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꾸미 (172.♡.94.47)
2025년 12월 5일 PM 02:33 · 수정됨(15:57)
이번 주 까지 마감할 업무가 있어 와이프에게 야근한다고 메시지 보내고
동료와 이야기 하던 중 창 밖에 내리는 눈을 발견했습니다.
날씨 예보를 보니 폭설 예보가 있어
급히 장비를 챙겨 집에서 이어갈 생각으로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해가 진 테헤란로는 이미 하얀 세상이었고 총총 걸음으로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이 때는 몰랐습니다. 매일 오가던 길을 여행하게 될 지는….
포스코사거리에서 대치사거리를 지나 분당 내곡로가 주요 이동 동선인데
세브란스 병원을 지나 개포동 가는 길 조그만 다리를 넘는 구간에서
차들이 오르막길에서 오르질 못하는 모습에 싸함이 있었는데 (다리 밑이 비어있으니 도로가 얼었더라구요)
거기서 결단을 내리고 사무실로 돌아가 근처 숙소를 잡던가 했었어야 했습니다.
무모하게 내곡로로 들어선 이후로는 차는 거의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고
차 연료는 한 칸 남아 100km 남짓 갈 수 있다고 가르키고 있어
3시간이 지난 시점에는 점점 불안해지더군요..
내곡로가 끝나는 시점에 주유소가 하나 있어서 거기까진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점점 줄어드는 연료 게이지에 결국 차량에서 34km 더 갈 수 있다고 경고등이 떠 불안감은 커지고
와이프와 통화하니 갈 수 있을거다. 일단 히터부터 꺼라. 해서 히터 껐습니다.
다행히 4시간이 지난 시점부터는 느리긴 했지만 차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고
성남비행장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 긴 내리막 구간에서 차들이 다 멈춰있어 막혔던 거란 걸 인지했으며
거기서 빠질까하다가 끝까지 가보자란 생각에 차를 움직여
수내터널이 보일 때 한 시름 놓았습니다.
당시 시간은 자정이 막 넘은 시간이었고 연료는 20km 미만이라고 경고하고 있었으며
성남은 그나마 염화칼슘을 뿌렸는지 길이 미끄럽진 않아 주유 후 집에 잘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이동한 5시간 동안
차를 버리고 가는 분도 보았고 버스에서 승객들이 내려서 걷는 것도 보았으며
차가 미끌려 연석에 박힌 것도 보고 접촉 사고가 난 것도 봤네요.
그나마 큰 사고는 보질 못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둘째가 뛰어나와 "아빠 괜찮아? 아빠 여수 갔네" 하길래 괜찮은데 여수는 무슨 말이야? 했더니
전에 가족여행 갈 때 집에서 여수까지 5시간 걸렸다고...
다시는 이런 경험하고 싶지 않네요....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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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프랑지파니
25.12.05 · 14.♡.253.234
고생하셨네요. 저는 다행히 30분 일찍 나왔더니 집에 거의 도착할 때 즈음 쏟아지기 시작하더라구요. -
푸푸른꾸미
→ 프랑지파니 작성자
25.12.05 · 104.♡.68.22
천운이셨습니다! ㅠㅠ - B
born2love
25.12.05 · 59.♡.239.165
고생많으셨습니다. -
Ddemian
25.12.05 · 118.♡.73.5
고생하셨네요
쎄하다 싶으면 나서지 않는것이 맞더군요 -
달달짝지근
25.12.05 · 49.♡.149.207
이번 서울 시장은 참 일관적인거 같아요 ^^ 좋아하는 분들은 참 좋아하실듯 ㅎㅎ -
푸푸른꾸미
→ 달짝지근 작성자
25.12.05 · 104.♡.68.22
제 기억에는 작년인가 올해 초에도 재설 안했던 걸로 기억해요.. 박시장님일 때는 미리 대응해주셨는데.. - 또
또좋은날
25.12.05 · 175.♡.110.10
서울기준 작년인가 재작년에도 눈왔는데 제설 안되어 있어서 난리가 났었죠.
그때 강남이고 어디고 다 난리여서 욕 진창 먹고
그 뒤 눈 온다는 예보만 있으면 과하게 대응하고 했는데
눈이 안오는 날도 많았고 과한 대응이 효과를 볼 정도로 많이 온 날도 있었죠.
이번에 욕먹었으니 다음엔 괜찮을거 같네요 -
푸푸른꾸미
→ 또좋은날 작성자
25.12.05 · 104.♡.68.22
지금 시장 기대안합니다… 걍 눈 많이 온다 싶으면 차 두고 가야죠.. ㅠㅠ -
스스피어
25.12.05 · 58.♡.224.190
저도 3시간 30분만에 집에 도착 했습니다..~!! -
푸푸른꾸미
→ 스피어 작성자
25.12.05 · 104.♡.68.22
다행입니다. 전 길에서 5시간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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