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제 통장엔 1000만원이 있습니다.
김오우무아

Lv.1 김오우무아 (203.♡.220.25)

2025년 9월 7일 PM 06:03 · 수정됨(09. 08. 00:43)

조회 2,514 공감 0


지난해 4월 저는 퇴직을 했습니다. 몇 달 쉬다가 다시 일을 하려 했지만, 이전 직장에서 상사에게 당했던 갑질의 트라우마가 꽤 깊었습니다. 사표를 낸 뒤에도 상황은 더 심해졌습니다. 남은 연차를 쓰지 못하게 하고, 사람들 앞에서 조롱하며, 심지어 정당한 연차를 무단결근 처리해 급여를 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노동부에 진정을 넣었고 최종 승소까지 했지만, 그 과정에서 받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습니다.

당시 제 생활비 통장에는 1,000만 원이 조금 넘게 있었습니다. 그런데 퇴직한 지 1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히 1,000만 원이 남아 있습니다. 제 통장이 마르지 않는 화수분일까요?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요.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분명히 말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아껴도 한 달 생활비가 80~90만 원은 듭니다. 그렇다면 지금쯤 제 통장은 텅 비어야 정상입니다. 일을 쉬는 동안 제가 제대로 한 노동은 단 하루뿐이었습니다. 그것도 쿠팡 웰컴데이라는, 일종의 노동 현장 체험 같은 것이었습니다. 일당을 받았으니 노동은 노동이겠지요.

그런데도 제 통장에서 돈은 꼬박꼬박 빠져나갔지만, 잔액은 크게 줄지 않았습니다. 물론 수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퇴직금, 못 받았던 연차수당, 적립해 두었던 기사 원고료, 은행 이자, 그리고 지인에게 빌려준 돈을 일부 돌려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금액이 그리 크지는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참 신기합니다. ‘어떻게 아직도 버티고 있지?’ 싶다가도, 또 ‘뭐, 어쨌든 이렇게 살고 있으니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주부터는 단기 계약직으로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정규직이 아니기에 급여는 100만 원 남짓이지만, 그래도 제 통장에는 앞으로도 계속 1,000만 원이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어떻게든 살아지는 법이니까요.

댓글 (22)

  • 이루리라

    이루리라 Lv.1

    25.09.07 · 58.♡.94.201

    응원합니다!!! 맞습니다. 이렇게 어찌어찌 살다보면 살아지더라구요. 건강만 하세요~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이루리라 작성자

    25.09.07 · 203.♡.220.25

    감사합니다. 살아보니 어찌어찌 살고 있습니다.
  • 매일두유

    매일두유 Lv.1

    25.09.07 · 211.♡.159.34

    앗 동지님~ {emo:DINKIssTyle-3d-ang-001.webp:150}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매일두유 작성자

    25.09.07 · 203.♡.220.25

    동지시군요~~
  • 파란하늘

    파란하늘 Lv.1

    25.09.07 · 121.♡.2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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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파란하늘 작성자

    25.09.07 · 203.♡.220.25

    감사합니다.
  • 1

    15소년우주표류기 Lv.1

    25.09.07 · 211.♡.3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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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15소년우주표류기 작성자

    25.09.07 · 203.♡.220.25

    감사합니다.
  • 낭만달팽이

    낭만달팽이 Lv.1

    25.09.07 · 125.♡.131.100

    저도 구직입장에서 힘내야겠습니다. 힘내세요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낭만달팽이 작성자

    25.09.07 · 203.♡.220.25

    감사합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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