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숲1 (58.♡.71.151)
2025년 8월 7일 PM 02:09 · 수정됨(08. 08. 06:40)
십수년전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신혼살림을 관악구의 작은 임대아파트에 둥지를 틀은 오빠는 외벌이를 하며 애둘을 거기서 알뜰살뜰 키워내고 있었죠.
그런데 이런저런 얘기끝에.. 애로사항이 나오더군요. 유치원에 간 큰조카가 발육도 좋고 똘똘해서 친구들이나 부모들도 좋아라 하다가 어디 사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안면이 바뀌어 버린다는거죠. 당시 근처에 최근 지은 P브랜드 아파트를 최고로 쳤고 오빠네가 살고 있는 단지의 임대아닌 W아파트가 그 다음, 그리고 그 W에 두 동 있는 임대아파트는 아주 아래로 보는거죠.
심지어는 유치원생들 그 꼬마들이 뭘 안다고 임대아파트 사는 친구를 생파에 초대 안하는 만행을...말끝에 새언니의 말이 떨리더라구요. 저는 분노를 속으로 삭였고요.
외벌이로는 간신히 조금씩 저축하며 살고는 있어도 집을 사기엔 원리금은 답이 안나오니 집살 엄두를 못내는 오빠에게 우리 가족들은 안되겠다 얼른 집을 사라.. 우리가 무이자로 조금씩 빌려주마.. 고 해서 덜컥 집계약을 했지요.
당시 오빠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해 여유가 있었지만 저는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니 당장 필요하지 않은 집을 사서 그걸로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고(어리석었겠죠.. 저 하나가 안한다고 무슨...)
그 여유자금을 오빠에게 빌려줘 오빠는 그래 보란듯이 그 P아파트를 구매..
현시점.. 음 집값이 거의 3배는 뛰었네요.. 저는 그 돈을 십수년 무이자 할부로 지난달에 다 받았고요 ㅋㅋㅋㅋ (원금 다갚았으니 이제부터 이자 갚으라니까 카톡에 답이 없...)
그리고 올 초 저는 혼자 살아가야 할 집이 필요해지자 십수년전 오빠가 서울시내 아파트를 사는데 쓴 돈과 거의 비슷한 값을 치루고 인천 소재한 아파트를 들어왔네요. 오히려 오빠네 집은 평수가 더 크다! 물론 그때의 물가가치와는 다르지만요..ㅎㅎ
그때 정말 집이 필요했던건 오빠니까 그때 결정에 후회는 없지만요.
그래도 그 시점 오빠를 빌려주지 않고 제가 샀더라면 하는 생각을 잠깐 해보기도 합니다.
집는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 (LIVING) 곳이다..
말은 쉽지.. 쉽지 않은거 다 압니다. 아마도 제가 딸린 식구가 없어서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바람 솔솔 예쁜 구름과 하늘이 있는 집에 있으니 행복합니다. 저층이라 아침이면 새소리로 눈이 떠지고 이동에서 저동으로 비행하는 닭둘기조차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ㅎㅎㅎ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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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드리아
25.08.07 · 218.♡.14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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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 아드리아 작성자
25.08.07 · 58.♡.71.151
올봄 대차게 넘어져 다리 부러져 수술하고 병원에 두달반 있는 동안 민폐를 제대로 끼쳤죠 ㅎㅎㅎ
울 새언니는 기름이 줄줄 흐르는 머리를 감겨주고 필요하다는 것들 다 준비해 날라주고 오빠 새언니 둘이가서 이사갈 짐 정리도 일부 대신해주고.. 하물며 집 잔금치루는 것도 병원에 있는 저를 대신해 새언니가 가주시고.. 울 새언니가 천사예요 ㅎㅎㅎ -
Ttechnovation
→ 여름숲
25.08.07 · 1.♡.197.130
아니.. 천사들이 천사들끼리만 오순도순 지내도 되는겁니꽈~~~!!?
^^; 농담이고..
여름숲1님과 새언니님의 사이가 정말 보기좋아서 댓글 달아봅니다! :)
글쓴이와 가족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
여여름숲
→ technovation 작성자
25.08.07 · 58.♡.71.151
ㅋㅋㅋㅋㅋㅋ -
팡팡션
→ 여름숲
25.08.07 · 106.♡.129.17
사람냄새나게 사는것 같아 보기 좋네요 : ) -
Kkita
25.08.07 · 110.♡.45.88
괭이들 데리고 이사 다닐 때 마다 집 구하기가 너무 어렵읍니다 ㅠ.ㅠ -
여여름숲
→ kita 작성자
25.08.07 · 58.♡.71.151
댕냥이 있으면 내집이 절실하죠.
집 망가지니까 아무래도 임대인이 꺼리고요 ㅠㅜ -
후후레지아꽃같은
25.08.07 · 223.♡.80.137
모든 면에서 대인배고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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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 후레지아꽃같은 작성자
25.08.07 · 58.♡.71.151
없이 사는 사람들끼리
더구나 피붙이니까
서로 아끼고 사는거죠. -
마마이너스아이
25.08.07 · 61.♡.139.51
행복하면 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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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분이 두고두고 진심으로 보답 해 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