 고르고 골라서 수백권을 그냥 내다버렸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지난 3년, 지난 5년, 지난 10년간 한 번도 안 펼쳐본 책들이 많습니다. 모두 보내줬습니다.
나이가 드니, 성마르고 조급하던 성미가 누그러집니다. 조금이나마 여유로워졌습니다. 뭐 대단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몸이 아프다보니, 불편해지다보니 절로 그렇게 됩니다. 남을 닦달하던 제가, 냅두자~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스스로도 놀랍습니다.
예전엔 참지 못하던 것들도 조금 참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바보가 얼마나 될까? 예전에는 잘 몰랐고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다지 주의깊게. 나이가 마흔이 넘어 이제 쉰에 닥치니, 세상에 바보가 30%는 되는구나를 느낍니다. 더러, 주위에 바보가 하나도 안 보인다면, 내가 바보라는 것도 느낍니다. 상대적인 것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나만 옳다는 생각을 점점 덜하게 됩니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로.
3년 전 대선이 끝나고 황망한 심정을 가눌 수 없어 민주당에 당원가입을 했습니다. 살다가 이런 걸 다 해보네! 스스로 기가 찼습니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정당이란 것에 가입을 한다는 것이 잘 상상되지 않았는데, 그걸 내가 하게 되다니! 그랬습니다. 너무나 적은 차이로 진 것도 속상하지만, 너무나 능력의 차이 인성의 차이가 큰 치가 당선된 것이 더 속상했습니다. 이건 우리 모두에게 큰 손해이니까요. 누구에게만의 손해가 아닌 모두의 손해. 모두의 상실.
작년에 민주당에 전화를 했습니다. 대의원으로 지원을 할 자격이 된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어느 비 오는 토요일이었습니다. 당일 출근해서 일하던 중인데, 문자를 보고 황망했습니다. 사실 대의원에 지원을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날이 대의원 지원 마감일인데, 그날 대의원에 지원을 할래? 그럼 준비해올 서류는 이거이거야, 오늘까지 제출해- 마감일이 오늘이다- 라는 내용을 받고 보니, 어이가 없어서 따지러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는 경기도당에서 분당갑 지역구로 돌려지고, 담당자를 통해, 사무국장이라는 분과 통화가 되었는데, 항의하는 거친 제 목소리에 너무나 반가워하며, 미안해하며, 분당갑에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도와달라는 당부를 하십니다. 대의원 지원 문자는 경기도당에서 보낸 것이고, 지역위원회는 지역 국회의원이 없으면 지역구 사무실도 없고 상근직 인원도 없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그러니 일하는 사람도 없고, 심지어 사무국장이라는 직함의 분도 자원봉사인 것입니다. 뭐… 이런… 당일 마감이 아닌, 며칠의 말미를 받고, 심사숙고 끝에 저와 동네친구가 함께 대의원이 되었습니다. 당원과 대의원의 표차이가 기존에는 1:60이었고, 작년 전당대회 기준으로 1:20이 되었습니다. 저는 당원과 대의원의 표 차이가 1:1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저항이 있고 힘들더라도 계속 그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당갑 지역구의 대의원 분들을 회의에서 뵌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연로하신 어르신들입니다. 호남향우회가 주축세력이고 민주당의 오랜 찐팬입니다. 60대가 비교적 젊은 축일 정도이고 70-80대가 많아 보였습니다. 대략 4000여명의 당원이 분당갑에 있다고 합니다만, 실제로 활동하는 분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여의도 앞에서 탄핵인용촉구 집회, 그 이전에 12월 3일 밤에 여의도로 달려간 분들 중에 분당갑 당원들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어르신 분들입니다. 고개가 숙여지는 훌륭한 선배님들입니다. 그러나 막상 일하기에는 어르신들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분당갑을 두 번의 선거를 치렀습니다. 도의원보궐선거, 그리고 6월 3일의 대선입니다. 두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분당갑은 여전히, 시장도 국회의원도 국힘입니다. 갈 길이 멉니다. 두 번의 선거를 통해 분당갑에서 일하는 분들이 얼마나 적은지 체감했습니다. 정말 몇 분 안 됩니다. 손가락 꼽는 것도 겨우 가능할 정도입니다. 돈 받고 하는 선거운동이 아닌 자원봉사이니 스스로 원해서 나와야하는 것이고 강요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이 곳은 빨간당이 강세인 지역이니 나서기가 쉽지 않은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계속된다면 앞날이 불투명합니다. 저는 시장도, 국회의원도 민주당으로 교체되기를 원합니다. 그러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결심을 해봅니다. 파이팅!
우선, 동네 모임을 시작합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정기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만나서 차 한 잔하면 좋겠습니다.
이 지역에서 있었으면 좋겠는 것, 없어지면 좋겠는 것에 대해, 희망하는 변화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단지성으로 해결책을 찾아가기를 바랍니다. 그게 시작일 것 같습니다.
보다 젊은이들이 정당 관련 일을 해야합니다. 자원봉사이고 짧게 짧게 도울 수 있는 일을 도와야합니다. 한 두명으로는 턱없습니다. 그렇다고 상근직을 두는 것은 법에 어긋난다고 합니다. 사무실도 원체 없으니 불가능한 일입니다. 더 많은 젊은이가 더 많이 네트워크를 이루어 협력해야합니다. 알음알음으로 사적으로 친한 사람들 끼리끼리가 아니라, 공적으로 공개적으로 일을 해야합니다. 고인 물은 자칫 썩을 수 있습니다. 항상 새로운 사람이 들고 나고가 있어야합니다. 그래야 살아있는 성장하는 조직일 수 있습니다. 젊은이, 그리고 젊지는 않지만 저를 포함하여 일하는 직장이 있는 사람들이 정당활동에 시간을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올 데이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잠시 잠깐이라도 레이다를 돌리고 손 하나를 돕고 일거리 하나를 맡아줄 수 있다면 삼십분이라도 한 시간이라도 도와주는 이들이 여럿이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장차, 젊은이들이 지방선거에 출전 선수로 나가기를 바랍니다. 20대, 30대의 문제를 어르신들에게 해달라고 할 게아니라, 스스로 잘 아는 그 문제에 대해 직접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유효할 것입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각 지역구에서부터 서로 돕고 서로 키워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이 나라 미래의 민주주의가 생명력을 뿜어낼 것입니다. 아이를 업고 등원하는 시의원, 도의원들이 여럿 나왔으면 합니다. 현장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들이 시의원, 도의원에 나올 수 있다면 멋지지 않을까요? 겸직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현생을 살면서 시와 도의 일을 할 수 있으려면, 이 또한 당원들의 협력과 집단지성이 필수적입니다. 직함을 맡겨놓고 니가 다 알아서 해~ 가 아니라, 함께 뛰는 코치와 스탭처럼요. 이 당원들 모두 자원봉사입니다. 그러니 서로 돕고 일을 줄이고 나누고 네트워킹이 좀 더 잘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지역 모임, 동네 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하는 분들이 여럿 있기를 바랍니다. 저부터도 지역 모임이 활성화되면, 지역 안에서 취미 모임 - 재봉, 뜨개질, DIY, 독서모임, 말하기 코칭 교실, 수영수다모임 등등 -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실현해보고 싶습니다. 장차 은퇴를 하게 되면, 남편의 취미 - 요리하는 남자, 와인 클라스, 러닝 크루, SF소설 덕후 모임 등등 -를 모임으로 승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자기가 살던 지역에서 동네에 쓰레빠 끌고 편한 일상바지 입고 만날 수 있는 모임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미래의 꿈입니다.
그래서 지역 모임, 동네 모임, 민주당 당원 포함 그저~ 주민 모임을 하고 싶습니다. 함께 하실 분들이 많기를 바랍니다. 파이팅!
🍵 함께 차 한 잔, 이야기 한 줌 ☕️
우리 동네의 오늘을 나누는 따뜻한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판교동과 운중동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판교동, 운중동 주민들과 함께하는 -
[우리동네 골목담소]
✔ 일시 : 25년 7월 18일(금) 오후 6시 30분
✔️ 장소 : 더 노벰버 라운지 (운중로192)
✔️ 대상 : 판교동 & 운중동 주민들
✔️ 회비 : 1만원 + @
* 문의 :010-6248-2996또는010-4496-1140
* 본 행사는 이광재 지역위원장, 김진명 경기도의원이 함께합니다.
참여! 클릭! ->https://forms.gle/rDr6qez276kNbWXy7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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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25.07.13 · 58.♡.7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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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핑크연합
→ 여름숲 작성자
25.07.13 · 180.♡.105.88
으아아앙~~~ 1번 댓글이 장원감인데요. 이심전심 제 맘과 통하셨습니다.
멋진 댓글, 따뜻한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꾸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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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벗님
25.07.13 · 104.♡.68.24
정말 멋진 활동이네요,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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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족인데.. 핑크연합님의 글을 읽어볼 때마다 항상 매료되는 것 같습니다. ^^ -
핑핑크연합
→ 벗님 작성자
25.07.13 · 180.♡.105.88
부끄럽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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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항상 좋게 봐주셔서 부끄럽지만 고마운 마음입니다. -
JJava
25.07.13 · 116.♡.7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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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핑크연합
→ Java 작성자
25.07.13 · 180.♡.10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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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채게바라
25.07.13 · 222.♡.248.227
같은 지역이 아니라 함께는 못하지만 가열차게 응원 드립니다. -
핑핑크연합
→ 채게바라 작성자
25.07.13 · 180.♡.105.88
고맙습니다^^ 엄지척! -
이이루리라
25.07.13 · 58.♡.94.201
어제 우리 아파트에서는 지역구 이용우 의원과 함께하는 간담회가 열렸는데 저는 참석은 못했습니다.
핑크연합님의 적극적인 행보를 응원하며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습니다.
쓰신 글을 보니 우리 같은 세대네요 ㅋㅋ 전 천리안 모임 시샵까지 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
핑핑크연합
→ 이루리라 작성자
25.07.13 · 180.♡.105.88
ㅎㅎㅎㅎㅎ 시삽! 매우 반갑습니다. 새삼. 더욱.^^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할 뚜 이따!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차분하게 두괄식으로 시작해 다시 기승전결 글이 마구 빨려들어갑니다.
지금처럼 당원의 의식이 올라와있는 시기 좋은 시도이고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저도 이사온 지역의 지역위에선 어떤 활동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