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임 (223.♡.86.4)
2025년 8월 25일 PM 09:12 · 수정됨(08. 28. 23:43)
45살.
어떤 사람들은 10대라고 하지만 그건 좀 오버 같고 마음 속 나이는 잘 쳐준다 해도 35살 정도에서 멈춘듯 합니다. 저는 35살에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그때 내가 어른인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그해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어찌 저찌 먹고는 살았는데 어떤 친구를 보면 내가 괜찮아보이고, 또 다른 친구를 보면 내가 아주 별로인 것 같았습니다. 또 아내랑 좋을 때는 내가 괜찮은 것 같은데 아내랑 안 좋을 때는 내 사정이 아주 별로인 것 같았습니다.
아내는 변했습니다. 결혼 전이랑 너무 달랐습니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내 아내가 특이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나 빼고 다른 남편들은 모두 행복해 보입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아내도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부부간에 대단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하루는 너무 싫고, 다른 하루는 덜 싫습니다. 하지만 사실 가장 싫은 것은 아내가 아니라 아내로 인한 부담입니다. 아이는 확실한 행복을 줍니다. 다만 아이도 부담을 줍니다. 나중에 부끄러운 아빠가 되면 어쩌나. 불안하고 무섭습니다.
유튜브나 티비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보다 어리지만 성공을 준비 중이고, 나랑 비슷한 또래는 모두 성공한 사람들 뿐입니다.
나는 비교하는 성격이 아닌데, 가족이 있어 비교하게 되나 하고 생각합니다. 혼자였다면 좀 더 행복했을까. 하루에 한번은 생각합니다. 혼자라면 원래의 나처럼 대충 살 수 있고 부담도 걱정도 없을 것 같은데. 혼자라면 뭔가에 더 집중해서 더 성공하지 않았을까. 일주일에 한번은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타이르는 댓글을 종종 쓰면서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우습기도 합니다. 이 글에 달릴 다들 그래요. 라는 댓글이 나에게 위로가 될까. 기대가 없습니다.
작은 행복.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삶. 진심으로 그런 삶을 살 수 있을지. 그런 척하면서 살다가 후회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말하고 털어놓는 것 자체가 시원하긴 한 것 같습니다. 또 하루이틀 후에는 기분 좋아져 있을지도 모르죠.
어차피 답이 없는 것 하나는 알고 있으니, 그냥 살아내어야죠. 보기에 따라 배부른 소리 송구합니다. 누군가가 바쁜 세상에 시간을 내어 이런 쓰잘데기 없는 넑두리를 읽어주는 것만은 정말 감사한 일이죠.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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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일두유
25.08.25 · 219.♡.17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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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모임
→ 매일두유 작성자
25.08.25 · 223.♡.86.4
본능인 것 같기도 하구요~ 해방되어야해! 라는 생각 자체가 또한 압박이기도 합니다 ㅎ 웃기죠 ㅎ -
Rredseok0
25.08.25 · 223.♡.203.238
저와 같은 연배 그리고 제 속마음과 너무 같아서 놀랐습니다. 뭔가 나만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저는 항상 걱정인형이에요.ㅡㅡ;; -
다다모임
→ redseok0 작성자
25.08.25 · 223.♡.86.4
분명 계실거라고는 생각했죠 ㅎㅎ 우리 불행과 행복을 번갈아 느끼며 잘 살아보아요.. -
Rredseok0
→ 다모임
25.08.25 · 223.♡.203.238
하루하루 잘 살아내 봅시다.!^^; -
RRebirth
25.08.25 · 116.♡.148.34
부모 고민의 시간들을 먹어가며
자녀가 성장하는거 같습니다. -
다다모임
→ Rebirth 작성자
25.08.25 · 223.♡.86.4
명언이네요 -
휘휘녕
25.08.25 · 140.♡.29.2
그저 위로를 드립니다. -
다다모임
→ 휘녕 작성자
25.08.25 · 223.♡.86.4
감사합니다..☺️ -
예예로니모
25.08.25 · 211.♡.172.108
같은 연배시네요. 비슷한 마음이라 놀랍구요. 회시에서는 내보내려하고 하루하루 불안한데 점점 생활비는 늘어가고. 부담은 점점 커져만 가네요.
원래 긍정적인 성격이었는데 점점 부정적으로 변해가는게 느껴져서 더 힘드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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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하는데 비교와 불안에서 해방이 너무 힘든거 같어요...
세상의 다면성에서 어디를 봐야할지는 계속 변하고 사람마다 각자 가치관에 따른거 같습니다
사는게 쉽지 않아요! 그래도 부럽구요 화이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