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118.♡.7.170)
2024년 5월 3일 PM 12:13 · 수정됨(19:07)

두부입니다.
두부는 13~14세기에 한국에 전래되었는데 육식을 자제하는 동북아 불교 특성상 두부는 사찰에서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죠.
한국의 두부 관련된 기록 중 가장 오래된 게 고려 시대의 유학자 목은 이색이 남긴 5편의 두부 관련 시입니다.
두부 먹는 분위기를 산승의 거처에 비유하거나 관악산 신방사 주지승이 두부를 대접해준 것에 감사를 표하는 등 불교와 관련된 내용들이 있죠.
이런 두부는 숭유억불의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불교와 사찰을 살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유교를 숭상하는 조선에서도 두부는 필수 제수용품이라 중요한 음식이었습니다.
제사상에 올라가는 탕과 적(꼬치요리)에 두부가 들어가고, 경상도 등에서는 아예 두부를 지져서 올리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조선 왕릉들인데, 조선 왕릉은 조선 팔도 곳곳의 산 근처 명당자리들에 위치하고 있단 겁니다.
당연히 조선 왕실로서는 이 왕릉들을 관리하고 제수용 두부를 구해야 하는데 여기에 나랏돈을 쓸 경우 들어가는 돈이 한두푼일 리가 없죠.
이에 조선 왕실에서는 각지에 흩어져 있는 왕릉들을 관리하고 제사 때마다 안정적인 두부를 공급해줄 수단이 필요했는데 여기에 딱 맞는게 불교 사찰이었습니다.
전국 산지마다 있고 고려때부터 숙달된 두부 제조기술과 인력이 어디 가는게 아니거든오.
더군다나 불교 입장에서도 왕실을 끌여들여서 양반들의 횡포로부터 절울 지킬 수 있었죠.
당시 일부 유학자들은 사소하게는 불교에 갑질하고, 심하게는 성리학에 너무 빠져 광신적으로 승려를 공격하거나 별장이나 무덤을 만드려고 절을 파괴하기도 했죠.
그런데 왕실 무덤과 제수를 관리하는 절을 건드리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공자 얼굴에 먹칠하고 왕실을 능멸하는 못된 역적이니 죽여달라고 하는 샘입니다.
그러다보니 조선 왕실과 불교계는 무덤울 관리하고 두부를 만드는 조포사를 만드는 데 둘다 적극적이었습니다.
특히 사찰두부로 유명했던 진관사의 경우 근현대까지 섣달 그믐과 정월 보름에 사찰 신도들에게 두부를 나눠주며 공덕회향의 방편으로도 썼습니다.
그 외에도 두부를 팔거나 석가탄신일에 온 신도들에게 나눠주는 등의 방식으로 신도를 모으고 절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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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시영화
24.05.03 · 124.♡.2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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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미
→ 동시영화 작성자
24.05.03 · 118.♡.7.170
진관사에 문재인 대통령 시절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방문했죠.
특히 질 바이든 여사가 저 사찰요리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
깜깜순할매
→ 동시영화
24.05.03 · 118.♡.6.11
흠... 절집에 가까우시네요.. ㅋㅋㅋㅋ
쇼군에 이어... 동시영화님이 궁금해집니다! -
동동시영화
→ 깜순할매
24.05.03 · 124.♡.238.30
절을 아주 아주 좋아하긴 하고, 불교의 가르침도 흥미롭다고 생각하는데,
다가가기가 뭔가... 왠지... 어딘가... 희한하게.... 어렵습니다?
동네에서 가까운 편이라 길상사에 가끔 가는데, 좋은데 또 구석구석 살피다 보면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중생들 한복판에 들어선 불교라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아도삼은 진도가 잘 안나갑니다. 쌤 이 과목도 재밌어 지겠죠? -
깜깜순할매
→ 동시영화
24.05.03 · 118.♡.6.11
그..그거슨.. 누적치가 쫌 있어야 합니다. 저는 야마오카 소하치의 (구)대망, 요즘이름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봤던 사람이라 재밌게 봤더랬지요.
또, 길상사가 근처라 하시니, 평창동 일선사도 추천드려요. 쫌... 등산각이지만, 일선사서 내려다보는 서울시내가.일품입니다. 스모그 없는 날 가셔요. -
동동시영화
→ 깜순할매
24.05.03 · 124.♡.238.30
추천 감사합니다. 일선사 꼭 가볼게요.
북한산이 바로 집 근처인데 거기서부터는 엄두가 안나고… 코스를 짜봐야겠네요. -
깜깜순할매
24.05.03 · 118.♡.6.11
조포사에 대한 기록만 있고 실제 두부 제조법은 많이 유실되서 아숩지요.
곁들여 재미있는건, 조선왕조가 유교국가를 지향해도 내부적으로 불교가 강해서 왕릉 제사의 제수는 두부, 유과 일색이었다지요 -
코코미
→ 깜순할매 작성자
24.05.03 · 118.♡.7.170
불교가 자리잡은게 천년이 넘은 상황이라 제로부터 시작하기 어렵죠. 한국의 풍습, 언어도 알게 모르게 불교 영향이 커요. -
깜깜순할매
→ 코미
24.05.03 · 118.♡.6.11
국조오례의 수업듣다 무릎을 쳤더랬습니다. 불교의 힘 이러면서요.
코미님 늘 글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emo:damoang-emo-007.gif:50} -
팬팬암
24.05.03 · 121.♡.64.88
재미있어요 또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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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사 사찰음식에 대해 촬영한 적이 있었는데, 다른 것보다 촬영용으로 특별히 준비해주신 음식들이 정말 맛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