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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11일 PM 01:52
오늘 오전까지는 제가 미처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어떤 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명확해졌습니다. 대통령에게도 비밀로 해야 할 공익적인 사정이 원내대표에게 있을 리가 없습니다. 만약 어떤 사정이 있다면 그건 원내대표 개인을 위한 사적인 사정일 것입니다.
한때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마지막 인내심까지 짜내서, 김병기가 다른 법안을 수월하게 통과시키기 위해 협상을 했을 가능성을 고려해 보더라도 그것 또한 용납할 수 없습니다. 내란범죄 처벌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이당과 저당이 서로 유불리를 따지면서 하나 내주고 하나 받는 "협상"의 목적물로 삼을 수 없다는 겁니다. 내란범죄의 피해자는 모든 국민입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가 끊어질 뻔했습니다.
김병기의 난은 기껏해야 원내대표직 사퇴 정도로 마무리하려고 하겠지만 (그것조차도 저의 나이브한 희망회로같긴 하지만), 이 사건을 비판하고 처리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건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겁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 편일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결정적인 타이밍에 이상한 짓을 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 왔습니다. 아무리 상상력을 확장해 봐도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동들... 그럴 때마다 그자들이 혹시 무슨 귀신에 씌인 건지, 명신이와 그 언저리 것들의 주술이 정말로 효과가 있었던 건지, 브레인워싱이나 최면 같은 것에 당한 건 아닌지 하는 어이없는 상상까지 해 봤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기가 막혀서요. 어쩌면 "그들이 선의를 가지고 있다"라는 대전제부터 틀렸기 때문에 행동의 이유를 밝히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을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맞지 않도록 예방해야 합니다.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내란잔당과 통모한 공익적이고 합당한 이유가 있는지 들어 보고, 그런 게 없다면 사퇴 정도로 끝내선 안 됩니다. 도대체 어떤 메커니즘이 작용했는지 철저하고 냉혹하게 파헤쳐서, 그 근원을 뿌리뽑아야 합니다. "김병기 방지법"이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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