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어렸을 때 듣던 앨범이나 노래를 들어보면 약간 괴리감을 느낍니다.
가사라

Lv.1 가사라 (112.♡.211.243)

2025년 7월 14일 PM 09:24 · 수정됨(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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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에서 어렸을 때 많이 좋아하던 앨범을 발견하거나 유튜브에서 당시의 노래를 다시 듣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30대 후반 정도까지는 그런 상황에서 그래도 옛날 감성이 올라오기도 하고 해서 반갑기도 했는데, 50대가 넘어가서 그런가 요즘은 조금 다른 감정을 느낍니다.


그러니까, 제가 20대때 느꼈던 좌절감과 자괴감, 열등감, 패배주의 등이 제가 노래를 들었던 이유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감정들에 대해 위로를 받고 싶거나 탈출을 하고자 하는 열망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젠 그 시절의 제 감정이나 상태들을 관조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그래서 그때의 감정, 상태가 아직 성숙하지 못하고 세상이치를 제대로 모르는 어리석은 놈의 바보같은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때를 좋지 않게 기억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지나간 젊음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말이 한동안 많은 질타를 받았는데, 저는 청춘이니까 불안하고 아프다라는 말을 대신 하고 싶습니다.

소유감이 없으면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자기가 가진 것이 없고 어제까지 자신을 돌봐주던 어른들도 더 이상 아이로 봐주지 않고 스스로 인생을 책임지라고 하니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그런 과정을 거쳐오고 어느 정도 소유하고 있는게 생겨서 안정감이 생기면 또 다른 감정들이 생기고 이전 감정들은 낯설어지는게 당연한 생물학적 기전같아요.


역설적으로, 적지 않은 물질적, 사회적 자산을 가진 20대가 꽤 준수한 능력을 쌓고 자기 사업을 일으켜서 잘 나가는 모습을 보면, 가진 것이 없는 청춘들을 최소한의 기준 이상의 성공으로 이끄는건 역시 불안인 듯 합니다.

불안은 청춘이 가지는 내재적 무기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또 많은 실패를 겪더라도 다시 털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제 20대때 사진을 보면 와~ 나도 이럴 때가 있었구나 싶기도 하지만, 다시 그 시기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전 절대로 안그럴거 같습니다.

그 시절의 불안은 한 번 겪는 걸로 충분하네요.

댓글 (2)

  • 언더라인

    언더라인 Lv.1

    25.07.14 · 210.♡.127.78

    90년대 음악을 참 좋아라 했었는데
    좋아했던 그 노래들은 높은 확률로
    표절. 유사성 논란들이 있어서.
    약간 배신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 댈러스베이징

    댈러스베이징 Lv.1

    25.07.14 · 112.♡.75.21

    글 잘 읽었습니다.
    만일 제가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그 불완전함과 불안 속에서 방황하고 좌절하는 저를 한번 안아주고 싶어요. 그 청춘의 불안과 미숙함이 따로는 동력이며 무기일수는 있었겠지요.
    중년에서 장년으로 걸어가고 있는 제가 느끼는 평화와 안정감은 그저 얻어진 것이 아니기에 저는 제 청춘에 큰 빚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젊은 저에게 다가가서 말하고 싶어요.
    "The journey is the reward".
    너를 사랑하고 또 너의 그 여정을 사랑하라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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