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V4030 (1.♡.59.48)
2025년 8월 6일 AM 01:47 · 수정됨(09:33)
1. T-34, 똥별을 만나다
T-34 탱크는 소련 당국의 많은 기대를 받았고 곧 양산에 들어가게 됩니다.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하르코프(지금의 하르키우) 공장과 그 유명한 스탈린그라드 트랙터 공장에서 총 600대를 양산하도록 명령이 떨어졌죠. 이렇게 순탄할 줄 알았지만 뜻하지 않은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바로 소련의 희대의 똥별이었던 국방차관 그레고리 쿨리크 원수였습니다. 이 사람은 T-34에 대한 반감을 품고 있어서, 자신의 수하들이 배치된 특별 시험장을 만들어 테스트를 진행한 후, T-34에 포를 76.2mm 포 대신 107mm 포를 쓰라든지, BT전차를 개량한 물건을 쓰는 게 낫다든지 등의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하르코프 공장과 라이벌 관계였던 키로프 공장의 A-43을 채택하도록 압력을 가했지요.

<그레고리 쿨리크 원수>

<키로프 공장의 A-43 탱크>
하지만, T-34에게 구원자가 있었으니, 스탈린의 경제 관료이자, 중공업 및 전차 생산 인민위원 뱌체슬라프 말리셰프였죠. 이 사람은 쿨리크의 방해공작을 무마하고 어떻게든 T-34의 양산 계획을 진행시켰고, 결국 1940년 동안 일단 115대를 생산해냈습니다. 또 1941년에는 총 2800대 양산 계획이 세워지게 되죠. 쿨리크 원수는 나중에 전화로 스탈린 뒷담화하다가 걸려서 사형으로 생을 마감하는 결말이... 크흠..
암튼 양산에 들어가고 나서 T-34에 대한 소규모 개량이 이뤄지게 됩니다. T-34 극초기형은 L-11 76.2mm 포를 썼는데 기술자들은 이 포의 성능이 매우 불만족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다른 포를 쓰려고 했는데, 쿨리크 원수의 영향력 아래 있던 높으신 분들은 포 변경을 허락하지 않았죠. 하지만, 바실리 그라빈이라는 소련의 걸출한 포 개발자가 T-34에 더 성능이 좋은 F-34 76.2mm 주포를 다는데 성공했고, 1941년 2월부터 일부 T-34에 장착되기 시작합니다. 그 외에도 생산성과 방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용접식이 아닌, 52mm 두께의 주조식 포탑도 개발이 되지요.

<F-34포를 단 T-34 초기형 탱크>
2. 전쟁의 발발, T-34는 뛰어난 탱크였으나...
잠시 소란(?)이 있었으나 양산이 순조롭게 진행되나 싶더니, 아뿔사 1941년 6월 22일 바르바로사 작전을 시작으로 독소전쟁이 열리게 되죠. 양산된 T-34는 1225대였습니다만, 실제 인도된 차량은 967대였죠.
전쟁 초반 소련은 19,221대의 전차를 보유하고 있었고, 독일군이 바르바로사 작전 때 동원한 전차는 3,350대였습니다만... 이들 대부분을 차지한 소련의 T-26 전차 등은 전력 외로 봐야합니다. 거기다 쿨리크의 집요한 똥별 짓으로, KV 전차와 T-34 전차는 필요량의 12%의 탄약만 가질 수 있었고, 그 대부분도 고폭탄이었습니다. 예비 부품과 구난 차량도 없다시피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탈린의 대숙청으로 인해 경험 많은 장교들이 모가지가 날아가서 45~55퍼센트만 남았습니다. 부사관도 이전의 19~36%만 남았으며, 사병의 1/4은 41년 봄에 징집되어 군사훈련은 제대로 못 받아서, 3~5시간 교육을 받은 조종수가 드문 실정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T-34는 나름 독일군 입장에서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독일군이 대량으로 보유하던 37mm 대전차포는 T-34 앞에서 100m까지 접근해 쏴도 T-34는 다 튕겨냈습니다. 3호 전차는 45mm포로 T-34에 근접해서 포탑링을 쏴야 격파가 가능했습니다. 4호 전차도 그때는 단포신 75mm라 T-34를 잡는 건 매우 어려웠죠. 이 T-34를 잡기 위해서, 독일군은 88mm 대공포를 쓰거나 사단야포를 동원하거나 그게 아니면 압도적인 제공권으로 슈투카를 동원해야 했습니다.

<T-34 앞에선 도어노커가 되버린 Pak 36 37mm 대전차포>
하지만, T-34전차가 아무리 무적에 가까운 포스를 드러내더라도, 앞서 소련군의 막대한 문제로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습니다. 탄도 부족하고, 제대로된 운용인력도 없이, 미숙한 지휘관에 의해 T-34는 꼴아박기 일쑤였고, 소련 기갑부대는 포위되어 괴멸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죠. 여기서 초기 양산된 대부분의 T-34 탱크가 녹아내렸구요.

<대부분의 초기형 T-34 탱크는 파괴되거나 버려졌습니다>
T-34 자체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T-34는 2인용 포탑이라서 전차장이 포수 역할도 해야 하기에, 정교한 작전을 수행할 수 없었습니다. 지휘를 하면서 포를 조준하면서 쏜다? 그게 되면 아무로 레이죠. 거기다 소련 전차의 고질병인 부실한 무전기도 문제였죠. 결국 소련군의 이 당시 전차 운용은 우루루 몰려다니는 동네 축구 같은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나중에 큰 단점으로 찝히는 변속기는 문제가 덜했습니다. 왜냐하면 초기형 T-34는 숙련공이 조립해서 사정이 나았기 때문이죠.

<T-34의 2인용 포탑은 정말 패착이었죠>
이렇게 소련군은 대규모로 탱크도 잃고, 병력도 잃고, 영토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넓었고, 소련군의 저항은 끈질겼기에, 모스크바에 이를 무렵... winter is Coming... 겨울이 왔지요. 그리고 이 최후의 방어선에서 독일군은 멈춰섭니다. 소련군의 반격과 함께 T-34의 활약이 시작되지요. 3부에서 뵙겠습니다.
댓글 (11)
-
매매일두유
25.08.06 · 219.♡.171.27
메모 아무로 레이용 전차 {emo:damoang-emo-073.webp:120} -
FFV4030
→ 매일두유 작성자
25.08.06 · 1.♡.59.48
????!! -
SSD비니
25.08.06 · 199.♡.160.245
감사합니다 -
둠둠칫두둠칫
25.08.06 · 117.♡.5.46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근데 3호 전차 주포는 (G형까지) 37mm 아니었나요? -
FFV4030
→ 둠칫두둠칫 작성자
25.08.06 · 1.♡.59.48
아.. 제가 헷갈렸네요. 3호전차는 F와 G부터 5cm 포를 썼다고 합니다. 45mm는 소련 대전차포네요. 허허.. -
둠둠칫두둠칫
→ FV4030
25.08.06 · 117.♡.5.46
전 H형부터 탑재된 줄 알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F/G형 후기 생산분도 적용되었군요. 하나 배우고 갑니다. -
PPearlCadillac
25.08.06 · 118.♡.2.104
재밌게 잘봤습니다! -
셀셀빅아이
25.08.06 · 125.♡.200.218
{emo:damoang-emo-007.gif:120} -
RRanomA
25.08.06 · 117.♡.17.185
오늘도 재미난 글이네요. -
결결혼잘했네
25.08.06 · 59.♡.92.190
구소련의 물량과 서기장 동지의 똥고집이 나치를 막아냈다고 봐야죠..
좋은 내용 잘 봤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