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1등은내꺼 (106.♡.164.70)
2025년 10월 9일 PM 06:41 · 수정됨(10. 10. 05:48)
안녕하세요 저는 이웃나라 일본에 살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중국인 혐오' 시위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착잡합니다.
저희 가족은 한일 다문화 가족입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한국에 살았고 그 후 다시 일본으로 와서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한일 다문화라는 이유로 아이들이 한국과 일본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오래 전 일입니다. 큰 아이가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 일주일 넘게 등교 거부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유를 물어도 대답도 안 하고 너무 완강해서 학교에 연락하고 걱정하고 있었는데
며칠 지나서 친구 엄마가 연락이 왔습니다.
학교에서 독도에 대해서 가르치면서 선생님께서 '일본인은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선생님께 "그럼 ○○의 아빠도 나쁜 사람이겠네요." 그랬다,
그 수업 이후 몇 몇 아이들이 '일본놈'이라고 놀렸다 등등의 일이 있었다고.
선생님은 제가 등교 거부에 대해 알렸을 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접고 들어가도 사후에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던 학교측과 선생님이 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이유를 알고 나서 아이와 얘기를 하는데 이렇게 묻더군요.
"아빠가 정말 나쁜 사람이냐고."
그 순간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일본에 와서 작은 아이가 초등학교 때 일입니다.
한동안 제게 "왜 엄마는 한국인이냐고, 일본인이면 좋을 텐데"라고 몇 번이나 말하더군요.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나 싶어서 의아했습니다.
매일 같은 소리를 해서 제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같은 반의 어떤 아이가 반 아이들이 모두 있는 곳에서
우리 아이에게 "더러운 피가 흐른다" "니네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큰 아이 때 일도 있고 해서 바로 학교에 연락했지만 학교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부모가 좀 골치아프다, 원래 폭력적이다, 그쪽 부모는 아이가 바른 말을 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했다,
학교에서 알았으니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일 크게 만들지 말자 였습니다.
그런데 1년 후 다시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심한 말이었다고.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은 이전 교장선생님과 달리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제가 상급 기관인 교육위원회에 연락도 하고 다방면으로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전교생 대상으로 인권과 다양성, 헤이트 스피치에 관한 교육이 실시되었고
가정통신문이 나갔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의 부모는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아이는 학교의 대처로 같은 편이 많이 생겼고 '그 아이'는 큰 소리를 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큰 아이는 이제 성인이 되었지만 그때 일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가끔 한국 가면 위축도 되고 그런답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말이죠.
작은 아이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중학교에 가서는 '한국인'이라는 걸 가능한 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자신들을 중간지대를 사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더군요.
두 나라 어디를 가든 자신들은 이방인이라고.
대림동 학교에 가서까지 저런 시위를 했다는 뉴스를 보고는 경악했습니다.
사실만을 전하는 언론을 보며 혐오의 말에 익숙해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수와 같은 혐오의 말의 상처는 생각보다 깊고 커서 잘 아물지 않습니다.
저들이 지금은 중국인이 타깃이지만 혐오를 이어가기 위해 또 다른 대상을 물색하지 않을까요.
세상 돌아가는 상황이 흉흉하기도 하고...
그래도 저들이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없게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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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일두유
25.10.09 · 219.♡.17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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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rayscaler
25.10.09 · 180.♡.225.86
타국에서 고생 많으십니다. 그리고 위로를 드립니다.
저도 다문화 가족으로서 (배우자가 대만 사람입니다. 아이는 아직 없지만, 계획은 있습니다.) 각오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한국으로 배우자가 올 예정이라 (결혼이민 비자 발급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자리잡고자 하는데 잘 넘겨야겠다 생각합니다. -
RREZealot
25.10.09 · 125.♡.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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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리딸이뻐요
25.10.09 · 1.♡.214.135
에휴 듣기만 하는 입장에서도 안타까움이 몰려옵니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셨으니 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
런런던쫄면
25.10.09 · 112.♡.206.53
고딩때 학교교류로 일본학생들을 처음 만났는데,
독자적인 한글의 존재를 모르고 한자를 쓴다고 알고 있더군요.
독도는 아예 처음 듣는 얘기이고, 식민지배에 대해서도 거의 모르더군요.
좀 충격적 이었습니다. 그냥 무관심 그 자체...
오로지 미국문화, 스포츠만 갖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
남남산깎는노인
→ 런던쫄면
25.10.09 · 219.♡.47.161
이것이 극우들이 바라는 우민화죠. 우리나라 극우 중심 세력들도 그렇게 하고 있고 미국도 그렇지요. -
남남산깎는노인
25.10.09 · 219.♡.47.161
저도 다문화 가정인데 한국의 중국인 대상 혐오시위 보면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냥 자기의 무식함과 모자람과 불만을 자기 책임이 아닌 타인에게 전가시키는 뿌리부터 허접한 것들이죠. -
Ddizzydrome
25.10.09 · 61.♡.42.147
78년간 지속적인 S폰서 미래ㅈ략질이죠.
1단계: 색깔론 (1940년대-1980년대)
2단계: 지역감정 (1970년대-2000년대)
3단계: 세대갈등 (1990년대-2010년대)
4단계: 젠더갈등 (2010년대-2020년대 초반)
기본적으로 조작, 선동, 이간질 이 3가지를 주축으로
혐오조장, 사회불안을 키우기 위해 설계되고 조직적인 테러 범죄라
단순히 사회 현상으로 여기면 안될 듯 합니다.
반드시 S폰서를 뿌리뽑아야죠. -
김김보라
25.10.09 · 210.♡.183.37
예전에 비정상회담에서 이걸로 토론한 적이 있었죠 타일러가 모든 씨앗이 꽃을 피우진 않는다며 나와 다른이를 타자화시키는건 어쩔수 없어도 교육으로 극단적인 혐오를 막을순 있다고 했었고 그때는 타일러가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작성자님 글을 보니 적극적인 교육이 혐오가 커지는걸 막을 수는 있겠군요 (최소한 부끄러운 짓이라는 건 가르칠 수 있을지도)
마음고생 많으시겠습니다 가끔 여기에 하소연이라도 하시고 마음 푸세요 -
인인생은경주
25.10.09 · 58.♡.24.41
막내가 교토대 다니고 있는데 지난번 집사람과 큰넘이 일본갔는데 같은 학교 여자친구라고 소개받았다고 하더군요. 막내 군대가면 서울로 교환학생으로 온다고 하는뎨 집사람 말로는 결혼할 기세라고 합니다 ㅎㅎ 저도 다문화 문제를 더 고민해야겠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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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대통령분부터 영업방해등 해결법 찾고 계시는거 같은데 좋은분들 노력들이 모여서 잘 해결될꺼라 믿습니다. 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