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pt (223.♡.79.1)
2025년 12월 7일 PM 06:16 · 수정됨(12. 08. 11:59)
언제부터인가 저희 집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케이크 대신 슈톨렌을 먹습니다.
영미권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정밀한 불조절이 가능해진 오븐의 보급으로 케이크가 대중화되었지만,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의 여타 국가들에는 그 나라 특유의 크리스마스 디저트들이 있죠. 아시다시피 슈톨렌은 독일의 크리스마스 디저트입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많이 보급되었는데요. 얼핏 보면 그냥 빵 한 덩어리 같지만 들어가는 재료와 수고가 만만치 않아서 케이크 못지 않게 비쌉니다. 버터와 견과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들어가는데요. 제대로 슈톨렌을 만들려면 크리스마스 반년 전부터 견과류를 럼에 재워놓기 시작합니다. 버터를 첨가하는 정도가 아니라 일단 구워낸 빵에 많은 구멍을 낸 후 녹인 버터에 풍덩 담가놓아 버터를 흠뻑 빨아들이게 하죠. 워낙 많이 들어간 버터 때문에 상온에서 1달 이상 두어도 굳거나 상하지 않죠. 오히려 2주 정도 상온에서 숙성시키면 훨씬 깊은 맛이 납니다. (며질 전 다스뵈이다에서 슈톨렌을 담백한 건강빵처럼 소개하던데 그것은 아닙니다. 깜짝놀랄만큼 많은 양의 설탕과 버터가 들어가죠. 독일 디저트들이 이미지와 달리 죽음의 단맛을 자랑합니다)
저는 12월 초에 슈톨렌을 사서 크리스마스 장식 겸 트리 밑에 둡니다.(물론 먼지가 앉지 않게 랩으로 잘 포장을 하고 트리 주변은 난방을 해서는 안됩니다.) 23일쯤 포장을 벗기고 먹으면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죠.
1~2일 사이에 먹어야 하는 케이크와 달리 슈톨렌은 1달 정도 두고 아껴가며 먹을 수 있어 좀 더 경제적이기도 합니다. 또 커피나 홍차는 물론이고 와인이나 코냑, 럼의 안주로도 잘 어울려 케이크보다 활용 범위가 높기도 합니다. 와인 안주로 잘 어울리니 따끈한 뱅쇼와도 당연히 잘 어울리죠. 슈톨렌의 이런 장점을 제대로 느끼려면 비싸더라도 정통 방식대로 만드는 제과점을 이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아이들이 어린 집에서는 케이크가 더 환영을 받겠지만 아이들이 다 큰 집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슈톨렌과 함께 해보세요. 어른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댓글 (30)
-
스스테판무고사
25.12.07 · 211.♡.56.4
테라로사 커피에서 슈톨렌 작은 사이즈를 몇만원에 팔길래, 살짝 들었다가 다시 내려두었습니다 -
담담임선생
25.12.07 · 123.♡.65.63
남해 독일마을가면 항상 먹을까말까 고민하는 메뉴죠 -
Ffinalsky
25.12.07 · 61.♡.36.57
성심당에서 처음 봤어요. 겉으로만 보면 무슨 맛일지 전혀 상상이 안돼서 안 먹어봤는데, 글을 보고나니 도전해 보고 싶어지네요.^^ -
람람파이
25.12.07 · 211.♡.202.117
너어무 달아서 한번 먹어보고 gg한... -
뽀뽀로로
25.12.07 · 125.♡.205.92
프랑스어권은 bûche de Noël을 먹죠. 거의 롤케잌입니다. ㅎㅎ - C
concept
→ 뽀로로 작성자
25.12.07 · 223.♡.79.1
이름부터 크리스마스의 통나무(장작)죠. -
몽몽몽이
25.12.07 · 1.♡.153.106
저희집 근처에 일년 내내 슈톨렌이 메뉴에 있는 빵집이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작은걸 하나 사서 두고두고 한조각씩 먹어요. 참 맛나죠.. -
Pperess
25.12.07 · 218.♡.242.152
그렇지 않아도 와이프가 막 슈톨렌을 사들고 왔습니다. 슈톨렌이 뭐야? 했는데 1달 놔둬도 된다고 해서 더 못 미더웠는데... 원래 그렇게 먹는거였군요.. ㅎㅎㅎ 그래도 찜찜합니다;;; -
EEclipse
25.12.07 · 180.♡.118.159
몇 년 전에 코스트코에서 팔아서 한 번 사먹어 봤는데 비싸고 엄청 달았다는 기억만 남았어요. -
달달과바람
25.12.07 · 211.♡.8.148
몇 년 전 잘 한다는 나름 이름난 개인 빵집의 슈톨렌을 선물받아 먹어 봤는데 기대가 컸는지 풍미가 그리 특별하지는 않았어요.
달콤한 버터슈가파우더가 두툼하게 입혀져서 아주 달달한 견과류 풍부한 파운드케이크구나 싶었어요.
더 잘 하는 곳의 맛을 보면 다를지도 모르겠지만요. ^^
그 때는 주먹한 게 비싸네 싶었는데요.
우리나라 제과 가격이 워낙 높아서 말씀하신 만큼의 정성을 제대로 들인 것이라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개인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보다는 시골에서 명절에 만들어 먹는 조금은 투박한 음식 종류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잘 만들어서 예쁘게 포장해 파는 슈톨렌은 이 시기에만 팔기도 하니 특색 있는 선물용으로 재미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해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