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golemongole (61.♡.217.153)
2025년 10월 28일 PM 09:03 · 수정됨(10. 29. 07:23)

갈수록 더 재미있는 신기한 드라마입니다. 웃기기도 하고 야릇하기도 합니다. 진지하기도 하고 스릴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케리 러셀이 이쁩니다. <아메리칸스>부터 케리 러셀은 노출 없이도 사람 애간장을 녹이는 법을 압니다. 저도 남편 핼과 여자 취향이 비슷한가 봅니다.
<외교관> 시리즈는 선형적 구조라기 보다 나선형 구조입니다. 이야기가 깊어지고 계속 파고듭니다. 시즌1의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시즌 2에 이어지고, 시즌2 문제는 고스란히 시즌 3가 떠안게 됩니다. 시즌3 문제도 추가되면서요. 나선은 계속 돌면서 트위스터가 됩니다.
캐릭터도 등장과 퇴장이 나선형 소용돌이를 향해 들어가기도 하고 튕겨 나가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시즌 2의 데니슨은 시즌 3에서 캘럼으로 교체되죠. 축구팀 선수처럼 작가라는 코치 명령으로 포지션은 그대로 두고 선수만 바꿉니다. 선수 맞습니다. 케이트 꼬시는 선수요.
시즌 3가 가장 야합니다. (나선형 구조라니까요!) 이젠 대사도 노골적이고 행동도 노골적입니다. 대놓고 꼬시고 보란 듯이 합니다. 한글 번역도 노골적입니다. 한글 번역에는 잘 볼 수 없었던 타부에 가까운 두 글자 단어들이 갑자기 툭 튀어나옵니다. 작가가 <웨스트 윙>출신이 아니라 <그레이 어나토미>출신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어머나, 작가 데보라 칸은 <웨스트 윙>이 끝나고 <그레이 어나토미>에 합류했군요. 딱, 걸렸어.
<그레이 어나토미>처럼 연애와 응응이 직장 스트레스 풀이용입니다. 그래서 서로 깊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외교관>은 조금 다릅니다. 깊게 생각해야 합니다. 전쟁이 날 수도 있고 내 자리가 날아갈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케이트는 고민이 큽니다. 일과 연애가 겹치면 두 나라의 정사에 혼동이 생깁니다. 네, 정사는 노린 단어입니다. 이드라-스튜어트 커플은 그래서 시즌2에서 떨어져 지냅니다. 정사를 하나만 돌봅니다.
시즌3 엔딩은 시즌2 만큼이나 충격이지만 마지막 에피소드가 너무 재밌었어요. 오디오가 겹치는 수다쟁이 드라마를 원체 좋아하는데, 마지막 에피 만찬 장면은 어찌나 웃었던지요. 각자 자기 말만 하는데 알아듣는 사람은 붉으락푸르락 아무 말도 못 하고, 보는 사람은 모두 다 알아먹으니 쉴 틈이 없습니다. 계속 웃을 수밖에요. <베어> 시즌1 롱테이크 식사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연기 잘 하는 사람들이 식탁에 모여서 침과 연기 차력쇼를 동시에 튀기며 속사포처럼 대사를 쏟아내던 장면이요. <외교관>도 그에 못지않았습니다. 오죽하면 작가가 '테니스 복식조' 보는 것 같다고 했을까요. 티키타카 수준이 윔블던 급입니다. 덕분에 한 커플이 정식 캐릭터로 승격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대통령 그레이스는 핼이 말한 여성 취향과 비슷한 몸매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small t*ts) 토드가 그레이스 셔츠 버튼을 풀어준 덕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레이스 남편 토드는 핼과 그레이스 사이를 계속 의심하고 있죠. 이 정도면 합리적인 의심입니다. 그리고 디테일이 악마입니다. 작가가 쓸데없이 속옷 장면을 썼을 리가 없어요. 야릇함에 진심입니다. 그렇게 시즌3는 두 정사가 충돌하며 끝납니다. 여성 작가와 여성 주인공이 함께 빚어낸 외교를 빙자한 로맨스 소설 같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백마탄 왕자는 없습니다. 대신 머리 벗겨진 쫌생이 영국 총리와, 헬스 매거진 잡지에 나올법한 몸매의 외무장관, 그리고 능글맞기가 짝이 없는 영국 스파이 그리고 음흉하기 짝이 없는 네모턱 미국 부통령이 나옵니다. 이 정도면 로맨스 소설 몇 권 더 쓸 수 있겠어요.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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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늘걷기
25.10.28 · 211.♡.97.42
웨스트 윙의 출연자들이 나와서 반가웠었는데 그렇게 연결이 됐었군요. -
Mmongolemongole
→ 하늘걷기 작성자
25.10.28 · 112.♡.33.238
웨스트 윙 재미만큼이나 그레이 어나토미 식 재미가 크더라구요 시즌3 특히 -
트트라팔가야
25.10.28 · 58.♡.217.6
평론가 평이네요. "이 시리즈는 정치적 사건이 거의 항상 개인적인 문제와 연결된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우리 나라 실제 사례, 윤**, 김** 생각나네요. -
Mmongolemongole
→ 트라팔가야 작성자
25.10.28 · 112.♡.33.238
음 ... 두 사람 생각은 안 났습니다 ㅠㅡ - E
ESECC
25.10.28 · 59.♡.147.204
시즌2까지 재밌게 보다가 시즌3는 너무 케이트가 짜증나게 나와서 못보겠더군요. 여자는 큰일이 많아지니 집중 못하고 동료도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고, 남자는 뭔가 막 지르는 듯 하면서 알고보면 엄청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식으로 흘러가는 걸 보니...위에 평론가 평이 그런 걸 의도한거라면 성공한 것 같기도 하구요.... -
Mmongolemongole
→ ESECC 작성자
25.10.28 · 112.♡.33.238
시즌3에선 더 심해집니다 ^^ 혹은 정확히 주제입니다 -
Ggoro
25.10.28 · 116.♡.61.162
재밌었어요. 그보단 흥미로웠다가 더 정확한 말인 듯해요.
제가 처음에 그만 볼까 했던 부분은
케이트가 자신의 보스가 될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이 적대시하고 나라를 위험에 빠트리는 인물쪽으로 돌아선건… 의외였어요. 하지만 한번 악인은 여전히 악인이더군요.
재밌어요. 현실반영이에요.
대사관에서 상대국 관료와 ㅇㅇ 한다는 건 빼고요.(정말 아닌거 맞겠죠?) - 운
운하영웅전설A
25.10.28 · 222.♡.179.249
흠... 근데 능력이 있는게 맞나 싶은 생각은 계속 들었습니다... -
별별이
25.10.29 · 118.♡.174.38
외교 이야길 바랬는데
부부 이야기가 나와서 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드라마는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구나 했습니다
(실제가 드라마 보다 더 하다고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 콘
콘라판
25.10.29 · 106.♡.194.42
영국총리부인이 심상치 않습니다.
시즌4에서 난리 좀 칠거라 예상합니다.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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