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 교환학생 갔던 여자친구
동시영화

Lv.1 동시영화 (124.♡.238.30)

2024년 4월 30일 AM 12:52 · 수정됨(05. 01. 00:16)

조회 12,101 공감 0

파리 얘기가 흥한 김에 떠오른 이야기입니다. 


대학을 다니다 군대를 갔는데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훈련소 기간부터 여자친구가 편지를 참 많이 보내줬고, 그 편지들이 대단히 위로가 됐었습니다. 

제가 영화를 좋아해서, 키노나 프리미어, 씨네21, 폐간한 로드쇼 등에 실렸던 비평이나 칼럼을 오려서 함께 보내줬고 가끔 까이에 뒤 시네마에 실린 글을 번역해서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유학가고 싶어서 공부중이었거든요. 

자대에 배치 받고, 정신없이 지내다 첫 휴가 나가 여자친구와 들뜬 시간을 보내고, 일병이 되고. 

당연한 거지만 편지는 조금씩 간격이 늘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너무 고마웠어요. 편지를 읽다보면 여자친구 모습이 주르륵 떠올랐고 별책부록의 영화들도 글이 이미지가 되어 주르륵 머릿 속에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이미지들을 다시 글로 옮겨 답장을 보냈습니다  


얼마 뒤 여자친구는 파리로 어학연수를 갔습니다. 

자연스럽게 편지가 뜸해졌는데, 국제우편이 오고가는  시간도 크게 일조했을거라 생각합니다. 

별책부록은 오려낸 영화 글에서 파리의 엽서, 직접 찍어 프린트한 사진 같은걸로 바뀌었구요. 

파리 엽서와 사진을 보고, 야간 탄약고 근무를 서면서 까만 밤하늘 별에 파리와 거기 있는 여자친구를 자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유격 훈련 기간 즈음에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공중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던걸로 기억해요. 


지금도 제일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건

유격 야간 행군에서 한밤중에 군장을 맨 채 그대로 누워서 올려다 봤던, 철원 밤하늘을 가득 매웠던 수많은 별을 배경으로 한 파리의 이미지들입니다. 


파리는 한번 가본 적도 없는데

친숙하고 별과 같고 땀내가 나고 그렇습니다. ㅎㅎㅎ

댓글 (58)

  • 비읍

    비읍 Lv.1

    24.04.30 · 116.♡.148.36

    저도 철원에서 군생활 했는데 고생하셨네요.
    군생활하면서 여친편지 못 받아봤는데 부럽습니다.
  • 동시영화

    동시영화 Lv.1 → 비읍 작성자

    24.04.30 · 124.♡.238.30

    같은 밤하늘을 보셨군요!
  • 팀홀튼

    팀홀튼 Lv.1 → 비읍

    24.04.30 · 210.♡.72.154

    95-98년,
    저도 그 밤하늘을 지켰습니다 ㅋㅋ
  • 동시영화

    동시영화 Lv.1 → 팀홀튼 작성자

    24.04.30 · 124.♡.238.30

    저는 02-04년 입니다.
    무려 4개 년에 걸친… ㅎㅎㅎㅎ 쿨럭
  • 긴급휴무 Lv.1 → 동시영화

    24.04.30 · 211.♡.71.91

    저랑 비슷하시네요.
    필승. 머스타드일까요?
  • 동시영화

    동시영화 Lv.1 → 긴급휴무 작성자

    24.04.30 · 124.♡.238.30

    머스타드는 혹시 오뚜기 애칭인가요?
    전 백골 입니다.
  • 긴급휴무 Lv.1 → 동시영화

    24.04.30 · 211.♡.71.91

    무엇을도와드릴까요.. 아..아닙니다...
  • 변신고드름 Lv.1 → 비읍

    24.04.30 · 1.♡.46.14

    97-00년
    철원 갈말읍 하늘을 지켰습니다
  • 동시영화

    동시영화 Lv.1 → 변신고드름 작성자

    24.04.30 · 124.♡.238.30

    저는 문혜리였는데,
    밤하늘은 파리든 어디든 이어졌습니다.
    선조들이 달만 보면 술을 드시고 시를 지으신 dna가 어디 가겠슴미까
  • 비읍

    비읍 Lv.1 → 변신고드름

    24.04.30 · 116.♡.148.36

    헉저도 갈말읍 내대리 103포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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