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장을 마치고 제주로 갑니다.
MoBe

Lv.1 MoBe (104.♡.68.24)

2024년 5월 2일 PM 01:25 · 수정됨(13:53)

조회 517 공감 0



일박이일 서울 출장을 마치고 다시 제주로 가기 위해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립니다.


자주 올 일이 없으니까, 가끔 서울 다녀갈 때는 참 낯선 도시를 만나는 기분입니다.

특히 이 도시의 빛이 낯설고, 그 빛이 큰 건물과 넓은 길, 그 길을 채우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만들어지는 거의 모든 장면이 신선합니다.


직업사진사의 입장에서, 대상에게 낯선 인상을 받는다는 것은 여러 모로 좋은 일입니다.

낯선 순간을 만나야 비로소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까요.

이 낯선 느낌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이 도시를 매번 신선하게 느낄 수 있도록 사소한 낯섦도 반갑게 여기도 또 감각의 더듬이를 예민하게 유지하려고 애씁니다.

가끔의 서울 출장길과 그때마다 느끼는 신선함이 그래서 참 반갑습니다.


물론, 출장길에는 목적지 도착까지 카메라를 잘 안꺼내게 됩니다. 무겁고 버거워요.;;


오후 두 시에 시작한 촬영은 날을 넘겨 새벽 한 시 반에 끝났습니다.

재미있지만 이제 몸이 점점 더 힘들어요. 예전에는 밤샘 촬영도 곧 잘 했는데.

직장일에 다모앙까지 챙기는 운영진들이 새삼 대단해보입니다. 뼈 갈아넣으시는 분들…


몇 시간 대충 자고 나와서, 돌아가는 비행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서점에 들릅니다.


바닥난 체력은 여기서도 드러납니다. 호기롭게 지하철 짐보관함에 장비베낭을 넣어두고 가벼운 몸과 비장한 각오로 들어갔는데 안 되겠어요. 올 때마다 서점 한 바퀴를 몇 시간이고 둘러보던 것도 옛말입니다.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고 힘들고 지치고 졸려요. ㅎㅎ 추천받아두었던 책 두 권만 검색대에서 찾아서 계산대로 갑니다. 중간에 몇 권은 집었다 놓았다 반복하면서. 아이가 찜했던 책은 너무 두껍네요. 돌아가서 온라인에서 사는 걸로!


다행인 것은, 제가 고른 책들은 작고 가볍습니다. 나중에 내 책을 내게 되면, 판형은 작게 하고 종이는 가벼운 걸 써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오래 전에, 대충의 서점 시도를 머리에 그릴 수 있었던 무렵에는 여기 서점 앞에 버거킹에서 항상 와퍼를 먹어서 서점과 와퍼를 세트메뉴처럼 여겼었는데, 이제 그것도 없군요. 다시 짐을 찾아서 공항으로 갑니다.


어쩐지 다모앙은 제주보다 서울에 가까운 것같아서 꼭 친구집 근처에 다녀가는 기분입니다.

작은 놀이터의 전투같았던 출장을 마치고, 이제 따뜻한 남쪽섬으로 돌아갑니다.


친구 집 문앞에 붙여둔, 나 다녀간다는 메모같은 짧은 출장기를 다모앙에 남겨두고.




댓글 (4)

  • 힘내라아빠

    힘내라아빠 Lv.1

    24.05.02 · 211.♡.39.246

    "낯선 순간을 만나야 비로소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까요."
    한때 사진을 취미로 했던 입장으로 너무 공감이 가는 문구네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MoBe

    MoBe Lv.1 → 힘내라아빠 작성자

    24.05.02 · 104.♡.68.24

    언제쯤 또 기회가 닿아서 힘내라아빠님께서 무심한 듯 카메라를 드는 순간이 오면 좋겠습니다!
  • 힘내라아빠

    힘내라아빠 Lv.1 → MoBe

    24.05.02 · 211.♡.39.246

    맞아요!
    사진은 삶을 살다가 그냥 무심코 셔터를 누르는 것인가 봅니다.
  • MoBe

    MoBe Lv.1 → 힘내라아빠 작성자

    24.05.02 · 104.♡.68.24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무심코 누른 셔터에서 또 위로받고 응원받는 힘내라아빠님의 사진생활을 꼭 보고 싶어집니다. ㅎ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