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숲1 (58.♡.71.151)
2025년 11월 29일 AM 11:21 · 수정됨(11. 30. 06:57)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의 유품정리는 남은 가족이 함께하긴 했지만 거의 엄마가 주도하셨고 이후 보관도 엄마가 하셔서 미쳐 들춰보지 못한 걸 지난번 엄마 유품 정리를 하며 손에 넣었습니다.
그 옛날 자녀가 태어나면 백일은 지나야 살아남을 가능성이 생기고 돌은 또 지나야 어지간해지니 꽤 늦게 출생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았죠.. 저희 아빤 그렇게 2년 늦은 출생신고를 하시고 군대를 그 호적나이에 맞게 다녀오셨어요. 근데 또 학교는 제 나이에 들어가던.. 행정이 거지 같았던 시절..
여튼 그렇다보니 결혼이 애매해지신거죠.
위로 큰아버지들은 모두 10대에 결혼시키면서 왜 아빠결혼은 굳이 20대에 들어서서 약혼식을 하고 시간을 보냈던건지 모르지만 아빠의 군대영장이 나오고 나서야 부랴부랴 식을 치룹니다. 왜 옛날에 전쟁나가기 전에 자손보겠다고 급히 결혼시키던.. 뭐 그렇지 않았을까 관계자들이 모두 돌아가신 관계로 그 사유를 알 길은 없습니다.
그렇게 엄마와 아빠는 결혼 한달도 안되어 생이별을 하고 엄마는 신랑없는 시집살이를 시작하셨는데..

아빠가 군에서 쓴 작은 수첩의 첫장을 보니 엄마가 말씀하신 결혼기념일 4월 3일로부터 28일만에 입대하셨네요. 얼마나 안타까우셨을까

그건 이 페이지에 절절합니다.
20대 불타는 청춘의 애절함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ㅎㅎ
무엇보다 황조가의 삽화가 될 듯한 저 그림..
(저는 왜 아빠를 못닮아 그림도 못그리고..)

이런 엄마의 마음에 빙의한 센치한 글도 있고요.

그냥 다른이의 마음을 대변한 걸까요?? ㅎㅎ

너무나 상투적인 어디선가 베낀듯한 글들도 많습니다. ㅎㅎ

어떤 펜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50년이 넘었는데 저정도 색감을 유지하는지 놀랍습니다.
아빠는 당시로는 고학력인 고졸에 필체가 좋으셔서 행정실 붙박이로 차트병을 하시느라 당시 그 긴 3년의 복무기간 중 유격을 한번도 안받는 꿀을 빠셨다고 하더군요.
사격도 잘하셔서 휴가도 잘나오시고
또 신혼의 아들 며느리를 긍휼히 여시긴 할아버지가 그렇게 자주 면회를 오셔서 지휘관과 모종의 거래를 하시고 휴가를 받아내셨다더군요. 그렇게 생긴 휴가둥이 오빠는 아빠가 전역하니 꽃고무신을 신고 벌벌벌 걸어다니더라고.. ㅎㅎㅎ
이거 말고도 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때 주변에 돌린 부고장
업무 수첩 등 꽤 많은 유물들이 발굴되어서 생각나면 간간히 들여다봐야겠어요.
그런데요 입영과 입대는 무슨 차이가 있는거죠?
첫 사진에 입영과 입대가 2주 차이가 나네요?
댓글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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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불의정령
25.11.29 · 121.♡.6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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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 불의정령 작성자
25.11.29 · 58.♡.71.151
아하 글쿤요.
그럼 입소대대에 들어가 훈련소로 들어가기까지 2주씩이나 걸리면 그간 그냥 노는 건가요?
정신교육 받나요? -
MMoonKnight
→ 여름숲
25.11.29 · 58.♡.72.219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앉아있습니다
허리 아파 죽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할 수가 없었죠
제가 입대 했을때는 2주는 아니고 4~5일 정도 했었던 것 같네요
근데 제목이 "딸 바라기 아빠의 소중한 유품"이 맞을 듯 합니다 -
여여름숲
→ MoonKnight 작성자
25.11.29 · 58.♡.71.151
딸바라기 아빠기도 했지만
아빠바라기 딸이기도 해서 엄마가 좀 삐지기도 하셨던.. ㅎㅎㅎ
서로 좀 애절했어요 ㅎㅎㅎ -
MMoonKnight
→ 여름숲
25.11.29 · 58.♡.72.219
아 제 얘기는
할아버지의 유품이라고 하면 할아버지가 남긴 물건이라는 뜻인데
제목의 아빠바라기 딸의 유품이라고 해서 딸을 잃은 아빠의 얘기인 줄 알았습니다 -
세세상여행
25.11.29 · 61.♡.129.130
고서에나 나오던 표현 "긍휼"을 쓰셨군요... -
대대식이
→ 세상여행
25.11.29 · 58.♡.134.157
기독교(개신교)에서는 흔히 쓰는 말이에요. -
여여름숲
→ 대식이 작성자
25.11.29 · 58.♡.71.151
안타깝게도 제가 그동네랑은 거리가 무척이나 멉니다. -
여여름숲
→ 세상여행 작성자
25.11.29 · 58.♡.71.151
ㅋㅋ 제가 좋아해서 잘 쓰는 표현이예요. -
Ggeonex
25.11.29 · 211.♡.8.214
수첩 곳곳에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버님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50년이 지나도 색이 바래지 않은 저 그림처럼, 두 분의 사랑도 참 선명하고 애틋하셨던 것 같습니다. 뭉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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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 심사가 끝나고 실제 훈련소로 들어가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