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톤치드 (115.♡.133.48)
2024년 5월 7일 PM 03:14 · 수정됨(17:42)
나는 지금 의료 갈등 사태가 아무리 길어야 15~20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결국 의료 민영화로 귀결되지 않겠는가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의료 민영화라는 단어의 정의부터 내려야겠다. 내가 생각하는 의료 민영화는 국가 건강보험이 유명무실한 상태에서 사보험사들이 국민에게서 보험료를 받아 병의원 진료비를 사실상 결정하고 나아가 모든 주요 병의원을 거느리고 지배하는 의료 구조를 말한다. (그게 미국식이다)
미국 의료 얘기를 좀만 더 해보면, 국가 건강보험을 어떻게든 의무화해서 사보험사들의 의료 지배 구조를 혁파하려던 게 오바마 케어고, 그게 결국 실패한 이유는 보험금융사들의 막강한 정관계 로비력 때문이다. 미국을 지배하는 자본은 금융자본들이고 의료 사보험사들 모두가 그 금융자본에 속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세다고들 하는, 지지율 쩔었던 미 대통령조차 사보험사들의 로비를 당해내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건강보험재정은 파탄을 앞두고 있는데 그 이유는 높은 병의원 이용률과 급속한 노령화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괜찮지만 인구 구조가 앞으로 10년도 안 돼서 홱홱 바뀌게 돼 있다. 건보료를 내는 젊은 사람은 없고 건보료를 소진하는 늙은이들만 많은 나라가 되고 있는데 건보가 망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이다.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빨리 해야 했던 것은 병의원 이용률을 줄이고 주치의제나 의료전달 시스템을 정립하는 게 급선무였다. (그건 돈도 크게 안 든다)
그래서 건보 재정이 보전되도록 해야만 했다. 근데 이 판국에 윤 정부가 뜬금없이 2천명 의대 증원 폭탄을 총선용으로 딱 던져 버렸다. 그럼에도 총선은 참패로 끝났고 ㅌㄹ 지지율도 바닥이지만 의대 증원 2천명 이거만큼은 양보 못한다며 끝내 밀어부칠 요량이다. 마치 패전이 확실했던 나치 독일이 연합군에 저항해 서부 전선에서 전투를 걸었던 것처럼.
첫째 정부의 이런 정책적 고수 방침으로 인해 전공의들은 완전히 수련 병원에서 이탈할것으로 보인다. (특히 필수과쪽 전공의들은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로 인해 상급 종합병원들, 지방의 대학병원 등이 경영의 파행을 겪다가 재정난 속에 결국 법정관리나 파산신청 등의 경로를 밟을 것이다. 이게 절대로 빨리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정부에는 이런 병원들을 살려낼 돈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재정난에 빠진 병원들을 금융자본들이 여러 우회적인 방법으로 줍줍하여 민영 의료보험사의 우산 속에 갖고 들어올 것이다. 즉 보험사가 병원들을 거느리는 식으로 갈 것이다. (미국처럼)
그리고선 점차 인구 노령화가 심해져 국가건강보험 재정이 (그거 낼 사람이 없으니) 점점 마른 우물이 될 것이고 드디어 건보 직원들 월급조차 못 줄 상황이 닥쳐오고 그리 되면, 드디어 전국민 건강보험에 대한 병의원의 의무 가입 (당연지정제)을 폐지할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건보가 병의원이 청구하는 돈을 낼 여력이 없으니까.
이렇게 되면서 민영 의료보험사들의 세상이 열리게 될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국민이 겪어 온 모든 것들은 다 순한 맛일 것이다. 민영 보험사들이 사실상 소유하고 경영하는 병원들, 이들은 탐욕스럽게 모든 의료 행위를 민영 보험사의 이윤을 위해 종속시킬 것이고 VIP들을 위한 비싼 의전, 치료를 통해 의료의 극단적 양극화가 이뤄질 것이고 모든 의사들을 전부 보험사의 계약직 직원으로 전락시킬 것이다. 국민들과 의사들 모두가 패배자가 될 것이라는 게 이 사태를 보는 나의 예측이다.
나는 의사들 집단이 아직도 오래 전, 70년대의 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각한다. 한 치 앞을 보지 못하고 개원의와 전공의, 봉직의, 교수집단, 병원협회들이 모두 흩어져 있고 각기 주장하는 바도 다 다르다. 허나 단일한 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무식한 정부와 무대포 의협이 치고 받는 동안, 이 싸움의 수혜를 얻을 자들은 지금 아뭇소리 없이 입맛을 다시며 소리 없이 이 판을 먹을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댓글 (9)
- 호
호락
24.05.07 · 211.♡.183.98
윤은 해결할 의지 자체가 없는거 같죠? - G
gomting
→ 호락
24.05.07 · 106.♡.195.37
의지는 둘째치고 해결할 머리가 없겠죠 -
사사마나
24.05.07 · 165.♡.230.252
그럴리 없다고 말하고 싶지만 현재 상황이 만만하지가 않네요.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의사가 피해자가 될리는 없을거 같습니다.
미국 얘기하시는데 그런 상황(의료민영화)에서 의사가 피해자이진 않지요.
시급한 것은 의료이용횟수제한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인층의 재활,내과,피부등등의 의료쇼핑이 심각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힘들겠지만) 영국식 주치의 제도를 도입해야지요. 지역제한도 해야할거구요.
이런 제한들이 성공적으로 도입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의료는 조만간 붕괴수준이 될 거 같습니다.
본 글의 맥락에 맞는 현재 상황으로는 종합병원들의 재정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중으로 몇몇 병원이 파산상황에 처할거 같긴 하네요.. -
간간단생활자
→ 사마나
24.05.07 · 49.♡.211.99
자본에 종속되면 의사들도 피해자가 되죠. 나는 윤리적인 처방을 내리고 싶어도 의사들은 회사의 매출증대 압박을 받게 됩니다. 불필요한 처방과 시술을 하게 되죠. 독립적이고 양심적으로 운영하는 의사들은 네트워크 병원에 밀리고요.
자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지는 게임입니다. 이미 지금도 양심적으로 병원 운영하는게 쉽지가 않은 편이죠. -
사사마나
→ 간단생활자
24.05.07 · 165.♡.230.252
그런걸로 양심에 걸려할 의사가 별로 없어요... 미국은 뭐 양심이 없어서 저따위겠습니까? 피해자라는 의식 자체를 안할겁니다. -
간간단생활자
→ 사마나
24.05.07 · 49.♡.211.99
있습니다. 저는 제가 유지관리 받아야 하는 부분들에 한해서 그런 의사분들은 찾아놨지요. (다만 아직 제가 갈 일이 없네요) 의사들이 모두 돈 벌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게 아닙니다. 자신의 노력으로 환자들이 낫는걸을 보람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있어도 시스템이 개판이면 그런 희귀한분들조차 기댈 데가 없는거에요.
환자입장에서는 앞으로의 민영화 플랜에 대처하려면, 몸을 스스로 관리해야합니다. 공부도 해야 하고요. 탄탄한 보험이 있고 돈이 있어도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불필요한 처방과 시술을 받을 수 밖에 없으니 돈낭비 시간낭비 건강낭비죠. -
Kkmaster
→ 간단생활자
24.05.07 · 1.♡.134.156
돈없는 국민따위 같은 계급으로도 안보는 사람들인데 독립적이고 양심적이라 그런 희귀종이 얼마나 있을까요 -
Kkmaster
24.05.07 · 1.♡.134.156
뭐 의사단체들은 민영화 하고 싶어서 난리 인거 같고 어짜피 국민은 없죠 본인들 주머니의 돈이 중요할뿐
굥은 그냥 아무 생각도 없고 어짜피 누가 이기던 에이리언VS 프레데터라 답이 없죠
누가 이기던 국민들은 계속 힘들어질꺼고 피는 국민들이 흘리겠지요 어짜피 두집단 모두 훌륭하고 부유한 고객이 아닌 국민따위는 신경도 안쓰니까요
어딜감히 돈도 없는 천민이 고오급 의료 서비스를 받으려 해가 의사집단 속마음 아닌가 싶습니다 -
22082
24.05.07 · 121.♡.149.247
3년은 너무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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