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촛불이 꺼져갑니다.
남극곰

Lv.1 남극곰 (211.♡.81.141)

2025년 8월 4일 PM 09:41 · 수정됨(22:59)

조회 2,014 공감 0

37묘 아부지 입니다.

하나의 촛불이 또 바람에 흔들립니다.


'벼루기' 구조 당시에 개 한테 물렸는지 배에는 큰 상처가 있었고 몸에는 벼룩이 많아서 주치 수의사님이 건강하라고 지어주신 이름이예요.


지난 해부터 신장 수치가 안좋아서 매일같이 피하수액 주사를 매일같이 자가치료로 놓고 있던 아이인데요. 지난주 검사결과 모든 수치가 정상치까지 올라와서 정말 다행이다하고 기뻐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토요일부터 먹지도 않고, 누워만 있으려고해서 너무 불안한 상태에서 오늘 동물병원을 다녀왔어요.


대부분의 수치가 최악 혹은 측정불가로 나오네요.


너무 당황스러워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흔한 케이스는 아닌데 마지막으로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짜내서 건강수치를 보여주고 불꽃이 사그라드는게 아닌가 싶다라고 하면서 당장 수혈이 급하긴 하지만 연명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하십니다.


일단 조혈주사와 링거치료만 하고 집으로 데려왔는데 아마도 이 아이와의 시간이 오래 남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이제 9살이 되는데 뭐가 이리 급한지...


내일은 저희 매장으로 데려가서 유모차로 광안리 바닷가 산책도 시켜주고 하려고요.


많은 아이들과 이별을 해왔지만 늘 이별은 어렵고 괴롭습니다.


서서히 잊혀지는 게 아니라 가슴 속에 한 칸 한 칸 켜켜이 쌓여가며 한 아이를 보낼 때마다 모두가 슬그머니 나와서 기억으로 힘들어집니다.


아직 너무 많은 아이들이 남았는데 이 아이들을 어떻게 다 보내주고 견디나 걱정입니다.


저는 그래서 더 건강하고 부지런해야 합니다.


저 아이들을 다 보내주기 전에 먼저 아파서 눕거나 사라져서는 안되니까요.


오늘은 한동안 먹지 않았던 술장 속의 술을 한 잔 꺼내서 마시려고요.



댓글 (5)

  • 사람만이희망이다

    사람만이희망이다 Lv.1

    25.08.04 · 118.♡.217.140

    저 역시 아이들 입양할 때마다 이별을 생각하니 ㅠㅠ 힘내세요 !!
  • ruler

    ruler Lv.1

    25.08.04 · 119.♡.40.199

    저희 집에 벼루기보다 딱 10살 더 많은 녀석이 있는데..피하수액 맞추기 시작한지 딱 6년되었고..
    갑상선약에, 식욕촉진제에 몇개월 전부터 코피나는 것때문에 약을 매일 2-3개씩 먹이고 있네요..

    이미 2년전에 아빠냥이와 오빠냥이를 보낸 경험이 있었지만..이별을 준비하는건 경험이 많아질수록 단단해지긴 커녕 더 슬퍼지는거 같네요..
  • 아기고양이

    아기고양이 Lv.1

    25.08.04 · 223.♡.51.113

    벼루기가 떠나더라도 많이 아프고 힘들지 않고 평화롭게 떠날 수 있길 간절히 바라요.
    일주일 돌본 아기고양이를 떠나보내면서도 맘이 찢어졌는데 오랜 시간 키운 고양이를 보내는 심정은 가늠도 되지 않습니다. 생각만 해도 눈물만 나는데 여러마리와 함께 하시니 매번 무척 힘드시겠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 아무쪼록 힘내시란 말씀만 드려요.
  • 쟈나저씨

    쟈나저씨 Lv.1

    25.08.04 · 221.♡.152.50

    아 눈감은 모습은... 정말 아려오네요.
  • 딸기맛농약 Lv.1

    25.08.04 · 1.♡.65.66

    이별은 연습해도 매번 힘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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