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픽] 영어벤져스 페이즈2 -vol 2-
F3YNM4N

Lv.1 F3YNM4N (119.♡.201.217)

2025년 8월 20일 PM 08:33 · 수정됨(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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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이며 본 시리즈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캐릭터와 설정을 빌려온겁니다.





EPISODE 6 – 「사냥이란 이름의 광기」

지하 연구소는 마치 거대한 수술실이 학살터로 변한 듯했다. 금이 간 유리통과 흩어진 약품병에서 화학 냄새가 퍼져 나왔고, 벽에는 검붉은 피가 굳어 있었다. 찢긴 실험 노트 사이에서, 박사였던 자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어둠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들썩였다. 인간의 뼈대를 버린 채 도마뱀의 육체로 일그러진 존재. 리자드맨.
커트 코너스라는 이름은 더 이상 그 안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듯한 목소리가 공기를 긁었다.
“나는 치료하려 했을 뿐이다… 하지만 인간이야말로 더 괴물이었지.”


도심 한복판은 지옥으로 변해 있었다.
전복된 차량들이 불길을 토했고,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시민들 위로 시멘트 조각이 쏟아졌다.
거미줄 한 가닥이 불빛 속을 가르며 흔들렸다.

스파이더맨은 파괴된 교차로 한가운데 착지했다.
“거대 도마뱀에 분노까지… 월요일보다 최악이군.”
가벼운 농담이었지만, 그의 눈동자는 굳게 죄어 있었다.

리자드맨이 뒤틀린 근육을 부풀리며 돌진했다. 그의 꼬리가 전봇대를 꺾어내더니, 날아든 철제 기둥이 스파이디의 옆구리를 스치며 도로를 찢었다.


그 순간, 건물 옥상 위에서 한 남자가 조용히 그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냥꾼의 눈.
크레이븐이었다.

그는 낡은 노트를 펼쳤다. 굵은 글씨가 빛에 드러났다.
Lizard – Alpha Tier Mutant
크레이븐의 입술이 천천히 말려 올랐다.
“도시 전체가 사냥터라면… 나는 마지막 포식자다.”

사슴처럼 유연한 동작으로 옥상을 박차고 뛰어내린 그는, 착지와 동시에 가시탄을 발사했다. 탄환은 리자드맨의 비늘에 꽂히며 전자망을 펼쳐냈다.

“완벽한 타이밍. 지능 없는 괴물, 최적의 사냥감이지.”

스파이디의 외침이 터졌다.
“죽이려는 거야? 그건 살인이나 다름없어!”

크레이븐이 비웃었다.
“자연은 냉정하지. 약자는 정화된다. 강자만 남는다.”


전자 자극이 리자드맨의 신경을 뒤흔들자, 그의 눈동자가 붉게 번졌다.
괴성은 금속을 울리고, 광기 어린 힘이 몸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듯했다.
망을 찢어낸 그는 빌딩 벽을 기어올라가더니, 포식자의 낙하처럼 두 사냥꾼—스파이디와 크레이븐—을 동시에 덮쳤다.

거리는 파편과 먼지로 뒤덮였다.
스파이디는 거미줄로 몸을 비틀어 발톱을 피했고, 크레이븐은 창날로 근육을 베며 반격했다.
그러나 리자드맨은 꼬리로 빌딩의 기둥을 꺾어 크레이븐을 내던졌다.
스파이디는 거미줄을 뻗어 그를 간신히 붙잡았지만, 그 사이 리자드맨의 발톱이 스파이디의 슈트를 찢고 지나갔다.


“그를 죽이는 건 답이 아니야!”
스파이디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크레이븐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끝까지 책임져라, 거미.”

그 순간, 땅거미처럼 길게 늘어선 그림자가 나타났다.

검은 심비오트가 리자드맨의 팔을 휘감았다.
낮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
“히어로 놀이… 혼자 하기엔 무겁지 않나.”

스파이디는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들었다.
“…오늘은 아군 쪽인가, 베놈?”
“일단은 그렇다.”

베놈이 심비오트로 리자드맨을 얽매자, 스파이디는 틈을 파고들어 전기 충격 디스크를 목 뒤에 꽂았다.
포효와 함께 리자드맨이 무너져 내렸다.


숨을 몰아쉬며 일어난 크레이븐은 느릿하게 총검을 꺼냈다.
“동물은 약해진 순간 죽는다. 그것이 균형이다.”

칼끝이 다가가려는 순간, 베놈의 심비오트가 튀어나와 그의 손목을 감았다.
비틀린 뼈마디 소리와 함께 총검이 바닥에 떨어졌다.
베놈의 목소리가 서늘하게 흘렀다.
“오늘은 네가 사냥당할 뻔했지. 균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스파이디는 리자드맨을 부축하며 낮게 말했다.
“그는 괴물이 되기 전, 사람이었어. 우리도… 누구나 넘어질 수 있잖아.”


잠시 정적.
크레이븐은 어둠에 잠긴 눈으로 두 존재를 바라보다, 짧게 웃고 사라졌다.
“흥미롭군. 다음엔, 너희 둘이 내 목록에 오를 차례다.”


구조 요원들이 도착해 리자드맨을 들것에 실었다. 그의 가늘게 떨린 손가락이 미약하게 움직였다.
“생존 확인. 목숨은 붙어 있습니다.”


밤의 옥상.
스파이디는 마스크를 벗고 도시를 내려다봤다.
차가운 바람이 땀에 젖은 얼굴을 스쳤다.

(내면 독백)
“우리는 영웅인가, 아니면 또 다른 포식자인가…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존재로 남고 싶은가겠지.”

EPISODE 7 – 흩어진 팀, 남겨진 마음

비가 내리고 있었다.
잿빛 하늘은 낮게 드리운 채, 무너진 회의실 잔해 위로 묵직한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반쯤 꺾인 벽체 사이, 콘크리트 조각 위에 버려진 피자 상자 하나가 젖어 있었다. 그 곁에, 스파이더맨이 아닌 피터 파커가 앉아 있었다.

마스크는 옆에 벗겨져 있었고,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다. 앞에는 불 꺼진 무전기와, 사용 불가 판정을 받은 스타크 카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카드 아래엔 조잡하게 붙인 스티커가 비에 젖어가고 있었다.
Tony says: Don’t screw it up.

피터는 그것을 한참 바라보다, 힘없이 웃었다. 쓴웃음이었다.

탁자 위, 구겨진 메모지에 몇 개의 이름이 흩어져 적혀 있었다.

·       로라 – 연락 두절

·       앤트맨 – 응답 없음

·       데드풀 – 은퇴?

·       베놈 – 마지막 접촉: 3일 전 / 위치 미상

“우린… 팀이라고 부를 수 있었을까.”
그의 목소리는 낮게 깔렸고, 빗소리에 곧 삼켜졌다.


조금 전, 그는 무너져가는 고층 빌딩 속에서 어린아이 한 명을 구했다. 아이는 먼지투성이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며, 눈망울을 반짝였다.
“어벤져스… 맞죠?”

피터는 대답하지 못했다. 거짓말이 될까 두려웠고, 진실이 들킬까 두려웠다. 결국, 말없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그 자리를 떠났다.

돌아오는 길에, 메이 숙모의 오래된 음성 메시지를 다시 재생했다. 지우지 못한, 아니 지우고 싶지 않았던 녹음이었다.
피터. 책임이 무거운 건 당연한 거야. 네가 영웅이라서가 아니라, 네가 그냥 착한 애라서. 하지만… 그 책임, 혼자 다 짊어질 필요는 없단다.”

피터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런데… 메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사라졌어.”


어둠이 내려앉은 옥상.
비에 젖은 네온 불빛이 흐릿하게 번지고, 바람은 젖은 옷을 파고들었다.
피터는 무전기를 켰다. 삐— 하는 소리와 함께 낡은 기계가 깨어났다.
그는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단어를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여기는 스파이더맨.”
목이 메어 한순간 단어가 잘렸다. 그는 억지로 숨을 고르고 이어갔다.
“혹시 듣고 있다면… 사실, 아직도 혼자 할 수 있다고 착각할 때가 있어.”
그는 마른웃음을 흘렸다.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 우린 다 부족해. 그걸 덮어주는 게 팀이었어.”

무전기를 꼭 쥔 손이 떨렸다.
“부탁이야. 이번에도 도와줘.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그는 무전기를 조심스레 내려놓고, 그 위에 스타크 카드를 올려두었다. 카드의 마그네틱 띠는 이미 닳아 있었고, 더 이상 어디서도 통용되지 않았다.
“잔액은 없지만… 신뢰는, 다시 생길 수 있겠지.”
피터는 마스크를 다시 썼다. 빗방울이 렌즈 위로 미끄러졌다.


[각지의 반응]

앤트맨은 차고에서 낡은 장비를 손보다가, 삐— 하는 무전기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기계가 깜빡이며 희미한 불빛을 내뿜었다. 그는 한숨처럼 웃음을 흘렸다.
“…아직도 그걸 쓰고 있네.”

로라는 버려진 공원의 그네 옆에서 무기를 닦고 있었다. 바람에 삐걱거리는 녹슨 쇠줄 소리만이 주변을 채우고 있었다. 그녀는 무전기 신호에 손을 멈추더니, 천천히 칼집을 덮었다. 그리고 조용히 일어섰다.

데드풀은 TV 앞에서 과자를 먹으며 <바이올런트 레슬링>을 보고 있었다. 신호음이 방 안에 울리자 그는 투덜거렸다.
“뭐야, 또 스파이디냐?”
리모컨을 내려놓으면서도, 시선은 천장에 오래 머물렀다.
“솔직히… 나도 좀 보고 싶었지.” 낮은 중얼거림이 방 안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어두운 골목의 벽면. 그림자 속에서 플래시 톰슨의 실루엣이 드러났다. 검은 심비오트가 그의 팔을 감싸고, 잠시 몸 전체를 덮었다가 사라졌다.
플래시는 낮게 웃었다.
“이건 그렇게 쉽게 끝날 일이 아니지. 기다려, 피터.”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단 한 사람의 결심이, 잊힌 팀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그리고 단 한 줄의 신호가,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리고 있었다.

EPISODE 8 – “이상한 소녀들과 조용한 날”

해질 무렵, 도시 외곽의 버려진 공원은 빗방울에 젖은 듯 눅눅한 공기를 품고 있었다.
풀은 제멋대로 자라 그네와 벤치를 삼켜버렸고, 녹슨 철제 놀이터는 바람이 불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 가운데, 오래된 나무 그루터기에 로라가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날카롭게 간 단검이 들려 있었고, 주먹을 움켜쥘 때마다 손등에서 발톱이 번쩍 솟았다가 이내 사라졌다.
매번 뼈가 밀려 나올 때의 고통은 이제 익숙했지만, 그 익숙함조차 무언가를 가두는 족쇄처럼 느껴졌다.
입술을 깨물던 그녀의 눈빛은 어딘가 멀리, 그러나 끝내 어디에도 닿지 못했다.
혼자가 익숙했지만, 이 고요는 달랐다. 버틸 수 없을 만큼 무겁고, 차갑고, 적막했다.

“와, 이거 실화야?”
밝은 목소리가 잔디밭 위로 떨어졌다.

로라는 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 원색의 히어로 복장을 입은 소녀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커다란 눈, 해사한 미소.
미즈 마블—카말라 칸.

“너, X-23 맞지? 와… 진짜다. 나 너 되게 좋아했어. 전투력도 멋있고, 약간 그… 우울한 분위기도?”
숨도 안 쉬고 이어지는 말에 로라는 발톱을 슥 꺼내 보였다.

카말라는 움찔했지만, 금세 싱긋 웃으며 두 손을 들었다.
“오케이, 말 줄일게. 아니, 줄일게는 아니고… 천천히?”
농담 반, 진심 반.

로라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어깨에 걸린 긴장이 아주 조금 풀려 있었다.
카말라는 조심스레 그녀 곁에 앉았다.
두 사람 사이에, 풀 냄새와 저녁 바람이 스며들었다.

“사람들은 나보고 이상하다 그래.”
카말라가 손가락으로 흙을 긁적이며 말했다.
“너무 밝고, 너무 덕후 같고, 너무 나댄다고.”
그녀는 씩 웃다가 이내 목소리를 낮췄다.
“근데 말이지… 나도 좀 무서울 때 있어. 내가 영웅인 척하다가… 누군가 진짜 다치면 어쩌지, 하는 그런 거.”

로라는 천천히 그녀를 돌아봤다.
거기에는 단순한 장난기가 아닌, 자신을 비추는 듯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 눈길에, 로라의 마음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

“넌 왜 혼자야?”
카말라가 물었다.

로라는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이번에는 발톱이 나오지 않았다.
오랜만에 찾아온 침묵이, 더는 방어가 필요 없음을 말해주는 듯했다.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나도 아직 잘 몰라.”
목소리는 작았지만, 분명한 고백이었다.

카말라는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그럼, 같이 알아보자. 너만 모르는 거 아냐.”

두 소녀는 그루터기 위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말은 더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따뜻한 기운이 공원에 번졌다.
적막 속에서 작은 숨결이 어울렸고, 해질녘 빛은 잔디 위에 길게 드리워졌다.

그날의 침묵은, 로라에게 낯설고도 오랜만인 안도였다.

EPISODE 9 – “부르지 않아도”

해가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빛이 오래된 공원 위로 길게 스며들었다. 잡초가 무성한 그곳에서, 로라와 카말라는 낡은 그루터기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카말라는 잠시 말을 고르다 조용히 속삭였다.
“굳이 말 안 해도 돼. 그냥… 같이 있는 거, 그거면 돼.”

로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날 선 시선이 풀리며, 그 눈빛엔 묘한 고요가 머물렀다.

그때였다.
잔디가 미묘하게 흔들리더니, 바람처럼 보이지 않는 막이 주변을 감쌌다. 공기 자체가 구부러지는 듯하더니, 한 여인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수잔 스톰.
보이지 않는 장벽처럼 단단한 기운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표정은 안도와 책임 사이, 어디쯤에 멈춰 있었다.

“로라.”
그녀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널 데리러 왔어.”

로라는 잠시 눈을 내리깔더니, 낮게 중얼거렸다.
“…왜요. 난 문제만 만들어요.”

수잔은 흔들림 없이 고개를 저었다. 미소도, 위로도 아니었다.
“아니. 넌 답이야.
다만 아직, 네가 어떤 문제를 풀 수 있는지 모를 뿐이지.”

잠시 이어진 침묵을 카말라가 깨뜨렸다.
“이 사람… 진짜 멋있죠? 저도 놀랐어요. 말은 적지만, 속은 엄청 시끄러운 사람.”

그 엉뚱한 한마디에 로라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웃음까지는 아니었지만, 긴장이 풀린 순간이었다.

그러나—

삐—— 째익.
잔잔한 기계음이 공원 한복판을 찔렀다.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무전기로 향했다.

“……누군가 들을진 모르겠지만.”
스파이디의 목소리가 흩날리듯 들려왔다.
“이 도시는 여전히 위험하고… 난 혼자다.”

카말라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눈빛이 빛났다.
“들었죠? 그 사람이에요! 우리가 찾던 사람!”

로라는 조용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말은 없었지만, 이미 결정한 듯한 걸음이었다.
수잔은 그녀와 시선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
지금은 누가 너를 지켜줄지보다, 네가 누구를 지킬지를 생각할 때야.”


[SCENE 전환 – 도시 옥상]

어둠이 내려앉은 옥상 위.
스파이디는 난간에 앉아, 마스크 너머로 도시의 불빛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전기는 이미 꺼져 있었다.
그의 목소리가 닿지 않았다고, 아무도 듣지 못했으리라 믿으며.

고개를 떨군 순간—
낯선 목소리가 뒤에서 울렸다.

“늦어서 미안.”

스파이디는 반사적으로 돌아섰다.
로라와 카말라, 두 소녀가 그곳에 서 있었다.

카말라는 장난기 어린 미소로 말했다.
“혼자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왔어요. 이제 셋은… 혼자가 아니니까.”

스파이디는 잠시 그들을 바라보다가, 마스크를 벗었다.
얼굴에는 놀라움보다, 이상하게도… 안도와 책임이 동시에 서려 있었다.

“…고마워.”

도시의 밤바람이 세 사람의 어깨를 스쳤다.
그 순간만큼은, 비로소 다시 팀이 시작되는 듯했다.

EPISODE 10 – “도시의 그림자”

한밤의 뉴욕.
네온은 비에 젖어 흘러내렸고, 거리의 그림자는 더 길게 드리워졌다.
뉴스 화면에서는 익숙한 얼굴이 떠올랐다.
윌슨 피스크. 킹핀.

그의 목소리는 낮고 무겁게, 도시에 내려앉았다.
“혼란은 곧 기회다.
도시가 새로운 리더를 필요로 한다면—내가 되겠다.”

그 순간부터 돈과 권력이 뒤엉키며, 다시 뉴욕의 혈관을 타고 흘렀다.
협박과 거래, 무너진 정의의 틈새에서 이익을 챙기는 자들의 축제가 시작됐다.
사람들은 말했다. 영웅은 사라졌다고. 이제 남은 건 어둠뿐이라고.

그러나—


[항구 지구]

철제 컨테이너들이 겹겹이 쌓인 항구. 바닷바람에 녹슨 쇳소리가 삐걱였다.
그 사이로 피스크의 수하들이 무기를 들고 거칠게 움직였다.
그들 앞에, 거대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봐, 피스크. 아직 끝난 줄 알진 않았겠지?”

울부짖음과 함께 돌덩이 같은 팔이 휘둘러졌다.
씽—벤 그림.
그의 한 방에 컨테이너가 구겨지며 적들이 날아갔다.

총성과 함성이 뒤섞인 혼돈의 싸움 한복판.
그 한쪽에서, 평범한 옷차림의 남자가 쓰러진 사람을 부축하고 있었다.
“젠장… 또 이런 거군.”

앤트맨, 스콧 랭.
그는 시민을 벽 쪽으로 밀어내며, 조용히 주머니 속 마이크로 슈트를 눌렀다.
순간, 몸이 작아지며 바람 같은 속도로 적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날렵한 움직임은 마치 경공술을 보는 듯했다.
그는 총알을 피해 달리며 사람들을 끌어내고, 쓰러진 이들을 안전지대로 옮겼다.


벤과 스콧의 시선이 교차했다.
“넌 누구냐?” 씽이 묻자,
스콧은 숨을 고르며 씁쓸하게 웃었다.
“당신처럼… 뭐, 일하러 나온 건 아닌데요. 하필 오늘이네요.”

전투는 끝내 두 사람의 합으로 정리됐다.
컨테이너 사이에 쓰러진 적들을 뒤로하고, 짧은 대화가 이어졌다.

벤: “이 도시… 예전 같지 않아.”
스콧: “예전에도 그렇게 좋진 않았죠. …근데 뭔가 다르네요.
지금은… 진짜, ‘영웅’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요.”


[전투 후]

경찰차와 언론의 조명이 항구 쪽으로 몰려들었다.
스콧은 골목으로 몸을 숨기며 숨을 고르고, 작은 알루미늄 케이스를 열었다.
부서진 장비와 함께, 슬롯 하나가 비어 있었다.

“…뭐야? 여기에… 분명 있었는데.”

눈빛이 흔들렸다.
에코트론 파편.
전투 중 흘린 그 조각은 이미 파편과 잔해 속 어딘가로 사라진 뒤였다.

“젠장… 그거, 그냥 두면 안 되는데…”

그러나 순찰 불빛이 다가오자 그는 이를 악물고 케이스를 닫았다.
추적은 불가능했다. 지금은 살아남는 게 우선이었다.
스콧은 재빨리 그림자 속으로 몸을 감췄다.


[다음 날 아침 – 스파이디의 거처]

뉴욕의 빛바랜 아침.
옥상 위, 스파이디는 장비를 점검하며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붉은 마스크에 맺힌 햇빛이 묘하게 희미했다.

그때, 똑바로 열린 문 사이로 누군가 들어왔다.
커피 향과 함께.

“들었어요. 당신, 혼자 아니래요.”

앤트맨—스콧 랭이 서 있었다.
손에 종이컵을 들고, 지친 얼굴로도 농담처럼 말을 던졌다.

스파이디가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 있었어요?”

스콧은 의자를 끌어다 앉으며 말했다.
“벤 그림이랑 킹핀 패거리 좀 밟았죠. 근데… 혼자선 벅차요.
나도 이제, 혼자 그만할래요.”

잠시, 바람 소리만이 옥상을 스쳤다.
스파이디는 커피를 바라보다가, 결국 웃음을 지었다.
어른의 얼굴에 섞인 건 피로와 안도였다.

“그 말… 기다렸어요.”

댓글 (2)

  • 매일두유

    매일두유 Lv.1

    25.08.20 · 219.♡.171.27

    저두 배우고 싶어용~
  • F3YNM4N

    F3YNM4N Lv.1 → 매일두유 작성자

    25.08.20 · 119.♡.201.217

    그냥 하는거죠 뭐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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