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타임 (71.♡.219.13)
2025년 12월 7일 AM 08:41
가끔 구도심을 둘러보면 예전과는 좀 다른 공기가 느껴집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공간인데도, 서로를 낯선 존재처럼 대하거나 조그만 차이를 크게 부풀려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소수자나 약자에게는 마음을 닫아버리는 모습이 더 자주 보이고, 반대로 기업이나 기득권의 입장에는 훨씬 쉽게 공감하는 흐름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끼리”라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연대감이 많이 옅어진 것 같습니다.
이런 변화가 단순히 분위기 탓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 삶 자체가 여유롭지 않다 보니,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생존만으로도 벅차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여유가 줄어들면,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만 공감하게 되고,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집단은 쉽게 ‘남’처럼 느껴집니다. 온라인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 강해지죠.
또 하나는 플랫폼의 구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익명성은 사람을 사람으로 보기 어렵게 만들고, 알고리즘은 자극적이고 냉소적인 말들을 더 잘 퍼뜨립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를 돕고 이해하기보다는, 공격하고 비꼬는 쪽이 더 눈에 띄고 자연스러워 보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하나 더 보이는데, 정작 힘 있는 기업이나 기득권의 논리에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쉽게 공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소비자의 입장으로만 사고하는 시간이 늘어나서 그런지, 기업의 수익 논리나 효율성 같은 언어는 익숙하게 들리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반면 진짜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때때로 부담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죠. 그렇게 되면 결국 을들끼리 싸우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정작 구조적인 문제는 잘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커뮤니티’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정작 공동체의 감정은 점점 희박해지는 게 아닐까. 예전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이야기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 각자 불안과 피로 속에서 조금씩 단절된 마음을 가지고 만나는 공간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비난하고 갈라지는 흐름보다, 왜 우리가 이런 구조 속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함께 생각해 보는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생겼으면 합니다. 그래야 커뮤니티라는 말이 다시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나마 다모앙에서는 이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 같아 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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