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써둔 기독교 관련 뻘글 #1
MJLee

Lv.1 MJLee (39.♡.46.156)

2024년 5월 6일 PM 04:49 · 수정됨(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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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 대해 예전에 써놓은 끄적임 #1.

평신도들 읽으시라고...

의식의 흐름대로 써서 좀 중구난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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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기독교가 주로 '예수를 믿으면 죽어서 천국가는 종교'라고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덤으로 착한 일(그들에게는 착한 일이지만 실제로는 그저 교회 일)을 해놓으면 선업같은게 쌓여서 천국이라는 피안의 세상에서 좀 더 편하고 넓은 신축 아파트 쯤에서 사는 그런 종교로 거의 받아들여지는 것 같은데요.


사실, 기독교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예수는 전 세계 종교사를 보아도 굉장히 독특한 인물입니다.


-우선 석가나 무하마드와는 달리 '태생부터가 반쯤 신'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예수가 직접 쓴 경전은 하나도 없습니다. 전해내려오는 것은 오직 '어록 자료' 뿐인데요, 사실 이 점은 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에서는 이슬람교가 특이하다고 할 순 있겠네요. 하지만 불교의 경우 '경전'이라는 것이 그래도 '석가 어록'을 보존하기 위한 방편으로 쓰여졌는데 예수의 생애와 어록 자료가 기록된 '복음서'는 거의 소설급의 스토리텔링과 방대함, 이야기 구조의 정교함을 자랑합니다(이야기 구조가 정교하다는 것은 후대에 '특정 의도'를 갖고 계획에 따라 세심히 쓰여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제자들, 혹은 간접적 영향을 받은 인물들로부터 신격화가 이뤄졌습니다.


태생부터가 다소 난잡한 이러한 특징 때문에 기독교를 '어떤 종교다'라고 정의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는데요.

추가적인 어려움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다른 아브라함 계열 종교와는 다르게 상반된 사상이나 내용을 담고 있는 경전들이 난잡하게 얽혀있습니다. 예컨대 유대교 경전인 구약성서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오경만 해도 최소 4계통의 최종편집자 그룹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JEPD), 그 외에 예언서 등을 비롯한 다른 형식의 책들도 그 안에서 서로 모순점이 많습니다(주제가 다르며 주장하고자 하는 바가 다릅니다). 그런데 여기에 신약성서까지 추가되어 있습니다. 신약성서의 경우에도 '종말의 인식'에 대해서만 봐도 서로 상반된 내용들이 많아서 어떤 통일된 입장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사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 중 하나인데요, 많은 학자들은 이제 공통적으로 '예수는 어떤 종교를 창시하려 했다기보다는 유대인 공동체의 내부인으로서 일종의 종교 개혁 운동을 하려 했다'는데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사이비 종교 하나 만들려고 그 고생을 한게 아니라는 얘기죠. 근데 문제는 제자들, 그리고 심지어 제자도 아닌 바울과 같은 인물로부터 신격화를 '당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바울을 '사이비 교주의 흑막에 숨은 브레인' 정도로 여기면 안되는게, 기독교 사상에 있어서 핵심 인물인 바울은 그레코-로만 철학인 스토아파에 속하면서도 자기만의 독특한 철학 체계를 갖춘 복잡한 인물이었습니다. 바울에 대해서는 엄청난 연구가 되어 있지만, 그냥 저의 시각에서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자신이 추구한 철학과 사회윤리를 예수의 사상과 생애를 빌려 신격화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독교 사상은 바울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시간이 상당히 흐른 후에 쓰여진 후기바울서신(바울이 쓴 것이 아니지만 바울 이름으로 쓰여진 책들...), 요한복음 같은 책들을 보면 이미 플라톤 주의에 꽤나 영향받은 모습을 보입니다. 신플라톤주의의 단초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이렇게 경전 자체가...좋게 말하면 다양하고, 나쁘게 말하면 통일성 없이 난잡하니 해석하는 방법도 엄청나게 다양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기독교 역사 초기는 이단과의 목숨을 건 투쟁으로 점철될 수밖에 없었죠.

 


좀 더 깔끔하게 정리하자면...


-유대교 개혁 운동 외에 다른 의도가 없었던 예수.

-그 예수를 (좋든 나쁘든) 자신의 의도를 투영시켜 신격화한 다른 많은 사람들.

-당시 난립했던 그레코-로만 철학의 영향

-해석의 여지가 많았기에 서로 다른 해석들이 난립

-목숨까지 건 이단 투쟁


큰 줄기로는 이렇고요.


기독교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또 하나의 큰 문제가 바로 '교회'입니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자신들의 사상을 전파했고, 유대교 내부의 부패, 그리고 로마의 식민지배라는 독특한 상황 아래에서 전부 유대인들이었던 제자들은 기존의 유대인들이 했던대로 각 지역에 모여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예수 사상을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 빠르게 유행했던 대부분의 종교와 마찬가지로 예수 사상은 당시 매우 매력이 있었습니다. 유대교의 부패는 그들에게 실존이었으니까요.


이러다가 찐 유대인이면서, 동시에 스토아 철학자이자, 로마 시민권까지 가진 바울이 이 사상에 아주 크게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는 예수 사상이 단순히 유대교 개혁 운동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시에 없던 '사회 윤리'를 포함한 종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예수 사상을 신격화하기에 이릅니다.


당시 철저한 피라미드식 지배 구조를 갖춘 로마 사회에서 바울이 세련되게 다듬은 기독교 사상은 엄청난 파괴력을 갖췄습니다. '존귀한 자'라는 뜻의 '아우구스투스'라는 이름과 성을 물려받는 로마 황제가 피라미드의 정점이 아니라, 오히려 피라미드의 구조를 뒤집어, 가장 낮은 곳에서 섬기고, 약자들 편에 서다가 일종의 정치형벌인 십자가형을 받은 예수가 실은 '반인반신'이며, 오히려 약자들이 가장 높은 곳에 서는 사회를 만들어 보겠다는 그런 운동이니, 지금 기준으로 봐도 꽤나 매력적이죠.


그러니 "바울의 사상이 예수를 왜곡했다"라는 주장도 실은 어폐가 있습니다. 바울은 오히려 예수사상을 로마사회에 침투시키기 위한 의도로 예수를 신격화시킨 것이거든요.


어쨌든 이런 운동은 당연하게도 지역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가 필요했고 이는 '예수 사상을 실제 세상에서 실현시키는 몸'으로의 교회의 정체성이 됩니다.


이후는 역사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듯이 기독교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졌고, 뭐든지 조직이 커지면 썩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당시 로마 지역 교회의 지도자였던 베드로는 교회 조직이 거대하게 성장한 후에는 이미 죽었지만, 이후 세계의 중심인 로마에 위치한 교회가 전체 기독교 정치의 패권을 잡게 되었고, 이후 성경에는 '베드로가 예수로부터 교회 지도자의 권한을 넘겨받았다'는 류의 문구가 삽입이 되는 것이죠.


이 얘기는 길어지니 이쯤만 하고...


기독교를 이해하기 어려운 마지막 문제가 '고대 문서인 성서'입니다.


성서를 자꾸 현대인의 시각에서 읽으려고 하니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애초에 '신화와 전설로 점철된 고대 문서'라고 접근해야 주화입마가 되지 않습니다.


예컨대 분명 '오경'은 가장 먼저 배치되었고 가장 오래된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가장 먼저 쓰여지거나 편집된 문서는 아닙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 문서는 의도된 편집이 들어가 있습니다. 고대 문서를 읽을 때는 이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슨 조선왕조실록 읽듯이 읽으면 절대 안된다는 것이죠.


학자들의 주된 의견으로는, 아마도 편집비평적으로 본다면, 통일된 문서로 가장 오래된 것은 예언서 중 하나일 것이며, 오경은 신바빌론 포로기 중, 혹은 직후에 민중설화를 바탕으로 최종 편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당연히 최종 편집자의 의도가 아주 듬뿍 함유되어 있고, 독자는 당시 상황으로 들어가 역사적 정황을 잘 살펴보고 읽어야만 그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신약성서의 경우에도, 가장 먼저 쓰여진 것은 바울서신들일 가능성이 높고, 이후 교회 공동체가 성립되면서 각 교회의 의도가 듬뿍 담겨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한 예수 생애를 담은 복음서들이 나오게 되죠. 그 이후 좀 더 정교해진 신학 체계로 바울이 쓰지 않은 바울서신, 그 외 다양한 서신들, 요한복음 등이 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당연히 당시의 역사적 정황과 배경을 고려해서 읽어야 그 의도가 제대로 읽혀질 것입니다.

댓글 (2)

  • 대끼리

    대끼리 Lv.1

    24.05.06 · 211.♡.105.2

    제가 읽은 책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왜 성서 혹은 성경이 널리 읽혔을까 생각해본적 있냐구...
    예수가 살던 시대부터 시작해서, 중세이후까지는,
    책은 라틴어 와 그리스어로 쓰여진 것 만이 冊이었습니다.
    그런데, 성서는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쓰여졌죠.
    누가복음의 루트는 그리스인 의사로 그리스어로 누가복음을 적었다고 하죠.
    다른 많은 복음서들은 아마 라틴어로 쓰였을겁니다.

    로마인 본시오 빌라도 통치아래 식민지의 지식인들은 당연히 라틴어로 글을 읽고 썼겠지요.
    그러니 나머지 복음서들은 라틴어로 쓰여졌고,
    그러니, 그 책은 국경을 건너가도 식자는 다 읽고 옮겨 쓸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빠른 시간내에 퍼졌다는 이론도 있지요.
  • MJLee

    MJLee Lv.1 → 대끼리 작성자

    24.05.06 · 39.♡.46.156

    음...모든 신약성서는 원전이 코이네 헬라어입니다. 지금의 영어 쯤의 지위고요. 모든 구약성서는 이스라엘 왕정시대 이후 확립된 히브리어로 쓰여졌습니다...만 이후 코이네헬라어 번역버전이 나왔죠.(70인역). 라틴어 번역은 이후 이뤄진거고요(불가타역). 말씀하신대로 코이네헬라어로 인해 쉽게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맞습니다만 라틴어로는 상당히 나중에 번역되었고요. 원전은...암튼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글 파야할 것 같네요. 생각보다 방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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