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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30일 PM 10:07 · 수정됨(08. 31. 12:08)
예전 부평역 앞에는 작은 삼화고속 터미널이 있었습니다. (그 옆으로 대한극장)
서울 갈 때 전철도 있었지만, 삼화고속버스를 타면 에어컨도 있고.. 더 고급스러운 기분이었죠.
90년대 초, 삼화고속은 대로변 정류장으로 이사 가고 '하디스' 햄버거가 들어섭니다.

(다른 동네 하디스인데, 이제는 검색해도 이 정도 사진 밖에는 안 나오네요.ㅠ)
대학교 3학년 때 선배 소개팅을 주선할 때 나왔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주선자 입장이라 저는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지만.. 첫눈에 반했었죠.
예쁘기도 하지만, 밝고 쾌활한 성격..

닮은 배우를 찾자면.. 이경심이 가장 닮았습니다.
다행히 선배와는 서로 아니라서 그날로 끝났고, 이런 저런 핑계로
그 해 여름 여러 명의 모임에서 그 아이를 몇 번 더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는 그냥 지나가는 짝사랑 정도로만 마음 속에 간직하고 끝났습니다.
약 1년 반 뒤.. 93년 겨울
저는 미술반 동아리(써클)를 하는 바람에 매 방학마다 그림을 하나씩 그렸는데
그 해에는 인물화를 한번 그려보고 싶어졌습니다.
그 때 떠오른 모델이 작년에 만났던 그 아이
어찌어찌 연락이 되어, 부평역 하디스에서 만나 사진을 받기로 했습니다.
쾌활한 성격 답게 앨범을 통 채로 가져와 "너가 골라봐~" 그러네요.
사진 3장을 고르고, 나중에 시간이 되면 직접 한번 작업실에도 와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아이는 당시 졸업반이고, 약혼할 사람도 있다고 했습니다.
제 그림은 마치.. 결혼 선물처럼 되어 버렸네요.
대학생 때 그림은 8~10개 정도 그렸던 것 같은데, 그 아이의 그림에 가장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습니다.
어느 겨울 날 약속 대로 저희 작업실로 와준 그 아이
눈 앞에 앉아 있는 그 아이의 얼굴을 보며 붓을 든 저는, 마음 속으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죠.

며칠 전 직장 방 정리하는데.. 이 그림의 사진이 툭 튀어 나왔네요.
지금 봐도 실물보다 너무 못 그린 것 같습니다.ㅠ
30호 캔버스라 크기가 커서, 그림은 제가 인천까지 가져다 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또 만난 부평역 하디스
조금 일찍 도착해 2층 창가에 앉아, 멀리서 걸어오는 그 아이를 지켜봤습니다.
그 날 이후로도 제 마음 깊숙한 곳에서 저를 괴롭게, 때로는 행복하게 했던 그 아이...
PS) 이후 이야기는 기억이 떠오르면...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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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상여행
25.08.30 · 175.♡.6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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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edian
→ 세상여행 작성자
25.08.30 · 211.♡.206.120
맞습니다. 그 느낌.ㅠㅠ -
BBadman
25.08.30 · 118.♡.210.238
피천득의 '인연'이 문득 떠오르네요. -
런런던프라이드
25.08.30 · 211.♡.39.15
저도 같은 시대에 부평에서 살았어요. 반갑기도 하고 마음이 찡하네요. 삼화고속 옆에 있던 통닭집 기억도 나요. -
레레베카미니
→ 런던프라이드
25.08.30 · 221.♡.25.227
그 통닭집은 지금 더 유명해져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요 ㅎㅎ -
PPororo40
→ 레베카미니
25.08.30 · 14.♡.241.89
마미치킨 맛있어요~ㅎㅎ - 1
15소년우주표류기
25.08.30 · 211.♡.39.61
잊어야만 하는 추억은 아름답게 내려놓아야 가치가 있죠. 이젠 웃으실 수 있죠?
{video: https://youtu.be/uxLv3lePlp0?si=-Tzydcg0Ea8qrGEs } - S
someshine
25.08.30 · 61.♡.87.225
아우 삼화고속 여러번 타봤습니다. 저 시절 연애할때요 ㅋㅋㅋ
저는 서울 사람인데 상대방이 인천 부평 쪽이라 홍대생이었는데 홍대 신촌 어디쯤에선가 탔었는데 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그래도 떠올려보면 그 시절엔 없다고 연애안하고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마저도 사치였다는 것이 지금 세대에 대해 참 미안하고 안쓰럽습니다. -
Mmedian
→ someshine 작성자
25.08.30 · 211.♡.206.120
아마 신촌 신영극장 근처쯤에 정류장이 있었어요. 나중에 합정동에도 정류장 추가되었고요.. 서울역 건너편에 터미널이 있었습니다. -
레레베카미니
25.08.30 · 221.♡.25.227
저도 부평 사람입니다 ㅎ
저는 명동하디스에 추억이 있어요
대학 졸업반 영양사 면허 시험을 치르고 허기진 배를 달래려 친구들과 함께 들어간 명동 하디스매장에서 스크래치복권을 긁었는데 무려 에어서플라이 힐튼호텔 공연 티켓 두 장이 나와서 남친 없는 둘이 갔었죠
하디스하면 아직도 그 날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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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욱 애틋해지고 마음 속으로 놓아줄 수 없는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