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124.♡.82.68)
2025년 10월 2일 PM 07:46 · 수정됨(10. 03. 05:57)
예전에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왜 기독교는 구약을 버리지 못하는가.. 그래서 자문자답하면서 생각했던 것을 몇자 적어 봅니다. 전적으로 제 무지에서 출발하는 글이니 이 글에 반박하시는 모든 분이 다 옳습니다.
자. 일단 구약과 신약은 그 분위기(?) 가 매우 다르죠.
구약에서는 이스라엘 민족만 인간이고 나머지는 모두 깔아 뭉개도 되는 벌레 수준으로 묘사합니다. 그리고 구약의 하느님은 잔인하고도 변덕스러운데다 의심이 많아서, 이스라엘이 자기를 믿는지 안믿는지.. 이것들이 나 말고 다른 중동의 잡신을 믿는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변덕부리고, 마음에 안들면 바빌론 같은 강대국이 이스라엘을 노예로 끌고 가는것도 방관하는 신이죠.
그런데 왜 이런 끔찍하고 악취미를 가진 신이 되었냐.. 그건 이스라엘 사제 계급의 농간이라고 봅니다. 그토록 강력한 유일신인 야훼가 왜 그를 받드는 이스라엘 민족에 이런 시련을 내렸냐.. 그건 야훼 신이 힘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너희 이스라엘이 잘못해서 그런거야.. 하면서 사제계급들이 가스라이팅을 시전한거죠. 즉 모든 것이 이스라엘 민족 너희가 잘못해서 그런거야.. 라고 어거지를 써야 할 수 밖에 없게 된거죠. 그리고 덤으로 사제 계급은 이스라엘이 자기들에게 계속 충성하고 매달릴 수 밖에 없도록 트릭도 쓴거구요.
그럼 신약에서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스토리가 펼쳐집니다. 이제까지 구약에서는 계속 주위 강대국들에게 얻어 터지던 이스라엘이 멸망하지 않도록 희망고문으로 구원자가 온다.. 메시아가 온다... 라고 구약에 계속 떠벌였습니다. 그런데 신약에서 등장한 예수는 이스라엘을 모세나 여호수아처럼 물리적으로 군사적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지 않고, 모든 민족이 다 하느님의 자식이고 형제애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니 로마의 치하에서 신음하던 이스라엘 민족과 사제 계급이 빡이 돌 수 밖에 없었죠.
그런데 예수 사후 카톨릭과 개신교 모두 신약에서의 예수가 남긴 박애와 형제애 를 바탕으로 교세를 넓혔습니다. 그런데 구약은 ? 형제애와는 전혀 관계가 없죠. 그냥 이스라엘 민족이 다른 모든 민족을 쳐죽여도 된다.. 라는 내용입니다. 그러니 서로 완전히 대립되죠. 그런데 구약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보증과 근거를 구약에서 부터 은근슬쩍 나옵니다. 그러니 피비린내 나는 구약을 부정하면 예수도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근거가 희박해지죠.
그렇게 구약과 결별하면,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이 아닌, 그냥 착한말 하고 돌아다닌 랍비 정도만 되는 겁니다. 그러니 카톨릭, 신교 할것 없이 구약을 버리지 못합니다. 예수가 아무리 좋은 말과 행동을 하고 돌아다녔어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하기에는 좀 뭔가... 이렇게 되면, 그냥 예수는 전태일 열사 정도 되는거죠. 아무리 전태일 열사의 행적을 존경한다고 하지만, 전태일 열사를 믿어서 당장 내가 천국가는 것은 아니죠.
예수의 신격화가 사라지면, 당장 오늘날의 목사들은 굶어야 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구약을 버릴 수가 없다고 봅니다.
댓글 (21)
-
홀홀리지저스
25.10.02 · 121.♡.147.178
-
Ddalpy
25.10.02 · 106.♡.128.17
사실 예수도 유대 세계관을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유대 세계관을 확장한 건 바울이죠. -
SSilvercreek
→ dalpy
25.10.02 · 211.♡.188.243
그래서 저는 가끔 그리스도교가 아니라 바울교라 부릅니다. -
사사막여우
25.10.02 · 223.♡.211.53
예수에게 신격지위를 부여하기 위한 장치죠.
구약에서 '족보' 빼면
남는게 없죠. -
홀홀리지저스
→ 사막여우
25.10.02 · 121.♡.147.178
그러고보니 신약성서 인트로가 족보였던게 기억나네요 ㅎㄷㄷ -
RRanomA
→ 홀리지저스
25.10.02 · 125.♡.92.52
저도 성경책 첫 장 보고, 국딩 마음에도 '뭐지... 얘기는 안나오고...' 했습니다. -
매매일두유
25.10.02 · 219.♡.171.27
아니구요
종교는 가장 오래된 인간의 마음의 표현양식입니다.
엑소더스 는 인간의 죄와 고통과 구원의 다양한 삶의 레이어의 메타포인데요...
제가 진짜 몸이 많이 안좋아서 여기까지만 씁니다... -
순순후추
→ 매일두유
25.10.02 · 121.♡.177.89
왜 몸이 안좋아요!!! 안되요!!! - 1
15소년우주표류기
25.10.02 · 211.♡.39.61
가장 고도화된 정치의 신화적 표현 == 종교. - 알
알베르토
25.10.02 · 39.♡.221.81
그양반 그때는 한성깔 하셨죠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착취를 시도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모지리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