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붕이 (211.♡.4.50)
2025년 12월 15일 PM 02:00 · 수정됨(15:51)
대한민국의 Top Secret 소위 말하는 1급 기밀 문서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정보기관의 특성상 최신 자료는 아니지만 역대 통계나 공개된 자료를 종합해 보면 대한민국에는 1급 기밀 취급 인가자가 195명인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겠지요. 저같은 일반인은 알 수 없는 정보이니까요. 이 정도라면 대통령/장관/장성급 인사 중에서도 극소수만 1급 기밀에 접근 가능하다고 봐야 할겁니다. 심지어 별을 달고 있는 장군 중에도 상당수가 공식적으로는 1급 기밀 취급 인가가 없다는 뜻이고, 영관급이나 위관급은 말할것도 없겠죠.
그렇다면 1급 기밀 문서는 얼마나 될까요?
알려진 정보를 종합해 보면 1급 기밀 문서는 마지막 공개된 통계가 8개이고, 국정원, 국방부 등 모든 정보기관을 통틀어 1년에 1개 미만으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 사실로부터 두 가지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1급 기밀 문서 하나가 엄청난 분량으로 이루져 있다는 거죠. 작전계획이라는 문서가 몇천/몇만 페이지되는 문서로 작성되어서 하나의 1급 기밀 문서로 분류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아마 그렇게 관리된다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높은 가능성은 1급에 해당하는 기밀 문서를 의도적으로 생산하지 않고 있다는 합리적인 추정이 가능합니다. 실제 공개된 정보가 그렇게 나오니까요.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1급 기밀을 생산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을 유추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1급 기밀 취급 인가자가 195명이기 때문이죠. 여기에서 말하는 1급 기밀 취급 인가자들이 1급 기밀 문서를 분석하고 생산하는 실무자를 포함하고 있을까요? 인원을 생각하면 그럴리가 만무하죠.
일반 장교나 하사관/군무원/사병에게 1급 기밀 취급 인가가 공식적으로 없는데, 이들이 1급 기밀 문서를 생산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죠.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정보기관이나 국가기관들이 놀고 먹는 걸까요? 그럴리는 없죠. 그래서 상당수의 기밀 정보가 대외비라는 이름표를 달고 생산됩니다. 통계를 보면, 각 정부기관들이 상당한 분량의 대외비 자료를 생산하는 것으로 잡힙니다. 심지어 국정원과 국방부라면 통계에 잡히지 않는 대외비 문건들의 분량이 상당할 것으로 짐작할 수도 있죠. 문건 생산량 자체가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기밀이 될테니까요.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담당기관의 수장 또는 담당부서의 실무자만 아는 기밀 문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고,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기록으로 남지도 않는 통칭 우리가 말하는 검찰청 캐비넷 같은 자료가 생산되고 관리될 가능성, 즉 정보 관리의 투명성과 객관성이라는 지표가 훼손되는 결과를 낳겠죠.
미국의 경우, 1급 기밀 취급 인가를 보유한 인원이 125만명으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해에 수만건의 Top Secret이 생산되고 수백만건의 Top Secret이 국가 차원에서 관리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대중에게 공개됩니다. 관련 임무 종사자 모두를 최대한 정확하게 통계로 잡고 IT 기술을 활용하여 추적관찰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둔거죠. 조선왕조실록처럼 세금으로 생산되는 문서는 공공의 영역에서 투명하게 관리하려 노력하고 유출 사고 발생시 추적과 관찰을 용이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두는 거죠.
반대로 한국의 경우, 작전계획, 무기개발, 동향분석 같은 1급 기밀 문서의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을까요? 취급 인가자 195명이 아무 보조 없이 모든 전쟁계획을 수립하고 문서화하고 매년 갱신하고 하급 부대에 지속적으로 전파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죠. 영관/위관/부사관 심지어 사병까지도 해당 업무에 관여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원들에 대해서는 국정원장의 인가를 받도록 규정까지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많은 인원들에 대해 국정원장의 승인 절차를 거쳐 관련 인가를 획득하고 있을까요??
이게 현실적으로 간단한 일이 아니다 보니, 예외규정으로 1급 기밀 취급 인가자는 필요시 지정한 자에게 1급 기밀 취급을 승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규정에 있는 195명의 인가자가 필요에 따라 1급 기밀 취급 인가자를 지정해서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거죠. 그렇지만 과연 정확히 몇 명이 1급 기밀을 취급하고 있는지는 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각 기관별 대외비일 테니까요. 그러다 보니 OB들이 활약할 공간이 생깁니다. 정보가 공식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개인적으로 관리되고 점조직 형태로 소위 선수들이 유지되는거죠.
또 하나의 현실적인 대응책은 1급 기밀 문서를 생산하지 않으면 되는 겁니다. 대외비로 묶으면 공식적인 로그 기록이 남지도 않거니와, 외부 감사로부터도 자유롭고, 소위 말하는 유도리있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어림잡아 최소 수만명의 인원이 1급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생산/관리하고 있지만 정확한 인원과 관리체계가 그냥 각자 알아서 유도리있게 굴러가고 있다는 뜻이 되는거죠. 적어도 국방부나 외교부, 국정원이라면 일단위로 대통령실에 정보 보고가 올라가야 할텐데, 공식적으로 이 문서들이 1급 기밀 문서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 자료를 외부로 유출해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뜻이 되기도 하구요. 법적으로 규정된 1급 기밀 문서의 유출에 대해서는 막중한 책임과 처벌이 규정되어 있지만, 현실은 1급 기밀 문서를 생산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니 관련 장교나 군무원이 군사기밀을 마음대로 유출해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겁니다. 1급 기밀 유출에 대해 중형을 선고한 사례를 보셨나요? 없는 1급 기밀을 유출하는 사고가 발생할 리가 있겠습니까. 1급에 해당하는 문서임에도 그냥 대외비로 만들어서 자기 캐비넷에 넣어 버리는 거죠. 승진을 위해서, 정적 제거를 위해서 혹은 은퇴해서 마음대로 써먹을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다 보니 우스갯소리로 대한민국 1급 기밀은 해당 1급 기밀을 적국이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이라는 말까지 자조적으로 나오는 것이 현실이죠. 최근의 여러 기밀 누출 사례들이나 이번 계엄 사태의 핵심 중 한명인 전 정보사령관 노상원의 행적을 보면 이제 우리도 기밀 문서의 생산과 관리 절차를 투명하게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라의 근본을 세우는 일이 개혁이라면, 할 일이 너무나도 많네요.
댓글 (3)
- 그
그루밍
25.12.15 · 210.♡.195.129
-
조조붕이
→ 그루밍 작성자
25.12.15 · 211.♡.4.50
예하 부대의 작계는 2급이지만 전체 작계는 1급일 겁니다. -
별별이
25.12.15 · 220.♡.49.200
기밀 누출 했다고 처벌 하는 경우가 있었나요
없었다면 기밀 누출이 없엇다고 할수 있을까요
둘다 일반인 기준으로 모를수 있겠지만
전 그렇게 국가를 신뢰 하지 않습니다
단적인 예로 주민등록번호 관리만 보더라도 같을거라 생각합니다
사회 인식에 공공재라고 하죠
그거보단 좀더 엄밀히 관리 하겠지만
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중요 간부들이나 행정병들도 2급취급인가는 받구요
1급 취급은 전방 사단장이나 군단장급 이상만 권한 있을겁니다
장군이라고 다 같은게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