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교민이 쓴 '캄보디아 이야기
heltant79

Lv.1 heltant79 (61.♡.152.133)

2025년 10월 14일 PM 01:38 · 수정됨(10. 1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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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야기 1]

요즘 언론에서 연일 캄보디아 관련 뉴스로 시끄럽다.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교민들뿐 아니라, 한국에 거주 중인 캄보디아인들까지 모두 분개하고 있다.

‘범죄도시’…

캄보디아인들은 한국인 지인들에게 “어떻게 우리나라를 이런 식으로 매도할 수 있느냐”라며 항의 문자로 도배 중이다.

교민들 사이에서도 사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양국 교민들은 아무 죄가 없다.

그럼에도 요즘 언론 기사와 그 댓글들을 보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

캄보디아에 사는 한국 교민들은 마치 ‘위험한 나라에서 동포를 등치는 사람들’로,

한국에 사는 캄보디아인들은 ‘자국이 부패하고 한국인을 공격하는 나라의 국민’으로 오해받고 있다.

이제 문제의 본질을 다시 상식적으로 보자.

예천 출신 대학생의 사망은 너무나 안타깝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자.

한국 사회에서 어느 누가 22살짜리 대학생에게 한 달에 1,000만~1,500만 원을 주겠는가?

‘텔레마케팅’, ‘인터넷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했지만,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해외에서 그런 제안을 받았을 때 ‘보이스피싱 조직’일 가능성을 떠올렸어야 하지 않을까.

캄보디아 교민들은 지금 미칠 지경이다.

거의 대부분이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온라인 카지노’임을 알고 넘어오지만, 막상 와보면 중국 갱단이나 조선족 조직에게 붙잡혀 실적을 못 내면 짐승처럼 취급받는다.

그래서 탈출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캄보디아 대사관 직원들도 미칠 지경일 것이다.

기사에서는 대사관이 자국민 구출에 소홀했다며 비판하지만,

실상은 ‘불법을 저지르러 온 자들’을 그래도 자국민이라 최선을 다해 구출하고 송환하는 중이다.

대사관 경찰영사와 담당 주무관들은 밤잠도 못 자고, 주말도 없이 구출 작업을 한다.

작년에만 400여 명, 올해만 150여 명을 구출해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대사관, 한인회, 한인구조단, 교민들…

이들도 사람이다.

때로는 짜증이 나고, 화가 치솟는다.

새벽에도, 주말에도 구해달라는 연락이 온다.

그중에는 “미안하지만 제발 살려달라”는 정상적인 사람도 있지만,

“너희가 당연히 나를 구해야 하지 않느냐, 돈도 못 내주느냐”라며 적반하장인 사람들도 있다.

별의별 인간 군상이 다 있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들이다.

문제는 대사관에 이들을 본국으로 보낼 예산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가족에게 연락해 비행기 값과 벌금을 내고 나가지만,

대부분은 그런 돈조차 없는 막다른 인생들이다.

한국에서 이미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이 캄보디아로 넘어와 사기에 가담하려다 실패하고 붙잡힌 경우가 많다.

여권 분실 신고서 작성 : 약 $100

대사관 여권 재발급 : $60

비자 만료로 인한 벌금 : 하루 $10 (1년 불법체류 시 약 $3,600)

비행기 편도 : $300~500

아무리 적게 잡아도 1인당 $1,500 이상이 든다.

이런 사람들을 지금까지는 한인회장, 대사관 직원, 뜻있는 교민들이 자비로 도와왔다.

한인회장이 무슨 돈이 있다고, 공무원들이 무슨 급여가 많다고...

자기 급여의 20~30%를 이런 사람들을 위해 쓰는 걸로 알려져 있다.

부족한 금액은 교민사회에서 십시일반 모은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

한인회장 등 뜻있는 분들이 그동안 자비로 쓴 금액만 30만 달러(약 4억 원) 이 넘는다. 초기에는 중국 갱단에게 “한국 사람 빼돌려 보내지 말라”며 살해 협박도 받았다.

지금도 그 주변인들은 혹시 해를 입을까 노심초사한다.

작년 KBS가 처음 보도했을 때는 캄보디아가 ‘무법천지’처럼 묘사됐다.

이후 일부 기자들이 실태를 파악하면서 ‘피해자들도 완전히 순수한 피해자는 아니다’라는 점을 언급하지만,

여전히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은 한국 국민들을 오해하게 만든다.

어제 조선일보는

“캄보디아에 여행 다녀온 박항서, 납치당할 뻔”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내용을 읽어보니, 캄보디아에서 여행 잘 마치고 베트남으로 돌아가던 중, 베트남 택시 안에서 납치 위기를 겪은 이야기였다.

이건 정말 ‘미친 제목’이다.

한국 정부가 캄보디아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현지 교민들에게 돌아왔다.

또한 한국에 살고 있는 캄보디아인들의 자존심은 심하게 짓밟혔다.

이제 그들의 인내도 한계에 다다랐다.

‘순수한 피해자’는 거의 없다.

대부분은 무지했거나, 무지를 가장했거나,

혹은 자국민을 속여 돈을 벌겠다고 가담한 사람들이다.

죄는 밉지만, 사람까지 미워할 수는 없다.

그래서 결국 돕는다.

하지만 교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이들은 한국에 들어가더라도 반드시 경찰 조사를 받고, 죄값을 치러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캄보디아에 사는 교민들은 죄가 없다.

한국에 사는 캄보디아인들도 죄가 없다.

주기적으로 현지 실태를 알리는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한 캄보디아 교민이  올린 글입니다. 이미지가 안 올라가서 링크의 페북 게시글을 문자로 복사했습니다.

게시글에 언급된 10월 11일자 조선일보 기사도 링크합니다. 이 부분입니다.


그는 “베트남 독립기념일에 3박 4일 휴가를 받고 아내와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 왔다”며 “베트남 공항에 도착하니 밤 11시였다. 택시가 없어서 두리번거리고 있으니까 한 젊은 친구가 손을 흔들면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택시에 타자마자 음악 소리부터 이상했다”며 “기사가 자꾸 내 지갑을 보더라. 한국 돈과 베트남 돈을 바꾸자고 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게시글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캄보디아 납치 문제는 현지의 범죄조직이 캄보디아의 치안 상황과 우리 외교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서 돈 벌기 어려운 한국인들에게 가해지는 범죄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현지 범죄조직의 수사와 소탕 못지 않게 탈출한 한국인의 수용 및 송환 방안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캄보디아 정부와의 외교적 협상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통상적인 대응 이상의 규모와 방법이 필요하고, 오늘 대통령이 자원을 아끼지 말라고 한 것도 같은 의미의 지시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이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혐오의 시선으로 접근하는 것도 지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캄보디아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커뮤니티에서도 캄보디아랑 단교해야 한다느니, 우리도 한국 체재 중인 캄보디아인 추방하자느니 하는 얘기들이 슬슬 나옵니다.

캄보디아의 조직 중간책에 한국인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교민들에 대해서도 해외 나가면 한국인 제일 조심하라는 식으로 안 좋은 얘기들이 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혐오 발언이 문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무슨 사안이든 그냥 대상을 혐오해 버리는 것은 본질에 대한 접근도 해결도 외면하게 만들기 쉽습니다. 당장 본인의 감정은 해소할 수 있겠지만, 그 혐오는 사회에 오해와 분쟁의 씨앗을 남기죠.

지금 나오고 있는 언론 보도들도 이 문제의 본질을 캐내기보다는 쉬운 혐오 대상 하나를 만들어서 기사를 소비시키려는 의도가 더 커 보입니다. 링크된 조선일보 기사도 캄보디아와는 상관도 없는 베트남에서 있었던 일인데 캄보디아 문제와 관련 있는 것처럼 썼죠.

우리가 굳이 그들의 장삿속에 놀아나야 할 이유는 없을 거 같아요.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을 바라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일방적인 혐오의 언어로 나가고 있지는 않은지 조심해야겠습니다.

댓글 (41)

  • 5호라

    5호라 Lv.1

    25.10.14 · 175.♡.154.96

    그래도.. 언론에서 이렇게 때려되니..
    낚여서 가는 사람들 좀 줄어들겠져..
  • 하늘걷기

    하늘걷기 Lv.1

    25.10.14 · 211.♡.97.42

    차라리 캄보디아 당국을 비판하는 게 더 건설적인 일 입니다.
    범죄와 무관한 교민들을 괴롭히는 일은 자제해야 합니다.
  • 칼몬드 Lv.1

    25.10.14 · 182.♡.3.250

    "‘순수한 피해자’는 거의 없다.
    대부분은 무지했거나, 무지를 가장했거나,
    혹은 자국민을 속여 돈을 벌겠다고 가담한 사람들이다."

    여기서.. 무지한 사람도 순수한 피해자죠.
    이게 아니게 된다면 로맨스 스캠 자체도 피해자가 없는 범죄가 되고
    경계선 지능 아래의 사람들한텐 무슨짓을 해도 그 사람들이 잘못한게 됩니다.
  • heltant79

    heltant79 Lv.1 → 칼몬드 작성자

    25.10.14 · 61.♡.152.133

    그들이 잘못을 했으니 구해줄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니까요.
  • 칼몬드 Lv.1 → heltant79

    25.10.14 · 182.♡.3.250

    "예천 출신 대학생의 사망은 너무나 안타깝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자.
    한국 사회에서 어느 누가 22살짜리 대학생에게 한 달에 1,000만~1,500만 원을 주겠는가?
    ‘텔레마케팅’, ‘인터넷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했지만,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해외에서 그런 제안을 받았을 때 ‘보이스피싱 조직’일 가능성을 떠올렸어야 하지 않을까."

    냉정히 생각해봐야한다거나, 상식이 있는 사람, 순수한 피해자가 없다 는 등의 내용에서
    불귀의 객이 된 대학생 등 피해자에게 잘못을 묻는 느낌이 강해 썼습니다.
    실제로 네이버 뉴스 댓글이나 다른 커뮤니티에서 피해자를 꾸짖는 혐오성 내용을 꽤 보기도 했고요.
    이제야 캄보디아 사건이 더 널리 알려졌으니 모두 더 주의하겠지만 그 전엔 그렇지 못했으니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 heltant79

    heltant79 Lv.1 → 칼몬드 작성자

    25.10.14 · 61.♡.152.133

    글쎄요, 피해자와 같은 사람들을 실제로 구하려 했던 건 현지 영사와 한인회 사람들이죠.
    그 피해자들을 비난하자는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칼몬드 Lv.1 → heltant79

    25.10.14 · 182.♡.3.250

    이미 비난하고 있는 글입니다.
    현지 영사나 한인회 사람들이 아닌 글 저자가 말입니다.
  • 아찌

    아찌 Lv.1 → heltant79

    25.10.14 · 211.♡.128.34

    한인회, 영사와 저 교묘한 글의 글쓴이를 분리해서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 V4VKTEVILL

    V4VKTEVILL Lv.1

    25.10.14 · 211.♡.192.39

    참 논조가 희안하군요. 교민으로서 답답이야 하겠습니다만 피해자들이 순수한 피해자들이 아니고 범죄자들이니 그냥 두어 달라는 건가요?

    혐오야 당연히 하면 안되는 거지만 지역사회 치안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잖아요?

    불순한 의도로 입국을 했다고 해서 또 다른 범죄 피해자가 되는게 정당화 될 수도 없는 것이고 캄보디아 인들이 꾸민게 아니더라도 그 지역이 범죄 조직화 된 문제가 근래가 아닌데 이제 와서요?
    캄보디어내에서 불순한 의도를 유도해서 판을 만들어 놓은게 더 큰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간 사람들이 범법자인데 왜 우리가 고통받느냐 인거 겠죠?

    심정이야 이해가고 언론이 과도한 것도 이해가지만 작가의 이기적인 글로 읽힙니다.
  • heltant79

    heltant79 Lv.1 → V4VKTEVILL 작성자

    25.10.14 · 61.♡.152.133

    구해주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문제를 지적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요.
    교민사회에서는 그런 사람들도 최선을 다해 구해주려 하고 있는데 교민사회를 조직책처럼 혐오하지 말라는 겁니다.

    사실 이거 십수 년전 필리핀에서 있었던 일과 똑같습니다. 그때도 필리핀 교민 분들 고생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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