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나는 ‘사람'을 지키고 싶었는데 요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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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8일 AM 11:56 · 수정됨(12:45)

조회 1,592 공감 0


젊은 시절, 나는 ‘사람'을 지키고 싶었는데 요즘은 자꾸 '재산'을 지키고 싶어집니다. 그래야 나도, 내 가족도 지킬 수 있을 것 같은 불안이 들어서요. 그런데 얄궂게도 남의 욕망은 탐욕 같고 내 것만 욕구처럼 느껴집니다. 기본욕구, 생존 욕구 할 때 그런 작은 것으로요. 그런데 그곳에 생존이란 말을 붙여도 될까, 그런 건 좀 염치없지 않나 자책하다가도, 자본주의사회에서 모두에게 떳떳한 선이란 과연 어디까지일까 반문합니다. 얼마 전 남편이 내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잘살게 되면 남을 돕고 살자." 그런데 여보, 우리가 잘살게 되면 우리가 '더' 잘살고 싶어지지 않을까? 그때도 이웃이 생각날까? 그저 약간의 선의와 교양으로 가끔 어딘가 기부하고, 진보 성향의 잡지를 구독하는 정도로 우리가 좋은 이웃이라 착각하며 살게 되지는 않을까? 그러자 한동안 피하고 싶었던 무겁고 부담스러운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말 그대로 그것,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그게 나라면, 이 시장에서 이익을 본 게 나라면, 지금도 같은 질문을 할 수 있었을까? 대놓고 기뻐하거나 자랑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깊은 안도감 정도는 느끼지 않았을까? 하고요.

- 좋은 이웃, 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

댓글 (4)

  • 페퍼로니피자

    페퍼로니피자 Lv.1

    25.10.08 · 106.♡.200.247

    저도 재산이 늘어나는 만큼 기부도 늘리고 있습니다 매월 정기기부만 10만원정도 하네요 여기저기 만원씩만해도..
  • adfontes

    adfontes Lv.1

    25.10.08 · 27.♡.21.142

    김애란 작가를 신형철 평론가는 ‘사회학자‘와 같다고 편했는데 저는 이번 소설을 잘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좋아하고 응원하는 작가입니다. 올려주신 글도 참 와 닿는 내용이네요.
  • 뽀로로

    뽀로로 Lv.1

    25.10.08 · 125.♡.205.92

    성찰이 있는 작가, 귀합니다.
  • 네버유니 Lv.1

    25.10.08 · 211.♡.207.98

    그저 약간의 선의와 교양으로 가끔 어딘가 기부하고....
    ----> 이 정도만 해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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