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게펌) 54년 이야기 (다소 슬픔, 묵직)
마법사쿠루쿠루

Lv.1 마법사쿠루쿠루 (211.♡.43.195)

2025년 9월 2일 PM 01:08 · 수정됨(16:15)

조회 1,533 공감 0

* 사진, 글 출처 : 딴게

https://www.ddanzi.com/free/857615154


아침부터 이 글을 보고,

인생 참 ..알 수 없다 라는 생각과

업무, 격무에 지친 내가 

번아웃과 공황에 시달리는 내 자신이

흰소리 하고 있었구나.. 합니다

요즘 정신과를 다시 진료받고 있는데,

이 글 보고

다소 용기도 얻고, 나만 힘든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과,

이 일 때려치면 나도 받아줄곳 없는 나이 인지라 ..

현실적인 글이 꽤나 묵직했습니다.


나이들면 병원갈 일도,

직업을 찾는 행위도 더 고난이 됩니다.

그래서 좀 울컥 했습니다.

다들 이 글 보고 용기 얻어 가시길~!




- 본문 -


국민학교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가끔 나의 장래희망과 취미

그리고 특기를 나눠주는 종이에 적어 내고는

했습니다.


특히 아버지의 직업이라던가 부모님의 학력까지 적어야 했습니다.

고아 출신의 노가다를 하시는 

아버지가 부끄러웠고,

초등학교까지만 다녔던 어머니가 부끄러워

나보다 두살이 많은 누나에게 거짓말을 부탁을 해

적어가고는 했습니다.



내 장래희망은 보통사람이였습니다.

한달에 한번 월급을 받으며 그 월급으로

가끔 통닭도 사먹고,

나이키 신발도 몇년에 한번씩은 사 신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나의 꿈은 위대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을해서야

부모님의 학력이나 직업이 

내 부끄러움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열심히 사셨고,

저는 저대로 열심히 살아야 했습니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부모님에게 보고 배운것은 그것뿐이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너무나 다릅니다.

부모님의 기대와는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았나봅니다.

그래서 늘 죄송할 뿐입니다.


10년가까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하시던 아버지

덕분에 지금의 집이 마련이 되었고,

마흔이 넘도록 공장에서 미싱을 돌리시던 어머니 덕분에 누나와 나는 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나는 1972년 5월5일에 태어났습니다. 

올 해 54살입니다.

그리고 백수입니다.



하고싶은 것은 많은데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독립영화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한동안 잘 나갔습니다.

내가 만든 영화가 독립영화제에서 상도타고,

내가 출연한 영화가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도 했습니다.

알아보는 사람들까지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 뿐이였습니다. 

먹고 사는 것과 나를 알아보는 것은 관련이 없었습니다.

운이 없었다고 해두겠습니다.


30대중반이 되었습니다.

하던일이 그런일이라 사진으로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인맥도 없고 전공학과도 아니였기에 자리를 잡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던중 나는 점점 더 보통사람에 가까워져가고

있었습니다.

한달에 한번 통닭을 사먹고,

나이키운동화도 살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부모님께 용돈까지 드리고 있었습니다.

소위 가장 잘 나가던 순간이였습니다.


마흔이 넘어 일은 더 잘 풀리기 시작합니다.

생애 첫 차도 구입을 합니다.

운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멀리 촬영을 나가려면 기동성이 중요합니다.


많은 장비도 가지고 다녀야 하기에

차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좋아하십니다.

늦은 나이에 돈을 벌기시작한 아들을 보시면서

늦둥이를 낳은 마음이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몇년동안 정신없이 돈을 벌었습니다.


어느날 해외에서 일을 해보기로 합니다.

팀을 꾸려 베트남으로 날아갑니다.

10명이 넘는 인원들과 1년간 그 곳에서

열심히 노력을 했습니다.


쉽지가 않습니다.

1년간 큰 돈을 잃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나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지만,

내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의 것이 되어 있었습니다.



다시 시작합니다.

이미 몸에 익숙한 일들이라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됩니다.


일이 많아집니다.

베트남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일들이

베트남에 지점까지 내었다는 소문으로 바뀌어

돌기 시작합니다.


사실이 아니지만 일일히 찾아다니며

해명은 하지 않습니다.

그런 거짓사실들로 끊임없이 일이

쏟아져들어옵니다.


혼자 하던 일들이 10명이 넘는 촬영실장을 돌려야 하는 지경까지 됩니다.

협력업체들은 늘고 늘어 서울 경기 심지어는

세종시까지 생깁니다.


주말만 되면 현금이 내 방에 쌓입니다.

은행을 믿지 않기에 현금을

내 방에 보관하고는 합니다.



나이 50이 다되어 코로나가 시작됩니다.

다른 업종보다 사진에 관련된 업종들이

1차 타격을 받습니다.

금방 사라질줄 알았던 코로나는

1년이 지나도록 계속됩니다.

그러던중 협력업체들이 하나 둘 폐업을 합니다.


업계에서 말하는 보증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보증금을 내면 그 쪽으로 들어오는 모든 촬영일을

독점을 할 수 있습니다.

적게는 2천만원에서 크게는 1억까지 됩니다.


폐업하는 업체사장들은 다들 지들만 살겠다고

재산을 부인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돌리고

개인회생신청을 합니다.


법원이며 경찰서며 몇달을 쫒아다닙니다.

그때 알게 된 것은

이 세상에 나의 편은 단 한명도 없다는 것


애써 나같은 보통사람을 도와 정의를 구현해줄

그 어떤 법적 장치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코로나와 함께,

사기와 함께, 

내 모든 것이 끝이 났습니다.



사는 것에 지칩니다.

어렸을적 나의 장래희망은 보통사람입니다.

꿈을 이루며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통의 범주에서 벗어난 사람이

되었습니다.


몇년을 집에서 나가지 않습니다.

밥도 잘 안먹고 불면증은 심해집니다.

몸무게는 20kg가까이 빠집니다.


그동안 숨겨두었던 삶에 대한 절망이 ..

다시 눈앞으로 펼쳐지는 순간입니다.


정신을 차려봅니다.

다시 살아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워봅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공부하고,

지게차운전사 자격증도 취득을 합니다.


그리고 취직을 합니다.

나이 50이 넘어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은 ..

용기나 기운이 필요합니다.


아침8시부터 저녁 5시까지 주6일을 일합니다.

회사는, 가족이 포함된 작은 타일창고입니다.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지게차로 경력이 20년이

넘습니다.

그래도 해야합니다.

먹고 살려면 해야합니다.

다시 보통사람이 되어야합니다.

나를 위해서 부모님을 위해서..


직장을 다닌지 두달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회사내에서의 정치질과 가스라이팅에

시달립니다. 10명남짓의 사람들안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늦은 나이에 삶이 절실했던 나는..

누군가에게는 맛좋은 먹잇감이 될수있습니다.


두달이 넘게 내 몸과 마음은

그들의 장난에 잘리고 뜯기고

괴롭힘의 대상이 됩니다.


하루하루 나는 전쟁를 치루고 옵니다.

패전병의 모습으로 퇴근을 하면

안쓰러운 어머니의 눈빛과 마주쳐야 합니다.


시간이 갈 수록 어머니와 나 두사람에게

상처가 되고 고통이 됩니다.

그렇게 퇴사를 합니다.

보통 사람에서 다시 벗어납니다.


몇달을 집에서 할일없이 보내고

요양보호사로 취직을 합니다.

낯섭니다.

하던일도 아니고 하려고 했던 일도 아닙니다.

한달만 해보자 6개월만 해보자 1년만 해보자

하고나니 해볼만 합니다.


적성에 맞습니다.

관장이 어느날 부릅니다.

요양보호사는 어디나 계약직입니다.

1년이 되면 재계약을 해야합니다.

저랑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입니다.

그러려니합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과

사무실 직원분들의 환대를 받으며 퇴사를 합니다.


다시 백수가 됩니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릅니다.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느꼈을때,

이미 시간은 멀리 가 있습니다.


산을 다니며 삶을 다스립니다.

몸과 마음을 가만히 두려고 합니다.


어렵습니다.

산을 오르내리는 고통은 어렵고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삶은 고통스러우면서도 어렵습니다.

그래도 살아야합니다.


길을 잃었습니다.

길을 찾으려 산을 오르는 것인데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어떻게 어디서 다시 시작을 해야할지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인생, 어렵습니다. 

시간, 빠릅니다.

세상, 불공평합니다.


저는 보통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통닭을 사먹고,

일년에 한번씩은 나이키 운동화를 사 신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평일에 일을 하며

빨간날에는 부모님과 외식을하고,

여행도 다니고 싶습니다.

가는 일요일이 아쉬워도 보고싶고,

다가오는 월요일이 죽도록 싫어보고도 싶습니다.



이제는 다시 시작을 해보고 싶습니다.

방법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다시 방법을 찾아야 겠습니다.


비오는 월요일 저녁,

술한잔 마시며 넋두리 해봅니다.

저는 내일도 놉니다.

화요일인데 놉니다.

다들 열심히 각자의 자리에서

일 하시기를 바랍니다.


다음에는 좋은 곳 다녀와 글과 사진 남기겠습니다.

이왕이면 직장을 다니면서

글과 사진 남기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13)

  • 숫자셋

    숫자셋 Lv.1

    25.09.02 · 165.♡.5.20

    비록 저는 원글 썼던본보다 많이 어리지만, 참...마음이복잡하네요.

    이 글을 보면서 작성자를 위로하게되면서도 자신은 그렇게 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에 무엇인가 우울해지기도하고 걱정도 되기도 합니다.

    한달이라도 쉬는것이 저에게는 지옥이 될것 뻔하니, 오히려 작성자처럼 쉬면서 산에도 다니고 여기저기 길을 찾으려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네요...
    못하는것 까지는 하지 못하여도 할수있는것은 꼭 하자고 다짐하며, 고목에 매미같이 현재 직업에 매달려 있으면서 점점 힘이 빠짐을 느낍니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도 힘겹게 살아가느라 먼 미래를 걱정함 엄두조차 못내는 자신이 참 초라해집니다.

    글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이 드네요.
  • 마법사쿠루쿠루

    마법사쿠루쿠루 Lv.1 → 숫자셋 작성자

    25.09.02 · 211.♡.43.195

    {emo:moon-emo-005.gif:120}

    선생님의 고견에 동의 합니다
  • 봄이아빠

    봄이아빠 Lv.1

    25.09.02 · 118.♡.15.229

    국민학교 6학년때 장례 희망에 회사원을 썼다가 담임에게 엄청 한소리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냥..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는 보통사람이 되고 싶었거든요.. 물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죠.. 왜 그렇게 타박을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다들 그렇게 사는데..
  • 불태워버려

    불태워버려 Lv.1

    25.09.02 · 106.♡.44.156

    슬프네요. 그래도 살아야하는게 현실이겠죠. 다들 힘내서 살아봅시다..
  • M

    mooning Lv.1

    25.09.02 · 58.♡.93.205

    저도 대학 졸업하고 취직해서 SLR 카메라 취미를 갖고 온 동네방네 사진 찍으러 다니던 사람이라, 원글의 글과 사진이 참 마음에 와닿네요.. 지금은 그 수많은 월급을 아낌 없이 투자했던 카메라와 비싼 렌즈들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결혼 하고 근 10년 지나 마흔 중반이 되어 버렸는데, 속해 있는 IT 시장은 참으로 척박하기 그지 없고 그 좋아하던 사진도 열정이 다 식어, 방한켠에 수북히 먼지 쌓이는걸 보다 못해 다 처분해 버렸습니다.

    평범한 회사원이라 많은 사람들이 얘기 하지만 지금 나이가 되어보니, 평범한게 아니더군요. 오히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회사사람들과 보내고 대부분의 고민과 걱정은 회사에서 기인합니다. 노후에 대한 불안,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할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조바심 등 여러 감정이 교차합니다.

    번아웃이나 이런건 저와 상관없는 이야기 인줄 알았습니다, 멘탈이 약한 사람들에게만 오는 건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번아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일이 즐겁고 도전 욕구가 생기고, 성취감이 있던 시절이 끝난건 한 5년은 지난 것 같습니다. 지금은 기계적으로 출근하고 마감에 쫓겨 여기저기 전화 돌리고 굽신거리면서 분기 타겟을 꾸역꾸역 매워 나가면서 목표도 없고, 그저 하루하루 주어진 미션만 하는 삶을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

    물론 감사하게도 어딘가에 적을 두고 매일 같이 출근해서 월급을 받고 있지만, 마흔 중반이 되었지만 인생은 더 어렵게 느껴지고 어떻게 사는게 맞는건지 더더욱 모르겠습니다. 대부분 인생의 목표 같은건 사치다, 배부른 소리다, 생존 하고 있으면 감사해라 하지만, 그게 불명확하다 보니 그냥 하루하루 연명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 은퇴후 자금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하고, 70, 80 먹어도 일해야 할 판이라는데 과연 이런 성취감 없이 경제적인 것만 해결 하는 Job 이라는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해야할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 마법사쿠루쿠루

    마법사쿠루쿠루 Lv.1 → mooning 작성자

    25.09.02 · 211.♡.43.195

    {emo:moon-emo-005.gif:120}

    선생님의 앞 날 또한 조금은 평안해지기를
    빌어봅니다 ..
  • 안녕클리앙

    안녕클리앙 Lv.1

    25.09.02 · 210.♡.224.14

    다들 비슷하시군요.
    30대나 되어야 취직하는데
    40대 중후반에 퇴직하고
    그 후에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한 구조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여길 수준은 아니죠.
    다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비슷한 삶이니까요
  • Eugenestyle

    Eugenestyle Lv.1

    25.09.02 · 203.♡.218.34

    저는 지금조차도 힘들다고 혼자 징징거리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지켜야할것들이 있어 강해져야 하는데말이죠
    글 잘 봤습니다. 힘내세요 두분모두 화이팅입니다. 글 올려주신분도 글 써주신분도
  • 마법사쿠루쿠루

    마법사쿠루쿠루 Lv.1 → Eugenestyle 작성자

    25.09.02 · 211.♡.43.195

    선생님의 삶도 그저 무탈하시기를
    빌어봅니다.
    감사합니다.
  • 우라레지 Lv.1

    25.09.02 · 116.♡.50.145

    2년전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회사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너무 힘들었던 시기다 보니 정리해고 제안을 덜컥 받아버렸습니다.
    일이 정리가 되고 다시 재취업을 알아보다 들은 생각이 지금 취업을 하더라도 5년 버티기가 쉽지 않고, 정년 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에 자영업을 시작 했습니다.
    언젠가는 자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이 드니, 지금 바로 시작 하자는 결론이 나오더라구요.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했는데 6월에 처음 집에 백만원을 가져다 줬네요. 7월도 백만원... 그래도 8월은 200만원 가져다 줬습니다. 자영업을 한다고 미래가 바로 보이는건 아니지만, 당연히 안정성도 없지만 직장 다닐 때처럼 하루 하루 꾸역꾸역 그냥 하는 겁니다. 지금 45세인데 앞으로도 최소 25년은 더 돈을 가져와야 하니까요..
    여기도 저와 비슷한 나이대가 많으실텐데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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