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T (106.♡.0.73)
2024년 5월 1일 AM 02:36 · 수정됨(03:21)
세월이 가면 -박인환(1926~1956)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날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
이 노래는 6.25전쟁이 끝나고 3년쯤 지난 1956년 초봄에 만들어졌다. 명동에 경상도집이라는 주점이 있었다. 여기에서 어느 날 시인 박인환을 비롯해 극작가 이진섭, 언론인 송지영, 가수 나애심 등 몇 사람이 술을 한잔 하고 있었다. 참석한 사람들이 나애심에게 노래를 한곡 불러달라고 졸랐다. 나애심이 ‘부를 노래가 없다’며 꽁무니를 뺐다. 나애심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 ‘미사의 종’ 등 히트곡을 낸 당시 유명했던 가수이자 배우다.
이때 박인환이 종이에 뭔가 끄적이더니 앉은 이들에게 보여줬다. ‘세월이 가면’이란 제목이 붙은 시였다. 이 시를 읽고 샹송에 일가견이 있고 작곡도 할 줄 아는 이진섭이 즉석에서 샹송풍의 곡을 붙였다. 후에 히트곡이 된 ‘세월이 가면’은 이렇게 태어났다.
처음엔 나애심이 콧노래로 흥얼거리며 가락을 따라불렀는데, 나중에 합석한 테너 임만섭이 우렁찬 목소리로 이 곡을 노래하자, 지나가던 행인들이 노래 소리에 끌려 걸음을 멈추고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6.25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1950년대 중반, 그 시절 명동이 만들어 낸 걸작이라는 평을 받는 시이자 노래다.
댓글 (4)
-
엔엔뜨
24.05.01 · 185.♡.141.191
-
EEXIT
작성자
24.05.01 · 106.♡.0.73
시인은 정말 언어의 마술사가 아닌가 합니다 -
미미드나잇
24.05.01 · 59.♡.89.198
-
피피자왕버거
24.05.01 · 59.♡.61.212
처음 듣는 곡인데, 참 느낌이 좋네요.
덕분에 원곡부터
여러 가지 리메이크 버전을
검색해 봤는데,
곡마다 분위기가 다 다르네요.
나애심 (1956)
https://youtu.be/PrUBUW7OWEA?si=0d1QzWbYeft57rjU
현인 (1957)
https://youtu.be/Vrzj0RAsuoU?si=OW_gRbHJyC5tTaiQ
현미 (1968)
https://youtu.be/O-GLQ4U4hkU?si=-gwC1oT33a8xuRKa&t=1976
조용필 (1972)
https://youtu.be/BR9wKo44XYU?si=FdIjOS2V7b5AUkF0
최백호 (1976)
https://youtu.be/ihGa_Q_7hZM?si=rOsCuA-1YqBdtuUo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들으면서 잠에 취해야 겠어요. 고마워용~{emo:damoang-emo-010.gif: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