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보며
REZea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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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7일 AM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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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예전 한미 정상회담을 보면 미국에 대해서는 사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국내 보수 언론 탓도 있겠지만 옛날에 우리 조상들이 명나라에 책봉 받으러 가는 느낌이 있어서 썩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느낌이 좀 달랐어요. 물론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이니 우리가 맞춰줄 수 밖에 없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글로벌 기업 본사에 가서 큰 계약을 따러온 사장님 느낌이 들었습니다. 성사되기만 하면 우리가 큰 이득을 벌 수 있는 계약, 회사를 크게 성장시킬 수 있는 빅딜같은 것 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내 브리핑에서 긴장을 하면서도 밝은 표정을 보였던 것이 그런 느낌을 받게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아부에 약한 사람이라고 해도 거친 부동산 업계에서 성장한 사람입니다. 그 과정에서 수 많은 사람을 만나 봤겠죠. 상대국 정치인의 아부와 칭찬이 진심인지는 금방 알아보는 감은 있을 겁니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이미지는 실제 트럼프 본인의 능력보다는 대부분 트럼프 자신의 언론플레이와 이미지 메이킹에 의한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감이 없는 사람은 아예 그 바닥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미지 메이킹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도 하구요. (트럼프를 올려치기할 생각은 아님. 개인적으로 절대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 사람으로 보고 있음)

이번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EU와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어요. 그리고 똑같이 이를 합의서나 문서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트럼프의 관세를 낮추기 위해 임시방면으로 실천 가능성이 불확실한 부풀린 숫자를 제시하고 이런저런 핑계로 트럼프 행정부가 끝날 때까지 실행을 미루려고 하겠죠. 트럼프도 이걸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약속도 일면 비슷한 측면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진보 보수를 막론한 국내 언론도 이런 관점에서 보도를 하고 있죠.

그런데 이번에 우리나라가 미국과 합의한 관세협상과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는 매우 치밀하고 적극적으로 임했어요. 단순히 미국이 관세를 크게 때리니 이를 모면하기 위해 아부를 하고 투자약속의 방식으로 상납과 조공을 하겠다는 자세가 아니었습니다. 삥 뜯기는 자리에서 오히려 상대방과 딜하고 장사하려고 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본인도 장사꾼 출신인 트럼프 눈에도 이게 보였을 겁니다. 한국도 다른나라와 비슷한 약속을 했지만 그 속에는 어느정도 "진심"이 있다는 것. 그것은 한국이 호구여서가 아니라 한국 입장에서도 큰 이득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 아무리 갑을 관계라고 해도 을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관계는 지속되기 불가능합니다. 영악한 "갑"은 "을"이 적당히 먹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트럼프가 관세협상 후에 빨리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자고 했을 것 같습니다. '이 사람과는 대화가 통하겠구나'. 그리고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직접 만나서 남아 있던 의구심이 사라지니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게 바뀐 것이겠지요. 

저는 트럼프 SNS 사건도 비슷한 맥락에서 보입니다. 오랜만에 딜이 가능한 상대와 만났다고 하지만 그래도 초강대국입장에서 작은 나라가 큰 나라에 대한 예우를 하면서도 꼬치꼬치 요구조건을 들이미니 얼마나 짜증이 났겠습니까? 견제구를 한번 날린 것이겠죠.

물론 이번 관세협상과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손해를 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미국은 계속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우리를 더 압박하겠지요. 하지만 현 이재명 정부가 이것을 어느정도 감수하겠다는 것은 단순히 우리가 을의 입장이어서가 아닙니다. 더 큰 지정학적 이익(남북관계 개선, 북극항로 개발, 한국의 아사이아에서의 군사/외교적 위상 강화)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일종의 "초기투자"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초기 투자는 아직은 불확실하지만 여건만 잘 되면 우리에게 더 큰 경제적 이득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런 기회가 생기게 된 것은 겉으로는 혼란스럽지만 자세히 보면 기존의 국제질서가 한국과 미국의 이익이 어느정도 일치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과거의 의존적 관계로는 더 이상 새로운 질서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찌감치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여기서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보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국내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들은 아직도 옛날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이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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