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R (222.♡.176.229)
2025년 9월 6일 PM 08:27 · 수정됨(09. 07. 10:56)
어린 딸 둘과 사이에 끼인 아들 하나 키우는 사촌동생네 집에 놀러왔습니다.
당연히 아이들은 하루종일 케데헌 사운드트랙을 태블릿과 전화기로 틀고 있는데
사촌동생은 천주교회를 다니는 독실한 신자인데도 케데헌 한번 보고 그냥 애들 애니인줄 알고
제가 반복해서 5번 6번 봤다니까 자기도 애들때문에 한번 보니 재밌긴 한데
왜 그렇게까지 어른들이 여러번 본다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육아에 돈벌이에 바쁘니 케데헌을 보고도 그 안에 숨겨진 메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겠죠.
그래서 '야 너는 교회를 매주 나가서 성경공부한후 부부가 같이 세례받을 정도로
독실한 천주교인이면서 케데헌을 그냥 육아보조수단으로만 생각했나본데,
루미가 악귀의 문양을 가지고 태어난 것은 스스로 지은 죄가 없어도 문양이라는 원죄를 지어서
케데헌 세계관 내에서는 기독교 세계에서 규정한 유일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신앙이 아닌 스스로의 결심으로 자신의 원죄를 극복하고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라
신학자와 철학자까지 논쟁할 정도의 주제가 숨어있는게 바로 케데헌 스토리야'
하니까 그제야 케데헌이 성경과 연결고리가 있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은 표정이더라고요.
유툽에서 리액츠 말고 브레이크다운 비디오 좀 찾아보면
미국의 근본주의 개독들은 케데헌을 아이들을 야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악마가 만든 유혹이라고 발작을 하고 있는 중이죠.
예수를 통하지 않고도 구원이 가능하다는 메세지를 내놓는다면서요.
(물론 절대 다수는 정신차려라 이 양반아 이렇게 댓글을 달지만요)
저는 케데헌을 표면적 자기수용의 긍정 메세지 말고도
희생을 통한 회개와 구원이라는 주제만으로도
2편 나올 때까지 퍼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 말입니다 ㅋㅋㅋ
추가) 제가 문화적 빈곤이라는 용어를 쓴 것을 가지고 왜인지 기분나쁘게 받아들이신 분들이 댓글을 많이 달아주시고 있는데, 이는 특정 계층을 비하하는 용어로 사용한 게 아니고, 책도 안 읽고 영화도 안 보고 음악도 안 듣고 하다못해 TV드라마도 안 보는, 즉 사회의 문화생산물을 일절 소비하지 않고, 여유시간을 오로지 타인과 직접적 사회관계를 맺는데만 (술마시기,동호회활동,교회가기 등) 쓰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무슨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가지고 말하는 게 아니고 실제 문화소비를 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상당히 있다는 가치중립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합니다.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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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나이불패
25.09.06 · 221.♡.7.94
그분들에겐 그냥 그정도의 감흥정도 였나 보지요. 모두가 같은 울림을 느껴야 하는건 아니니까요. -
HHTTR
→ 사나이불패 작성자
25.09.06 · 222.♡.176.229
그래서 케데헌이 걸작인 이유가 각자 자기가 알고있는 층위까지 즐길 수 있다는 것이죠.
얕게 알아도 재미를 느끼고 깊게 알아도 재미를 느끼고.. -
Ddiynbetterlife
25.09.06 · 220.♡.37.28
와우. 많이 알수록 많이 보인다더니 리뷰 좀 더 써주세요. 우왕 -
HHTTR
→ diynbetterlife 작성자
25.09.06 · 222.♡.176.229
매기 강 감독님이 써먹은 리퍼런스가 워낙 많아서 (fit check for my naplam era 구절에서는 베트남전까지 끌어오냐고 기겁하는사람도 있죠) 모든 숨겨진 이야기를 하려면 책 한권 나옵니다 ㅋㅋㅋ
예를 들자면 루미와 진우의 이야기는 삼손과 데릴라를 리퍼런스로 성별을 반전시킨 것이기도 하죠.
막대한 무력으로 최종정복을 앞둔 영웅에게 대항할 방법이 없이 코너에 몰린 악의 진영이 영웅의 약점을 알아내고 계략을 꾸며서 영웅의 힘의 근원을 무너뜨린다는 줄거리니까요. -
Mmasquerade
25.09.06 · 121.♡.168.68
이걸 빈곤 까지 얘기해서 할 정도 인가요?
말씀하신 내용들도 따지고 보면 여러군데서 많이들 울궈먹는 주제들일테구요 -
HHTTR
→ masquerade 작성자
25.09.06 · 222.♡.176.229
맞습니다. 하지만 삶의 무게에 치어 그런 것을 찾아보지 못하고 왜 이게 인기인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굉장히 많은 게 아쉽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
NNewJeans
→ masquerade
25.09.06 · 1.♡.40.51
222
그렇게 진중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문화적 빈곤소리까지 들어야한다니 ㅋㅋㅋㅋㅋㅋㅋ웃고갑니다 ㅋㅋ
단순히 취향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님이 안좋아하는 영화 몇개 읊어주세요. 님또한 문화적 빈곤하신 분으로 l감당가능하신가요? -
HHTTR
→ NewJeans 작성자
25.09.06 · 222.♡.176.229
문화사막, 문화적 빈곤이라는 용어를 비웃으려고 쓴 말로 받아들이시는게 유감입니다.
제가 말하는 문화빈곤은 책도 안 읽고 노래도 안 듣고 영화도 안 보고 드라마도 안 보는,
문화생활과 담 쌓고 지내는 삶을 말합니다.
주변에 그렇게 살기 때문에 안타깝게 보이는 사람은 없으신가요? -
NNewJeans
→ HTTR
25.09.06 · 1.♡.40.51
그런 사람들이 있지만, 케데헌을 보고 글쓴님처럼 인지적 편향 사고를 하진 않을것같습니다. -
HHTTR
→ NewJeans 작성자
25.09.06 · 222.♡.176.229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제 경험에 비춰보면 문화적으로 빈곤한 삶을 살다보니 케데헌에 숨겨진 다중성과 깊이를 못 알아채고, 노래에 숨겨진 의미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2찍/4찍이었거든요.
제가 저 문화 빈곤한 사촌동생에게 저렇게 일침을 놓았던 이유중에 제가 말하지 않은게 하나 있는데, 이 친구가 아주 중증 이준석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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