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과 헤어질 결심, 아니 아니오!!
김오우무아

Lv.1 김오우무아 (203.♡.220.25)

2025년 9월 14일 PM 07:31 · 수정됨(09. 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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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에는 오래도록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제 검은, 아니 이제는 희끗희끗해진 머리카락에 관한 의문입니다. 제 머리카락은 굵고 힘이 셉니다. 흔히 ‘돼지털 머리’라고 부르지요. 그래서 중학생 때부터 서른 중반이 되기 전까지는 늘 짧은 스포츠머리를 고수했습니다. 조금만 길어도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뻗쳐, 마치 고슴도치 가시처럼 삐죽 솟아났기 때문입니다. 짧은 머리만이 유일한 해법이었고, 변하지 않는 저의 헤어스타일이 되었습니다.

어릴 적 제 머리를 잘라주던 이발사는 머리숱이 많고 힘이 좋다며 칭찬을 했습니다. 저는 그 말에 은근히 자부심을 느꼈지만, 나중에서야 그 이발사가 제 돼지털 같은 머리카락을 놀린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서른 중반을 넘어가면서는 짧은 머리가 어색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 긴 머리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제 굵고 거친 머리카락에 얽힌 진짜 미스터리는 따로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진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하루에 100개는 훌쩍 넘는 듯합니다.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지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요. 그렇다면 저는 수십 년째 탈모 위험군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 머리숱은 줄지 않았습니다. 미용실에서는 오히려 숱이 많다며 가위를 들고 솎아내야 할 정도입니다. 하루라도 청소를 하지 않으면 방과 거실, 욕실은 빠진 머리카락으로 뒤덮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머리는 여전히 굵고 거칠며 풍성합니다. 머리카락이 강해서 조금 빠져도 티가 나지 않습니다. 자라는 속도도 보통이 아닙니다. 가끔은 제가 먹은 음식의 영양분의 삼분의 일쯤이 머리카락으로 가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한편, 삼신할머니가 저를 점지할 때 머리카락에는 잔뜩 힘을 주었지만, 다른 부분에는 신경을 덜 쓴 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정기검진이 필요할 정도로 몸의 일부는 부실합니다. 아마 신은 그렇게 공평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생물이 그렇듯 인간의 몸은 참 신비롭습니다. 제 몸 안에서는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매일 생성과 소멸이 반복됩니다. 오늘도 빠지고 자라는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인생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애써 붙잡고 있던 미련은 속절없이 떨어져 나가고, 또 어떤 문제는 예기치 않은 순간 해결되기도 합니다. 소멸이 끝이 아니고, 생성이 시작만도 아닙니다. 생성과 소멸은 순환으로 이어져 결국 하나의 모양을 이루는 법입니다. 세상의 이치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도 방바닥에 수북한 머리카락을 며칠 전에 산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며, 그 단순한 이치를 다시 한번 배우게 됩니다.

댓글 (7)

  • 달짝지근

    달짝지근 Lv.1

    25.09.14 · 49.♡.149.207

    빳빳하고 수북한 터럭 부럽습니다 ㅜㅜ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달짝지근 작성자

    25.09.14 · 203.♡.220.25

    아직까진 그런데 또 모르죠....어느 순간에....
  • M

    Monster_with_me Lv.1

    25.09.14 · 5.♡.250.192

    저도 비슷한 경우네요.

    군대 가기전까지 당연히 긴 머리를 유지했었는데,
    군입대 이후 짧은 머리가 제게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고 약 30년째 스포츠형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근데, 머리숱이 점점 없어지는 것을 느끼고 조금씩 가늘어지는 것을 느껴서 새삼 다시 머리를 길러야 하나... 라는 생각을 요즘들어 왕왕 하곤 합니다.
    세월에 장사 없다는 말이 정말 맞아요. ㅜㅜ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Monster_with_me 작성자

    25.09.14 · 203.♡.220.25

    머리가 짧을땐 길러보라고 그러더니 막상 머리글 기르니 짧은게 더 어울린다고.....하는 말들이 혼란스럽네요. 잘 지켜요ㅎㅎㅎ
  • 까망꼬망

    까망꼬망 Lv.1

    25.09.15 · 61.♡.120.114

    저도 머리가 밤송이처럼 치솟는 머리카락이었고, 펌 해도 금방 풀리는데(다운펌 하고 5일만에 다 풀린 기억도)
    머리숱도 풍성했거든요...40대 초반까진 미장원에서 가위 밀린다는 소리 들을 정도였는데 40대 중반에
    폐종양 수술 후 홈트하며 운동하면서 살 빼니 머리카락 꽤나 빠지더라구요...50대인 지금은 그냥 일반인 수준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최근 오랜만에 지인이랑 당구장 갔는데 당구대 위에 있는 cctv보니 원랜 풍성해서 가르마가 안보이던
    머리였는데 이젠 가르마가 보이더라구요... 49까진 없던 흰머리도 꽤나 생기고...역시 세월엔 장사 없나 봐요.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까망꼬망 작성자

    25.09.15 · 203.♡.220.25

    세월에 장사 없는법이죠. 그래도 평균은 되시니 잘 유지하시면 되겠네요. 전 머리가 점점 희끗희끗헤지고 있어요. 그런데 나이가 있으니 반백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 까망꼬망

    까망꼬망 Lv.1 → 김오우무아

    25.09.15 · 61.♡.120.114

    확실히 살빼는게 머리카락이랑 연관이 있더라구요...2번 정도 다이어트 해봤는데 그때마다 꽤나 빠졌거든요. -.-...
    지금 다시 살 빼야할것같은데...이젠 풍성까진 아니라서 고민중입니다...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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