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부모가 아이와 놀아주는 방법
조붕이

Lv.1 조붕이 (125.♡.61.109)

2025년 12월 18일 PM 06:02 · 수정됨(12. 19. 01:57)

조회 2,008 공감 0

아이들 키울 때 엄청 피곤하잖아요.

퇴근해서 피곤한데 애들은 놀아달라고 매달리고, 아이들의 전투력은 해마다 늘어가는데 비루한 몸뚱아리는 점점 더 피곤해지고 책읽어 주다가 먼저 잠들기 일쑤였거든요.


그럴 때 제가 써먹은 방법 중에 지나고도 내심 뿌듯해지는 게임이 몇 개 있어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하나는 그림자놀이에요.

자기로 정해 둔 시간이 되면 다 씻겨서 불끄고 잠자리에 눕히는데, 아이들이 유독 안자고 게이지가 만땅인 날이 있단 말이죠.

그러면 슬쩍 손전등 하나 켜서 그림자 만들기 놀이를 하는거죠.

유튜브 보면 손으로 그림자 놀이 하는 방법 다양하게 나올 거에요. 한꺼번에 풀지 마시고 하나씩 풀면 그 날은 왕대접받으실 거에요.

하이라이트는 손전등을 껐다켰다 나이트클럽을 만드는거에요. 요즘은 스트로브기능 있는 손전등도 많아요.

분위기 좀 띄워 주면서 손뼉 쳐주면 벽에 비친 자기 그림자 보면서 아이들이 미친 듯이 춤을 출 거에요.

누워서 손만 까딱까딱하면서 아이들 에너지를 조금은 소진시킬 수 있어요. 그래도 아이들 행복도는 풀게이지를 찍을거에요.


또 하나는 문제 내기에요. 이건 아이가 한글을 알아야 해요.

아무 책이나 지도를 가져 와서 단어 찾기 놀이를 하는 거에요. 글자가 많거나 지도가 클 수록 유리해요. 그래야 찾는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자칫 잘못하면 흥미를 잃을 수도 있으니 아이들 레벨에 맞춰 지도도 커지고, 글자도 많아지는거죠. 

단어 찾기, 나라 이름 찾기, 수도 이름 찾기, 지명 찾기 많이 했어요. 

아이가 열심히 찾는 동안 여러분들은 편히 쉴 수 있어요. 

그리고 아이가 문제를 내면 너무 빨리 맞추면 안 돼요. 최대한 열심히 찾는 척 건성건성 쉬세요. 적당히 아이보다 빨리 풀기도 하고, 늦게 풀기도 하면서 접대를 하는게, 이 놀이에 아이가 집중하게 하는 포인트에요.

사실 오토로 돌릴 수도 있는데, 월리를 찾아라 류의 그림찾기 책이 엄청나게 많아요. 이거 한 번 맛들이면 책 하나 던져주면 애 혼자서 반나절 놀아요. 여러분은 자유에요. 가끔은 같이 찾아도 재미있을 때마저 있어요.


마지막은 숫자 놀이에요. 이건 아이가 말을 할 줄 알아야 해요. 그리고 몇년에 걸쳐 조금씩 난이도를 같이 올려야 해요.

손가락이나 과자를 이용해서 덧셈을 가르치세요. 아이가 자기 손가락을 열심히 꼽아가면서 1+1은 2라는 것만 이해하면  하나씩 숫자를 키워가면 돼요. 그 다음은 일사천리에요. 여러분은 그저 누워서 아이에게 문제만 던져주면 돼요. 아이는 손가락으로 안되면 발가락까지 꼽아가며 덧셈을 할거에요. 문제가 맞으면 덩실덩실 춤춰가며 한껏 칭찬해 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이 놀이를 재미있어 할 거에요. 얼마나 과도하게 열과 성을 다해 칭찬하느냐에 따라 아이는 이 놀이를 재미있어 할 수도 흥미를 잃을 수도 있어요.

어느 정도 덧셈에 익숙해지면 아이가 흥미를 잃을 수 있으니 이제 곱셈을 가르쳐야 해요. 구구단을 가르치는게 아니라 이진수를 이용하는거에요. 예를 들면 이런 거에요. 2+2는? 4+2는? 6+2는? 8+2는?

처음에는 한 손이 한계이다가, 두 손을 쓰다가, 발가락까지 쓰다가, 암산을 시작할 거에요. 숫자가 어느 정도 커지면 아이가 싫증을 내기 시작하는 순간이 올 거에요.

그러면 이제 제곱을 가르치는 거에요. 2+2는? 4+4는? 8+8은? 16+16은? 32+32는? 64+64는? 숫자감각이 있는 아이라면 1024까지 금방 올라갈 거에요. 더 큰 수 까지 쉽게 올라간다면, 당신의 아이는 영재에요. 이제 더 이상 과도하게 칭찬하지 않아도 숫자놀이를 진심으로 재미있어 할 거에요. 뺄셈과 나눗셈, 괄호와 분수까지 과일 자를 때마다 가르치면서 더 놀아 주셔야 해요. 학년은 상관없어요.

영재가 아닌 아이라고 해도 학교에 다니면서 곱셈과 뺄셈과 나눗셈까지 배웠다면, Four 2 puzzle이나 Four 4 puzzle을 함께 하세요.

4개의 2 혹은 4개의 4를 이용해서 수학연산을 통해서 0부터 100까지 계산하는거에요. 

2/2−2/2=0
(2∗2)/(2∗2)=1
2/2+2/2=2
2+2−2/2=3
2∗2/2+2=4
아이가 끈기있게 문제를 해결하나요? 가끔은 당신보다 더 빨리 당신이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정답을 찾는다면 그 아이는 영재에요. 자꾸 새로운 게임을 찾아서 갖다 바치세요. 아이가 금방 포기하거나 답을 찾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아 하나요? 당신의 리액션이 부족했거나, 보상이 부실했거나, 문제가 너무 어려운거에요. 더 쉬운 놀이를 갖다 바치세요.

운전할 때는 앞 차의 자동차 번호판으로 사칙연산을 이용해서 1, 2, 5, 10, 20 만들기 게임을 하시면 돼요. 아이와 번갈아 가면서 문제를 내고 맞히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을 거에요.


혹시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꿀팁 있으시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아이 키우느라 피곤한 부모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 주세요.

댓글 (9)

  • YBman

    YBman Lv.1

    25.12.18 · 175.♡.230.102

    WoW!!!!
    감사합니다.
  • 대마두

    대마두 Lv.1

    25.12.18 · 210.♡.123.14

    요즘 저희 딸도 숫자놀이랑 그림자동화에 빠져있습니다.
    이거땜에 아빠를 손꼽아 기다려요....
    야근한다고 하니깐 울어요... 빨리안오면 슬프다고
  • 팬암

    팬암 Lv.1

    25.12.18 · 121.♡.101.202

    여남남여 15-5-3-1 아이를 키우고있습니다.
    5세 3세는 옆에서 자기때문에 웃통벗기고 매일 윗몸일으키기 40개(5세남) 3세 막내아들은 30개 시키고 다리 찢고 재웁니다..
  • 조붕이

    조붕이 Lv.1 → 팬암 작성자

    25.12.18 · 125.♡.61.109

    경력이 어마어마하신 고수님이시군요. 다둥이일수록 오토로 돌리는 재미가 또 있지요.
  • 무심

    무심 Lv.1

    25.12.18 · 61.♡.93.250

    딸이 요새 자꾸 몸으로 놀아달라고 해서 힘듭니다.
    병원 재개업했으면 좋겠어요.
    환자가 개꿀인데 ㅠ
  • 조붕이

    조붕이 Lv.1 → 무심 작성자

    25.12.18 · 125.♡.61.109

    역할놀이 힘들죠. 몸도 써야지 머리도 써야지 감정노동 장난아니죠. 그래도 행복하시죠?
  • 피키대디

    피키대디 Lv.1

    25.12.18 · 110.♡.193.165

    육아에 대한 정성이 느껴집니다.
    멋져요!!
  • 구름따라

    구름따라 Lv.1

    25.12.18 · 118.♡.63.12

    너무 멋진 부모님이라는 게 느꺼져요!
  • Blizz

    Blizz Lv.1

    25.12.19 · 108.♡.134.4

    개발자 속성 과정 같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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