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바람 (222.♡.51.214)
2025년 7월 31일 PM 06:26 · 수정됨(23:15)
초등학교가 국민학교였던 시절 5학년을 갓 마치고 봄방학 때 서울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수도권에 산 것은 1학년 여름쯤이었는데, 몇 년이 지나도 가족끼리 이야기하면 사투리가 아주 생생했던 것 같습니다.
많이 달라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사투리 억양을 씁니다.
시로 승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수도권 소도시에서 살다가 서울에 와서 버스를 많이 타고 다니게 됐습니다.
버스가 많이 다니지도 않았고, 한 시간 정도 걸어다니는 것은 흔한 일이어서 무척 새로운 경험이었죠.
사는 곳은 그 당시에 차가 별로 많지 않았지만, 시내로 나갔다 오는 길은 아주 고역이었어요.
시내버스를 타면 다양한 냄새에 매연 등 차 자체에서 나는 냄새도 역해서 십여 분만 타도 멀미를 하기 일쑤였거든요.
아마 서울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을 거예요.
동생과 버스 뒷 부분에 좌우 창가에 떨어져 앉아 있었습니다.
동생이 부릅니다.
"행님아."로 시작해 몇 마디 말이 오가자, 버스 승객들 특히 여자분들이 웃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귀엽게 쳐다 보면서 웃었던 것 같아요.
학교에 다니면서 억양은 몰라도 사용하는 단어에 사투리가 많이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점심 먹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짭다"라는 말을 했더니, 여자 아이가 못알아 듣고 "짭다가 뭐야?"라고 되묻습니다.
짭은 걸 짭다라고 하는데 왜 못알아 듣나 했더니 "짜다라고 해야지."라고 이야기해 줘서 알게 되었죠.
'잠온다' 글을 보니 문득 서울에 처음 이사 와서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쓰다 보니 수도권 소도시 학교에서도 발음과 억양 때문에 생겼던 소소한 기억도 나네요.
개인적으로 다양한 사투리를 좋아합니다.
사투리에 살아 있는 순우리말의 좋은 표현들이 참 많다고 생각해요.
사투리에는 아주 감성적인 정감이 살아 있어요.
언젠가부터 여행을 가 보면 TV 등 미디어의 영향으로 예전에 비하면 지방색이 좀 줄어든 느낌이 들기는 해요.
요즘은 누구나 흔히 쓰는 '뻘쭘하다'는 단어는 예전에 수도권에서는 들어 본 적이 없어요.
경상도에서는 아주 흔히 쓰는 말이었거든요.
어원이나 주 사용 지역을 표기할 수는 있지만 단어를 표준어와 사투리로 구분하는 게 타당한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국립국어원의 정책이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꼰대 같아요.
표준말이라는 표현이 적당한 지도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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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할퍼맨
25.07.31 · 210.♡.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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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과바람
→ 할퍼맨 작성자
25.07.31 · 222.♡.51.214
다양한 지방의 사투리와 억양이 살아 있는 게 좋아요.
재밌잖아요. ~ ^^ -
레레베카미니
25.07.31 · 221.♡.25.227
우리 옛말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사투리가 경상도 사투리잖아요
아이고 더버라~~~ ㅎ -
달달과바람
→ 레베카미니 작성자
25.07.31 · 222.♡.51.214
그런가요.
전 처음 들어 본 이야기지만, 지역마다 재미있는 표현들을 알게 될 때마다 재미있어요. ~ -
까까망꼬망
25.07.31 · 211.♡.160.162
부산에서 직장떄문에 인천 올라왔는데 비닐봉지 가져오라고 하길래
봉다리 여깄습니다. 했더니 뭔 다리냐고 하던 선임 생각나네요 ㅋㅋㅋ - 세
세잎클로버
→ 까망꼬망
25.07.31 · 121.♡.157.88
계속 수도권 살지만 봉다리라는 말 썼네요요즘은 나이들어보여 안 씁니다 ㅋ -
달달과바람
→ 까망꼬망 작성자
25.07.31 · 222.♡.51.214
저도 봉다리라고 했더니 친구가 웃던 기억이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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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친다 개아리튼다 이런 표현들이 요즘 널리 쓰이는게 매우 흡족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