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V4030 (106.♡.202.238)
2025년 12월 17일 PM 01:38 · 수정됨(19:55)
사실 랑케는 역사실증주의라 불릴 역사학자는 아니죠. 헤겔과 랑케 모두 유사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고 그들의 역사관은 헤겔이 플라톤적이라면, 랑케는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사람이죠. 랑케의 경우 역사적 사실 간에는 일정한 흐름이 있다고는 보았지만, 헤겔식의 역사철학처럼 일종의 역사법칙을 만드는 것에는 부정적이었다 보면 됩니다. 그보다는 개별 사실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본 거죠.
랑케 뿐만 아니라 19세기 역사학계 분위기는 대체로 동일했습니다. 20세기 양차 전쟁 후가 되서야 사회사, 경제사, 문화사 이런 게 활성화된 면이 있어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일본을 거쳐 역사실증주의가 되었냐하면 오귀스트 콩트 영향 하의 실증주의와 우생학, 식민지에 대한 편견을 고상하게 풀어낸 일본식 역사학자들의 세례가 있어서였죠. 그러나 한국도 빠르게 서구 역사학 이론을 수입한터라 역사실증주의를 말하기는 어려운 시대입니다.
이번에 잼프께서 환단고기 얘기 낸 건 그 앞에 식민사학이라거 말해도 무방한 제국주의자가 동북아재단 이사장으로 있었기 때문이라 봅니다. 이독제독이죠. 그러나 그로 인해 환빠나 이모씨류 역사학이 범람하길 원치는 않네요.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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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hocares
25.12.17 · 58.♡.171.77
환단고기는 언급 자체도 불필요하다고 봅니다. -
트트라팔가야
25.12.17 · 58.♡.217.6
한국 사학계도 이제는 19세기식 실증주의나 20세기식 민족주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더 정교한 담론을 형성해야 할 시점입니다. - C
concept
25.12.17 · 223.♡.51.247
랑케를 실증주의로 보는 것은 역사사상에 대한 대표적인 오독사례입니다. 랑케의 역사학 방법론을 정의한다면 역사주의죠. 랑케가 중시했던 객관적 사실은 역사서술의 주체가 서술대상의 내면에 몰입하는 합일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객관성입니다. 즉 역사적 개체의 개성이 구현되는 개성기술적인 역사주의적 객관성이죠. 반면 콩트로 대표되는 실증주의에서 객관성이란 서술대상이 보편적인 일반법칙에 종속되는 몰개성화된 법칙정립적 객관성입니다. 같은 객관적 사실이란 용어를 사용해도 정반대의 의미입니다. -
FFV4030
→ concept 작성자
25.12.17 · 210.♡.27.130
E.H.카 선생이야.. 아무래도 당시 경험론적 풍토가 강했던 영국 출신이라서, 사실 그 자체라고 말하면 오독할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랑케가 있던 환경은 사변적이고, 역사철학을 얘기하고, 형이상학이 대세이던 곳이었으니 말입니다. 일단 사실부터 이야기하자라는 말이 나올만 합니다. ㅎㅎ - C
concept
25.12.17 · 223.♡.52.126
박지향 교수는 제국주의에 대한 수정주의적 연구로 유명한 사람이죠. 그의 지도교수가 진보적인 역사학자인 버나드 셈멜 교수이고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인 홉스봄으로부터도 지도를 받았었죠. 그의 학문적 궤적을 보면 한 젊은 진보적 역사학자가 점점 보수화되다기 노년에는 극우에 이르는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냉전 종식 후 서구 역사학에서 역사에 대한 진보적 전망 대신 포스트모던적 상대주의가 주류를 형성해가는 과정과 일치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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