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먹어 보지 못했던 맛의 쌍화차 *^^*..
달과바람

Lv.1 달과바람 (211.♡.8.148)

2025년 12월 11일 AM 03:03 · 수정됨(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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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작업하느라 좀 피로했는데 근래에 맛보았던 따뜻하고 쌉싸름 달콤한 쌍화차가 생각이 났습니다.


지난 가을 가끔 서촌을 거닐며 짧지만 수려한 수성동 계곡을 지나 인왕산길로 오르곤 했습니다.

서촌 제일 아래 먹는 가게 즐비한 골목을 지나 모퉁이를 돌면 야트막한 오르막 길목에 있는 수수한 가게인데요.

길에서 몇 발 낮게 들어앉아 있어 눈에 잘 띄지도 않아 겨울 들어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형태로 세련됨을 표현하는 요즘에 성의 없어 보일 정도로 수더분하게 궁서체로 '서촌 쌍화'라 쓰여 있습니다.


그 후에 발길 들인 것은 이름에 있듯 이곳의 쌍화차에 조금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이 생겼지만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간혹 맛 본 쌍화차는 어디나 맛이 비슷했던 것 같고 딱히 더 특별한 어떤 것이 느껴지는 곳은 없었거든요.

게다가 밖에서 내부가 훤히 보이는 가게도 아니고 길보다 살짝 낮아 상대적으로 어두워 안이 잘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몇 걸음 지나 유리문을 열고 또 한 걸음 내려 앉은 가게 안은 바깥만큼이나 수수했고 좁은 듯했지만 아늑했습니다.

차를 주문하면 담아 내 주는 찻잔 손잡이에 놓여진 꽃잎 문양처럼 투박한 듯 아주 소소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두 번 들렀는데 처음에는 좀 젊으신 여성분이, 다음에는 연세가 좀 있으신 여성분이 맞이했습니다.

아마 모녀지간이 아닐까 싶은데, 맞이하는 미소와 인상이 좋으셨어요.

주문하고 테이블에 앉아 갖다 주는 차를 받아 마신 게 전부라 얼마나 친절한지는 알 수 없지만 편안했습니다.


아담한 내부를 보면 오래된 작은 주택이었겠죠.

제가 두 번 앉았던 곳은 투명한 지붕이 얹어져 있어 미음자나 디귿자 주택의 중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쌍화차를, 두 번째 방문에는 쌍화차와 십전대보차를 마셨습니다.

메뉴에는 대추차나 다른 차도 있고 커피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진은 쌍화차와 십전대보차인데 테이블에 내려 놓으면서 각각 어느 것이라고 일러 주시긴 합니다.

다만 보다시피 대추편과 해바라기씨 호박씨가 띄워진 차를 육안으로 구분할 수는 없습니다.


첫 방문 때 맛본 쌍화차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쌉싸래하다기에는 꽤 쓴 맛이 가장 먼저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쌉싸름함을 넘어갈 수 있다면 뒤로 이어지는 달콤함이 점점 살아나 어우러져서 좋았습니다.

어디에서 이런 맛을 보았는지 잘 몰랐는데 나중에 칡즙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먹어 본 쌍화차 중 쌉싸름한 맛이 가장 확실해서 한약 같이 느껴질 것도 같습니다.

단맛도 설탕이나 꿀 같은 무거움이 없고 감초 같이 가벼워서 먹고 난 후에도 입 안이 개운했습니다.

아마 시판하는 제품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직접 달여 만들 것 같은 맛입니다.


십전대보차도 처음 먹어 보았는데요.

쌍화차도 쌍화탕이란 게 있듯 십전대보탕에서 비롯된 것이겠죠.

주문할 때 쌍화차와 달리 인삼이나 다른 것이 들어간다고 하셨습니다.

쌍화차보다 쓴맛이 덜해서 거부감도 덜할 것 같습니다.


한약으로 쌍화탕도 십전대보탕도 먹어 본 적이 없는데 이곳에서 맛본 것과 비슷할까요.

아무튼 많은 경험은 없지만 어떤 곳에서도 먹어 보지 못한 인상적인 맛이라서 쌍화차 하면 생각날 것 같아요.



*^^*..


댓글 (6)

  • 달려라쑈바 Lv.1

    25.12.11 · 222.♡.155.187

    계란 노른자 동동 띄워 드셨나영?
  • 달과바람

    달과바람 Lv.1 → 달려라쑈바 작성자

    25.12.11 · 211.♡.8.148

    아, 쌍화차에 계란 노른자 추가하는 게 500원이었던 것 같아요.
    전 딱히 노른자를 차에 넣어 먹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냥 마셨어요. ^^
  • 댈러스베이징

    댈러스베이징 Lv.1

    25.12.11 · 49.♡.25.192

    강화도 전등사 경내에 찻집이 있는데 사진속 저런식으로 나와요. 쌍화차는 마치 건더기가 있는 사약을 받는 느낌인데 마시고 나면 몸속 피가 도는듯 하고 기운이 회복됩니다. 커피말고 한방차가 좋아지니 ^^ 나이가 들었나봐요.
  • 달과바람

    달과바람 Lv.1 → 댈러스베이징 작성자

    25.12.11 · 211.♡.8.148

    전등사 경내에 들어가 본 적이 없는데, 언제 강화도에 가면 들러 봐야겠어요. ~
  • 포크리스

    포크리스 Lv.1

    25.12.11 · 59.♡.130.199

    글을 잘 쓰셔서 서촌에 한 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 달과바람

    달과바람 Lv.1 → 포크리스 작성자

    25.12.11 · 211.♡.8.148

    오래된 동네인 만큼 오래된 가게도 있고, 통인시장 같은 정겨움도 있는데, 뭔가 의도적으로 지역 띄우기하는 건가 싶은 동네처럼 과하게 붐비지 않고 다양한 가게들도 많아서 좋더라구요.
    무엇보다 조금만 올라가면 시내에서는 보기 힘든 겸재 정선의 그림에서 처음 보았던 치마바위 수성동계곡 가을 풍경이 참 좋았어요.
    전에는 잘 몰랐는데 효자동 청와대 앞길 들머리에서 보이는 산세도 멋지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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