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회복하는 인간을 읽었는데
diynbetterlife

Lv.1 diynbetterlife (59.♡.103.12)

2025년 7월 26일 PM 05:44 · 수정됨(19:53)

조회 1,001 공감 0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으시면 뒤로가기 눌러주세욤.



동생인 화자의 입장에서는

성장하면서 언니와 사이가 틀어질만한 어떤 큰 계기가 없었을 것 같은데

언니가 본인의 삶에 대해 불만족스러워 하고

동생인 자신을 부러워하고

어느날부터인가 마음의 문을 닫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객관적 조건은 타고난 외모나 성인이 되서의 '생활조건'적 면에서 언니는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조건이고 동생은 평범한데도요.

게다가 아버지도 언니를 편애합니다.

그럼에도 언니가 동생을 부러워하는 이유가 뭔지는 나오지 않아요.


다만, 그럼으로 인해 언니도 몸의 병과는 별개로 마음의 고통을 겪고 (아니.. 어쩌면 마음의 병때문에 몸의 병이 생긴 걸 수도요)

화자도 고통을 겪습니다.


그 고통을 상징하는게

언니의 죽음 이후 

입관식 후 어머니를 부축해서 걷다가 발목이 접질리는데

아무에게도 그 고통을 말할 수도 없고 말할 생각조차 들지 않습니다. 

"이따위것." 스스로 이렇게 생각해버리고 말죠.


그리고 혼자서 직접구?라는 쑥뜸을 뜨러 갔는데

거기서 생살을 태우고

양쪽 발목에 화상 구멍이 납니다.


그러니 친절한 고문과도 같은 생살 화상을 '치료'라는 행위로 입은 현장에서

그렇게 화상이 악화될 줄 모르고

치료비는 결제하고 나오고요.


마음의 고통이 더 커서 몸의 고통은 '이따위것' 치부해 버리는 화자.

그러나 아주 천천히, 피부과 의사 말로는 이례적으로 회복이 늦다고, (직장 동료는 그렇게 방치하다가 발목 자를 수도 있다고), 그러나 결국은 회복의 조짐을 보입니다.


읽고 나서는 이 작품은 '채식주의자'보다는 이후에 쓰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랬습니다.


채식주의자는 2007년 출간

회복하는 인간은 2013년 출간이네요.


왜 채식주의자보다 이후 작품이라고 생각했냐면..

주인공이 성장과정에서 가족관계(그 가족관계에 투영된 사회 전반의 여러 요소들)로부터 받은 혹은 주인공이 왜 줬는지 왜 받았는지 이유도 모르고 주고받은 영향(상처)들에서 채식주의자의 영혜는 결국 스스로 가장 적극적으로 식물화가 되면서 탈인간화 하지만, 이 소설의 화자는 본인의 의지로 극복하려해도 넘을 수 없었던 상처를 고스란히 주고받다가 결국 아주 천천히 회복해 가는 희망을 보이거든요. 본인이 애써 극복하려 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회복할 수 있는 희망의 싹을 틔운다고 이해했습니다.


좀 더 작품을 잘 이해해 보고 싶어서 

작품 뒤에 여러 '비평'이 있는 부록을 봤는데요, 제가 이해하기엔 수준이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거예요.


우찬제 라는 분이 쓴 비평인데요.

"해체적이거나 영상적이거나 키치 스타일이 범람하는 1990년대식 포스트모너디즘의 분위기 속에서 그녀의 고전적인 스타일은 역설적으로 낯설게 다가왔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전적으로 구식 소설을 썼다고 말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고전적인 소설에서 찾아질 수 있는 신화소를 현대적 혹은 탈현대적 이상 심리로 변형, 생성하려는 한강 나름의 특징적 경향은, 옛것으로부터 새로운 탈주를 시도한 것으로 읽혔고, 그런 독법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것처럼 보인다." 


위 부분은 제가 이해하긴 어렵고

이보다는 앞 문장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그녀가 다루는 인물들은 대체로 세상의 온갖 허물들을 모아 앓는 자, 상처 깊은 자의 형상을 하고 있다. 상처의 심연으로 내려가서, 왜 현존재는 이토록 탈나지 않으면 안 되었던가, 왜 세상은 그토록 고통스럽지 않으면 안 되었던가 탐문한다."


외출하기 전에 얼른 올려봅니다. 


댓글 (4)

  • 매일두유

    매일두유 Lv.1

    25.07.26 · 219.♡.171.27

    사서 보겠습니다 추천 감사드려요~
    부조리와 고통의 극복을 다 다양한 관점에서 제시하는데 저만의것을 찾고싶어요 한강 짱짱~
  • diynbetterlife

    diynbetterlife Lv.1 → 매일두유 작성자

    25.07.26 · 110.♡.0.239

    엄청 짧은 단편이라 대형서점에서(동네 작은 서점엔 없을수도요) 바로 다 읽으실 수 있어요. :)

    누구나 자신의 고통이 가장 큰 법인데 한강 작가의 글에는 동생과 언니 상처를 주고받는 두 인물 모두에 대해 온전히 이해할 순 없지만 그럴 수 있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 세상을 벗어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속에서 어떻게든 회복하는 싹이 보여서 그게 다행이더라고요.

    근데 비평가 글 따온 부분에 오타가 있는데 외출중이라 책 확인을 못해서 귀가 후 고쳐야겠어요 있다가 밤 이후에나요
  • joydivison

    joydivison Lv.1

    25.07.26 · 118.♡.3.195

    비평가가 하고자 하는 말은.
    그 당시 한국 소설, 출판계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고전적인 소설의 스타일을 한강 작가 나름의 문체로 현대적으로 재조립했다는 것 같네요.

    왜 이렇게 어렵게 비평을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마치 본인 지식을 자랑하듯이…

    한강 작가님 책 중에 못 읽은 책인데 추천 감사해요
  • diynbetterlife

    diynbetterlife Lv.1 → joydivison 작성자

    25.07.26 · 118.♡.5.18

    아하! 노벨상 위원회의 평에서도 고전을 연상시킨다고 했는데 아마도 어떤 비평가에 따르면 안티고네로 거슬러갈만큼의 고전부터 인간사 상통하는 고통을 얘기하는 것 같기도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