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탕62 (122.♡.2.138)
2025년 10월 27일 PM 05:18
혁명이란 무엇인가?
사람에 대한 연민으로 밤을 지새우던 젊은 시절, 이 질문은 늘 제게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전두환 정권의 무지막지한 폭압 속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들 수 밖에 없었던 시간, 과연 이것은 정당화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선,후배들과 치열한 논쟁을 벌였고 늘 이것은 폭력이 아니라 정당방위라는 결론에 이르곤 했지만 가끔 대중과 민중 속에서 갈등하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징역을 살면서 만났던 재소자들은 거의 대부분 민중이라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이었고 이들을 위해 교도소 인권 투쟁을 한다는 것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아무리 현상과 본질이라는 철학적 명제를 가지고 그들을 바라보려 했지만 현실에서 나타나는 그들의 이기심에 몸서리 쳤다.
특히 5.18 관련 소내 투쟁에서 교도관들의 사주를 받고 운동권 학생들에 대한 일부의 폭력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징역을 살고 나와 민민운동 단체에서 활동가로 일할 때 벌어진 소위 헤게모니 투쟁이란 것이었다.
동지들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다고 다짐했던 순간들이 아무 것도 아닌 이념 논쟁으로 서로를 멸시하고 비난하면서 패거리를 만드는 것을 보는 것은 그야말로 지금껏 가졌던 물음,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 것인가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관성이었을까? 자신도 모르게 나도 그 어느 편에 서 있었고, 이겨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혔다.
이네 예순 셋의 나이가 되면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을 거의 한 번에 다 읽어 내렸갔다.
시게노부 후사코의 "사과 나무 아래에서 너를 낳으려 했다."라는 책은 전공투로 우리에게 알려진 일본의 학생운동과 그 이후 적군파로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 테러로 유명해진 적군파의 수장의 이야기다.
레바논에서 활동하다 아이를 낳고 일본에 다시 들어와 숨어 살다가 2001년 체포되어 20년의 징역을 살고 나온 그녀가 자신의 딸에게, 아니 혁명을 꿈꾸었던 젊은이들에게 주는 솔직한 이야기를 읽으면 눈물을 흘렸다.
젊은 날, 우리가 저질렀던 실수들, 인간에 대한 예의로 시작했고 그것을 지켜야 했지만 원칙을 잃고 방황했던 순간들을 그녀의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다.
왜 지금 386 세대들은 경계에 서 있는가?
자신을 돌아보고 오로지 나만이 옳다가 아니라 상대방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바라보면서 내가 가지지 못한 생각들을 읽어 나갈 때 세상은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전해주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 민주주의의 완성은 조직화된 시민의 힘으로 이룰 수 있다는 말은 진심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돌이켜보게 만드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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