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첫번째 로또는....1998년 '프랑스월드컵'입니다.
김오우무아

Lv.1 김오우무아 (203.♡.220.25)

2025년 10월 16일 PM 05:20 · 수정됨(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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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프랑스 월드컵은 제게 매우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특별함은 프랑스가 우승했기 때문도, 차범근 감독님이 네덜란드전에서 0대 5로 대패한 뒤 월드컵 기간 중 경질된 사건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두 사건은 당시 축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개최국인 프랑스가 우승을 했습니다.


당시 저는 직원 스무 명 남짓한 벤처기업 개발팀에서 PCB 설계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생산팀에서 설계팀으로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부담과 설렘을 동시에 안고 있었습니다. ‘캐드스타’라는 설계 프로그램으로 PCB(BURN IN BOARD) 설계를 배우며 거의 매일 야근을 했고, 때로는 철야도 해야만 했습니다. 제가 설계한 BURN IN BOARD는 삼성 반도체 검사 장비에 들어가는 보드로, 1장당 가격이 천만 원이 넘었습니다.

우리 회사와 몇몇 협력 업체가 샘플을 삼성에 제출하면, 삼성은 테스트 후 가장 좋은 결과를 낸 샘플에 주문을 넣었습니다. 그걸 업계 용어로 ‘콜’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저는 설계 경력이 부족해 사수의 도움을 받았지만 늘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고, 한 번도 콜을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설계팀으로 옮긴 지 1년도 안 되어 퇴사를 했습니다. 문과 성향인 저는 설계 업무가 제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에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 열렸습니다. 어느 날 개발실 팀원 중 한 분이 사내에서 프랑스 월드컵 우승국을 맞히는 내기를 하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임직원 모두가 만 원씩 걸었습니다. 혹시 동점자가 나올지 모르니 결승전 스코어와 결승골 시간까지 맞추도록 했습니다. 저도 만 원을 걸고 우승은 프랑스, 스코어는 3:0, 결승골 시간은 후반 20분으로 예상했습니다.

월드컵 본선, 16강, 8강을 거치며 사내 분위기는 우승국을 맞히는 열기로 달아올랐습니다. 자신이 예상한 나라가 탈락할 때마다 아쉬움과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마침내 결승전에 프랑스가 진출하자,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중에도 저는 기뻤습니다. 직원들도 이 내기에서 누가 우승할지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내기에 걸린 20만 원은 과연 누구에게 돌아갈까요?


몇년전 처음으로 로또 4등에 담청되어서 오만원을 수령했네요.


전반전에 지네딘 지단의 연속골이 터지며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3:0을 예상했습니다. 후반 48분, 에마뉘엘 프티가 한 골을 더 넣으며 스코어는 3:0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결승골 시간입니다. 누가 더 근접하게 맞추었을까요? 후반 20분을 예상한 저였습니다. 저는 월드컵 우승국가를 맞히는 내기에서 우승했고, 상금의 절반은 전 직원에게 피자를 쏘았습니다. 더욱이 그날은 제게 또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평직원에서 주임으로 승진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제 직장 생활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직책이었지만요.

프랑스 월드컵은 제 인생의 첫 번째 로또 당첨이었습니다. 그 뒤로도 행운권 추첨을 하면 매번은 아니지만 종종 당첨이 되곤 했습니다. 저는 운이 꽤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복권(로또)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로또 최고 성적은 4등 한 번이지만,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국을 맞혔듯 언젠가는 로또도 1등에 당첨될 날이 오겠지요.

댓글 (2)

  • RanomA

    RanomA Lv.1

    25.10.16 · 223.♡.81.133

    브라질 응원했는데, 밤새고 아침에 보다 열받았던 경기군여. 그 이후로 닭들한테 이기지 못하는 카나리아들.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 RanomA 작성자

    25.10.16 · 203.♡.220.25

    그랬나요? 사는게 바빠서 국내리그는 안봐도 국대 경기는 봤는데 요즘은 그마저도 잘 안보게 되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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