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숲1 (58.♡.71.151)
2025년 11월 10일 AM 11:51
제가 올3월 크게 다쳐 입원해서 철심 철판 우두두두~~ 박는 수술을 했고
1차 제거 및 추가 나사박기 수술
그리고 몇달 후 세번째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가 게시판에 몇번 다친 얘길 써서 쟤 또 그얘기야? 하겠지만 이번엔 좀 다른 얘기를 해보려구요.
제가 두번의 수술과 입원 그리고 외래진료, 진료시 받은 도수치료 등을 합치면 제가 다치면서 1,000만원에 이르는 병원비를 썼습니다. 앞으로 남은 수술에 더해 이후 재활에 필요한 경비를 생각한다면 최소 1,500만원 정도는 쓰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저는 마침 은퇴를 해서 이제 진짜 잼나는 인생 2막을 살아봐야지 하다가 급 쪼그라들고 말았는데.. 여튼 상해로 인한 예상수입의 단절이 없었습니다. 거기에 1세대 실손보험을 가입한지라 진단비까지 고려하면 병원비에 더해 약간의 +@가 입금되어 금전적인 손실은 없었다고 봐야겠죠. 물론 제가 십수년 불입한 보험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이런 상황이 아닌 실손보험이 없는 4인가족의 외벌이 가장쯤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보면요. 저 병원비에 최소 3개월이 넘는 휴직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공무원, 대기업이라면 몰라도 당장 제가 퇴직 전 다니던 회사였으면 아마도 퇴사를 종용받거나, 무직휴급이거나, 가장 많이 봐줘서 몸만 집에 있을 뿐 병원 회사에서 엄청난 재택근무를 하거나 물론 주변 직원들에 대해서 민폐를 끼쳐 무지무지 미안해하며 아마도 그러겠죠. 만약 보험없이 퇴직이나 무급의 휴직이 몇개월 계속되면 아마도 아이 학원비 걱정, 집 대출금 걱정에 느느니 한숨이었겠지요.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이 저 1000만원씩이나 나오게 되는 병원비, 더 정확히는 비급여에 대한 문제입니다.
정말 응급상황으로 다쳐서 들어오다보니 병원 수술상담실에서 서류 주는거에 그냥 주우우왁 다 사인하고 말았는데요. 나중에 보니 그 비급여가 엄청나더군요. 품목도 많고, 무엇보다 필수적이지 않은 검사나 주사제 약품이 많고,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그 단가가 터무니없이 높습니다. 비급여는 병원에서 가격을 정하기 나름이니까요. 굳이 필요없는 십만원대의 영양제를 수회 주사하고, 흉터완화연고를 처방하고, 소독용 약품도 뭐 그리 비싼걸 사용하는지..정말 단적인 예로 수술 후 환부 드레싱에 사용하는 5그램짜리 연고를 개인에게 하나씩 지급하길래 수술 후 안정을 찾고나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모병원에서 85,000원에 책정했길래 아우 엄청 비싼거구나 아껴 발라야겠다 했는데 막상 퇴원할 때 보니 제가 수술한 병원에선 170,000원 이더라구요. 푸할.. 결국 이런 것들은 나중에 실손보험 청구시 보험사와 분쟁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비용이 청구되고 환자들이 또 별 문제 없이 넘어가는 것들은
실손보험의 존재 때문인거죠. 거의 커버가 되리라는 걸 알고 있으니 별다른 저항없이 비싼 비급여를 받아들이는 겁니다.
요새 병원가면 모든 의료기관이 그런건 아니지만 문진표 등을 작성하면서 마지막에 실손보험 존재 여부를 묻습니다. 심한 곳은 개인정보 동의를 받아 어떤 보험인지 보장범위를 확인한 후 확실히 공사각을 잡습니다. 제가 수술 입원 후 요양을 위해 입원한 한방병원도 그랬어요. 너는 1세대보험이니 입원 중 첩약도 실손보상이 되니까 어혈을 잡는(붓기완화되는) 한약을 먹어라..
저는 물론 거절했습니다만...(한약 싫엉!)
또 제가 한방병원 입원당시 본 어떤 환자분은 초창기 간병보험을 가입했는데 그 나오는 보험료 금액이 엄청나서 한달에 20일정도 입원해서 병원비 및 간병비를 쓰고 남은 걸로 생활비를 하신다고 매월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더군요.
그런식으로 계속 올라가는 실손보험 청구 금액으로 보험사 손해율도 계속 올라가는거고 보험금은 천정부지로 치솟는거죠. 어차피 내가 안써도 보험료는 오를거니까 에라 모르겠다 나도 쓰고 보자는 맘이 드는 보험계약자를 탓할 수만도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이렇게까지 심각해지기전 2000년대 초반부터 건강보험 만원더내기 운동이 제안되었었습니다. 지금 제 빈곤한 검색능력으론 자료 검색을 못해서 기억에 의지해 쓰지만 당시 소득수준을 감안했을 때 전국민이 건강보험을 월 만원씩만 더 부담한다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여 실손보험을 대체할 수 있을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찾아보니 "건강보험 하나로"라는 캠페인으로 2010년대 초반의 기사가 검색되네요.
당시 건강보험의 보장률이 60%밖에 되지 않고 그는 즉 병원비의 40%는 사적으로 지출한다는 거죠. 중병에 걸려 병원비가 2000만 원이 나오면 부자든, 서민이든 똑같이 800만 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이재용에게 800만 원이 껌 값이겠지만, 대다수 서민에게 가계파탄마저 감수해야 할 수 있는 문제가 되는거죠. "건강보험 하나로" 어느 질병에 걸리더라도 연간 개인 부담비용을 당시기준 100만 원이 넘지 않도록 하자는 것, 진료비 부담이 큰 입원진료비에 대해서는 보장률을 90%로 하자는 것을 목표로 국민들의 가계 부담을 최소화하자는 것에 맞춰져 있었네요. 건강보험은 소득에 대해 징수되니 소득재분배의 역할을 하고요. 우리 국민들이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는 이유의 80%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하니 이런 제도적 재정지출을 통해 불필요한 민간의료보험의 지출을 줄일 수 있으니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도 제고할 수 있고요. 현재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에도 건강보험 개인부담금상한제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소득별로 구간이 각기 다르고 무엇보다 비급여는 무조건 개인부담일 뿐이고, 급여부분에만 해당되므로 사실 아주아주 큰병으로 장기간의 치료를 받지 않는 이상 이에 해당되기는 좀 어렵습니다.
하지만 벌써 이것도 십수년전의 이야기이고 이 민간보험 시장은 더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져서 함부로 손대기 어려워진 상황이라 보입니다. 당연히 그 시장의 주도자인 민간보험사들이 그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더더더 키우려 할 것이고, 국민의 상당비율이 가입한 실손보험의 맛을 본 가입자들도 그 혜택을 포기하고 싶지 않고요.
실손보험의 존재는 이미 낸 보험료는 고려대상이 아니고 환자가 실부담할 병원비 부담이 없어지니 병원의 허들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건 과잉진료, 의료쇼핑으로 이어져 건강보험 재정악화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지요.
사실 부모님 두분을 모두 수년간의 암투병을 거쳐 보내드린 자식으로 우리나라 건강보험에 대해서는 칭송해 마지 않습니다만 상당부분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일들도 많습니다. 어제인가 의사들 뭔 시위인가 파업인가도 선언하고, 필수의료강화, 간호간병통합병동 확대, 노령화로 인한 장기요양보험 재정 문제,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민간의료보험의 문제 정말 의료분야는 생각할 것들이 많습니다. 당장은 지난 정권에서 무너진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벅찬 시절입니다. 하지만 서민들의 삶과 가장 밀접한 의료분야에 대해서는 어떤 대안과 정책으로 개혁을 해나갈지 그에 대한 사회적 타협의 과정은 어떠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흠..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두 맛있는 점심드시고 시간나시면 남은 가을을 즐기는 산책으로 여유로운 시간 보내세요~~~
댓글 (0)
-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