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프린터 (211.♡.128.34)
2025년 8월 4일 AM 11:14 · 수정됨(12:11)
월요일 오전 회의 마치고 나니, 바로 갑자기 현타가 와서 써보는 인생 미스테리 뻘 글입니다. ㅎㅎ
1995년 9월, 저는 공군에 입대해 진주에 있는 신병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훈련소는 커다란 운동장을 중심으로 내무반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는 구조였고, 운동장 외곽에는 콜로세움처럼 계단식 좌석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입소한 지 1~2주쯤 지나자 훈련병들은 밤마다 운동장 외곽에서 보초를 서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보초를 선 날은 10월의 보름달이 엄청 밝게 떠 있던 날 이었습니다. 시간은 밤 10시에서 자정 사이였고, 달빛이 너무 밝아 마치 대낮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날 저는 동기와 함께 운동장 외곽의 가장 위쪽 좌석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는데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던 중, 가끔씩 보초의 의무감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뭔가 반짝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불과 1~2분 전까지만 해도 텅 비어 있던 운동장에 갑자기 나타난 물체였습니다. 저와 동기 모두 놀라서 그쪽을 뚫어지게 바라봤고, 곧 그 물체가 빈 휠체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습니다. 주변엔 저희 둘밖에 없었고, 시야도 탁 트인 데다 달빛까지 환했는데, 어떻게 아무 소리도 없이, 누구 눈에도 띄지 않고 그 한가운데에 휠체어가 놓일 수 있었을까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동기와 함께 운동장으로 내려가 휠체어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헛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진짜 휠체어였습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거기 나타난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 휠체어를 끌고 조교 내무반 쪽으로 갔습니다. 조교에게 “보초 서다가 운동장 가운데에 휠체어가 있어서 가져왔다”고 말했는데, 조교는 별다른 반응도 없이 휠체어를 받고는 그냥 복귀하라고만 했습니다.
그 반응도 참 이상했습니다. 훈련병이 휠체어를 끌고 오면 당연히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묻거나, 뭐라도 한마디 할 법도 한데, 너무 무심하게 넘기더군요.
처음엔 혹시 조교가 장난친 게 아닐까 의심도 했지만, 그 밝고 트인 공간에서 사람 두 명이 동시에 눈치를 못 챌 정도로 몰래 휠체어를 놓는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의 그 일은 지금까지도 제 인생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저는 여전히 그 휠체어가 어떻게, 왜 그 자리에 있었는지... 그 진실이 궁금합니다.
일하기 싫으니 이런 추억만 떠오르네요. ㅎㅎ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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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검은반도체
25.08.04 · 39.♡.178.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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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일생
→ 검은반도체
25.08.04 · 118.♡.66.72
어거죠. 진주병원 외계인 외래 환자의 우주선 착륙장이 연병장 이였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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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