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의 씁슬한 추억 [역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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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12시30분 (170.♡.144.214)

2025년 10월 4일 PM 04:36 · 수정됨(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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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추석 입니다.

앙님들 이 글에 들어오시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희귀한,

역귀성의 추억을 공유할까 합니다


때는 대략 90년대,

아버지는 낡은 스텔라를 몰고 역귀성에 오르셨습니다.

뉴스에서는 서울 - to 지방의 귀성 행렬을 연일 보도 하고,

저희 같은 수도권 언저리에 가는 사람들은 관심도 없었습니다.


지방에서도 수도권에 올라가는 사람들은 인산인해 였습니다.

경부선에서는 귀성의 답답함에 모든 옷을 벗어던지고,

전라의 차림으로 갓길을 뛰어다니는 분도 있었습니다.

굉장했었죠.


물론, 지방으로 내려가는 길 보다는 조금 덜 막히긴 했지만,

준비한 4권의 소설을 다 읽어도 천안 삼거리 였던 것은 끔찍했었습니다.


그렇게 간신히 도착한 수도권의 고향 방문은

씁쓸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아마도, 수도권에서 보금자리를 트지 못한 원망이 한 몫 더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위대하신 관습헌법님에 의해서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 살면,

뭔가 '잘' 못된 사람, 잘못된 가족 이었습니다.

하다못해, 경기도 권역에라도 살아야, 사람 대접 받앗었습니다.


사람도 아닌 자식과 손주가 아득바득 수도권에 들어오면 받는 것은 '멸시' 였습니다.

항상, "촌스럽다"는 일가친척들의 비난과 "그게 뭐니" 라는 행동거지의 손가락질은

쉴새없이 이어졌었습니다.


명절이 끝나갈 무렵, 아버지는 뉴스의 교통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역귀성의 관심이 없는 만큼, 뉴스의 정보도 찰나에 그쳤었습니다.

어떤 순간에 지방으로 내려가야 할지, 어떤 도로를 타야 할지 영민한 판단이 필요하셨을 겁니다.

그리고 어떤 순간, 그 결정은 이루어졌었습니다.


이것은 지방에서 역귀성을 해보지 않았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이야기 입니다.

존경하는 총수도 지방을 잘 모르듯이 아무도 몰랐을 이야기 입니다. (총수님, 촌스럽다는 말 좀 그만 했으면 좋겠어요. 촌사람들 속상해요.)

당시는 설날이었습니다. 눈이 많이왔었습니다. 20시간을 달려도 딱 대전에 도착했었습니다.

대전의 어딘가, 인터체인지를 나와서 가족모두 차에서 잤었습니다.


추석이든, 설날이든, 그 때의 한기가 남아있습니다.

명절 귀성전쟁은 옛말이 되었지만,

아직도 다리가 시리더라구요.


애달픈 과거 지방러의 역귀성 한 풀이 였습니다. 명절의 즐거운 썰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ㅎㅎ

댓글 (5)

  • 셀레본 Lv.1

    25.10.04 · 14.♡.6.132

    역귀성을 귀곡성으로 보고...... 추석에 무슨 일이 있으셨던건가 했습니다.
  • 1

    12시30분 Lv.1 → 셀레본 작성자

    25.10.04 · 170.♡.144.214

    아마도 이제는 생소한 용어라 생각 됩니다.ㅎㅎㅎ
  • 상추엄마

    상추엄마 Lv.1

    25.10.04 · 121.♡.87.244

    한편의 비극적인 희곡을 보는것 같기도합니다 재미난 글 자주 올려주세용
  • diynbetterlife

    diynbetterlife Lv.1

    25.10.04 · 220.♡.37.28

    김어준 총수가 서울이 아닌 지역에 대해 촌스럽다고 한 적이 있었나요?;; ㅠㅠ
    총수도 지역 균형 발전이 중요하다고 박구용 철학자와 함께 강조하더라고요.
    역귀성도 정말 고난의 길이군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김어준 : 5극3특이 뭔지 처음 들어보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해 주세요.

    ▷박구용 : 5극3특,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 15대 강국, 국민이 5천 명 이상인 나라 중에서 하나의 1극 체제인 유일한 나라예요.

    ▶김어준 : 그러니까 서울밖에 없다는 거지.

    ▷박구용 : 서울, 수도권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왜 심각하냐? 노동 생산성 쉽게 말하면 노동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너무 많이 과도하게 소비되는 거예요. 두 번째 노동만 생산하는 게 문제가 아니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맺는 친밀성 생산도 심각하게 퇴화시키는 문제예요. 그러니까 이게 쉽게 말하면 출산 문제라든가 다 연관되는 거예요. 그래서 대통령이 1극 체제로 가는 것이 지금까지는 효율적이었다. 우리나라가. 하지만 이제는 이건 망하는 길이다.

    ▶김어준 : 수도권, 동남권, 중부권, 호남권, 대경권인가 하여튼 다섯 개로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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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시30분 Lv.1 → diynbetterlife 작성자

    25.10.04 · 170.♡.144.214

    네, 그러한 언사가 몇번 있기도 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진짜 지방에 살았었기 때문에, 더욱 따끔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피해의식 비스끄므래한 것이 자리잡고 있을지도 모르겟네요. 총수님은 완전 팬이지만, 가끔 지방러의 삶을 잘 모르시는 말씀을 하셔서 아플 때가 있긴 합니다. 물론 김총수의 전체적인 맥락과 의도는 당연히 좋은 방향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emo:president-012.jpg: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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