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나는 "결과적으로"가 싫어요. (링크 추가)
에스까르고

Lv.1 에스까르고 (61.♡.179.67)

2025년 8월 7일 PM 12:17 · 수정됨(13:26)

조회 1,589 공감 0

얼마 전, 한 언론인 출신 유튜-바가 수년, 수십 년에 걸친 사회 운동을 "결과적으로" 라는 말로 시작하는 문장 하나를 써서 통째로 비난하는 꼴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원래도 "결과적으로" 라는 말로 시작하는 문장들을 싫어했지만 더더욱 싫어하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라는 말이 싫은 이유는

1) 그 어떤 맥락, 장기적인 상황, 과정을 무시하고 말하는 사람 편의적으로 평가하게 만드는 '시발점' 이라서

2) 그 말 이후로 그 어떤 건설적인 논의 전개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3) 대개의 경우 어떤 장기간의 움직임이 '실패'했다는 걸 (비논리적으로) 전제하고 넘어가버리기 때문

입니다.


(예를 들어)

"결과적으로" 3.1운동은 나라를 독립시키지 못했고, 일제의 문화통치로 이어지며 수많은 친일변절자들을 낳았다, 

앞의 문장은 온당한 평가일까요.


"결과적으로", "결과적으로", "결과적으로".

이렇게만 평가해 버리면 그 어떤 사회 운동도 불가능해집니다.

실패하면 이렇게 매도당해 버리고 말 텐데, 뭣하러 현생에서 고생해가면서 미래에 평가 받지도 못할 일을 하겠습니까.


누가 당신 인생을 '"결과적으로" 유튜브 할 거였는데, 괜히 비싼 학비 내고 기자랍시고 취재하느라 수 년간을 고생했네 ' 라고 평가하면 어떻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언론인 출신 유튜-바 님.


<추가> 아래에 링크가 있습니다.

그가 쓴 글 그 어디에도 "편법을 쓴 재벌 2세"나 '60이 넘은 기업인 2세대 또는 1세대'에 대한 비난은 없습니다.

그가 비난한 대상은 그저 소액주주운동 1세대들과 진보학자들뿐.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그는 재벌 친화적인 '칼럼'을 쓴 셈으로 평가해도 될까요?

무적의 용어입니다. "결과적으로."

삶을 아주 미시적으로 쪼개어서 판단하고 결론까지 내어버리는, 무적의 용어죠.

게다가, "반박시 님 말이 맞습니다" 라는 인터넷 조어 쓰실 분은 아니지 않나요.

아나운서들이 프리 선언만 하면 온갖 비속어를 쓰면서 "아나운서 티 벗었"음을 피력하듯,

"언론인 티 벗고 유튜-바 됐다" 선언이라도 하십니까.

좀 품격은 지키시지요. 

안 그러면 굳이 언론인 출신 유튜-바를 뭣하러 봅니까, 더 재밌고 말 함부로 하는 유튜-바들이 널렸는데요.

<추가 끝>

댓글 (18)

  • 하늘걷기

    하늘걷기 Lv.1

    25.08.07 · 121.♡.93.24

    공감합니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과정이 점점 중요해지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과정을 보지 않을 거면 언론인이 왜 필요합니까?
    민주주의에서 토론과 숙의의 과정은 왜 필요합니까?
    결과적으로는 결과적으로 쉬운 결론을 내리기 위해 하는 말입니다.
  • 에스까르고

    에스까르고 Lv.1 → 하늘걷기 작성자

    25.08.07 · 61.♡.179.67

    본문 말미에 <추가> 내용으로도 적었습니다만,
    타인의 삶을 미시적으로 조각내어 평가해버리는, 무적의 용어입니다.
    그래도 중견급은 될 언론인이 이렇게 자기 멋대로 평가해버리는 것, 유감스럽습니다.
    게다가 다른 글로 자기는 글쓰기를 좋아한다고까지 했는데... 수준미달의 글이라서 더더욱 안타깝네요.
  • 올망졸망

    올망졸망 Lv.1

    25.08.07 · 112.♡.131.203

    그간의 과정을 무시하는거죠. 그리고 결과만 좋으면 괜찮다는 결과만능주의.. 과정이야 어떻든 어때 라는… 저도 이거 최악입니다 ㅜ
  • 에스까르고

    에스까르고 Lv.1 → 올망졸망 작성자

    25.08.07 · 61.♡.179.67

    이제 우리 사회에서 잘 쓰지 않는 말이 됐는데, 90년대까지 잘 쓰던 말이 있습니다.
    "졸부" 라는 말이었죠.
    품격, 가치 따위 고려하지 않고 그저 자기 가진 것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던 말입니다.
    바로 이 "결과적으로"가 딱 그 졸부와 닿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Bcoder™

    Bcoder™ Lv.1

    25.08.07 · 210.♡.172.133

    결과론은 논리 빈약의 마패입니다.
    결과론이 전부면 결과적으로 죽을 인생 뭐하러 사나요?
  • 에스까르고

    에스까르고 Lv.1 → Bcoder™ 작성자

    25.08.07 · 61.♡.179.67

    동의합니다.
    게다가, 그가 말한 결과적으로의 결과가 최종적인 결과인지 그 누가 알 수 있습니까?
    그것 또한 현 시점에서의 "결과"이고, 그나마도 본인의 편협하고 주관적인 평가가 듬뿍 들어가 있는 "결과"입니다.
  • 매일두유

    매일두유 Lv.1

    25.08.07 · 219.♡.171.27

    "문제는 삶에 있다. 오로지 한 가지 삶에 있는 것이다. 문제는 끊임없이 그 삶을 추구하는 데 있지, 그 삶을 발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이상의 추구 , 과정이 오히려 더 중요하죠
  • 에스까르고

    에스까르고 Lv.1 → 매일두유 작성자

    25.08.07 · 61.♡.179.67

    철저하게 동의합니다.
    저렇게 "결과적으로"를 논할 바에야 차라리 풍차에 돌진하는 돈 키호테의 삶을 추구하겠습니다.
  • 포크커틀릿

    포크커틀릿 Lv.1

    25.08.07 · 180.♡.169.51

    공감합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제가 싫어하는 멘트로
    " 어쨌거나 ***한 건 사실이잖아?" 도 있습니다
  • 정사의신

    정사의신 Lv.1 → 포크커틀릿

    25.08.07 · 174.♡.13.139

    듣기만 해도 그냥 한대 팍!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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