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네다 (49.♡.12.21)
2024년 5월 7일 PM 03:44 · 수정됨(16:17)
“전 혁명가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이재명 성남시장의 답변이다. 대답이 너무 빨리 나와 미처 받아 적을 틈조차 없을 정도였다.
“기득권자들의 일방적 지배 시대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또 인간으로서 그 사회의 힘들고, 어렵고, 소외된 자의 편이 되어 그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들을 영적으로 인도했을 뿐 아니라 현세 삶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예수님의 목표 중의 하나였습니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혁명가였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막힘이 없었다. 일사천리로 왜 예수가 혁명가임을 설명하고는, 갑자기 2천년의 세월을 건너뛴다. “오늘날 그 측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해방신학 아닙니까? 현 프란치스코 교황도 그 영향을 많이 받은 분이고요.”
그러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황님은 종교의 역할이 세상과 분리되어서 영적 위안만 얻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 삶에 다가가 직접 간여하고 발언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그 분은 그렇게 행동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존경 받고 있습니다. 아마 가톨릭 역사상 가장 존경 받는 교황이 아닐까요? 그 같은 교황은 앞으로 다시 나오기 힘들 것입니다.”
너무 뜻밖의 대답이고 청산유수여서, 해방신학에 해박한 것 같다고 하자, 사회적 현상의 일부니까 당연히 잘 알고 있다고 간단히 답했다. 오지랖도, 관심범위도 넓다는 소문 그대로였다.
예수에 대한 물음은 이 시장에게 보낸 예상 질문에는 물론 없었다. 또 그런 이야기가 나올 분위기도 아니었다. 가톨릭프레스가 종교언론이라는 이유로 갑자기 물어봤는데, 그렇게 막힘없이 나오는 것을 보니 평소에 예수에 대해, 종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음에 틀림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시장에 대한 기사나 인터뷰는 너무 많다. 인터넷 검색창에 ‘이재명’을 치면, 끊임없이 관련 기사 등이 쏟아져 나온다.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빠짐없이 ‘소신’ 발언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이 있다. 그 수많은 기사나 인터뷰들을 아무리 살펴봐도 눈에 안 띄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종교다. 그가 신을 믿는지, 믿는다면 어느 신이지, 아니 무신론자인지, 그것이 궁금했다.
그래서 인터뷰 처음 시작에 종교가 있으십니까? 라고 물었더니, 거침없이 기독교라고 답했다. 네? 그런데, 지금까지 그 부분은 밝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라고 했더니,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종교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한다는 것이 저의 원칙입니다. 종교가 정치에 영향을 줄 경우 그 부작용이 너무 큽니다. 모든 갈등은 치유되는데, 종교 갈등은 그렇지 않습니다.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종교가 정치에 간여한다는 것은 정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고, 이는 종교 갈등을 유발합니다.”
정교분리 말씀이신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라고 하자 “종교는 선과 악을 판단하는 것이고, 정치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종교는 가치판단의 문제에서 어느 한 쪽 편을 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정치가 할 일입니다. 그게 헌법에서 규정한 정교분리입니다.”
종교적 영향력을 정치에 이용할 경우 종교적 갈등을 유발해, 종교적 영향력은 종교 활동에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의 가장 큰 목적은 사회통합인데 종교가 개입하면 갈등과 분열을 불러일으킨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겼다.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등 불법선거를 규탄하거나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 가톨릭 신부들이 거리에서 행하는 시국미사 등은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한 이 시장의 답변은 역시 간단하고 명료했다. “거리미사나 시국미사 등은 정치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권, 사회정의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미사는 얼마든지 종교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종교 이야기가 나온 김에 황교안 총리 후보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황 후보의 지나친 종교 편향이 국무총리라는 공직 수행에 지장이 없을 것인 가였다. 국무총리라는 위치는 사회통합에 중요한 자리니까.
“종교선택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입니다. 종교적으로 편향되어 공직자로서 적절한가 하는 것은 가치판단의 문제여서 사람마다 다를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할 수가 없다고 했다. “가끔 제 영역을 벗어나서 중앙정치를 언급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가령 세월호 사태처럼 사회적 문제이거나 삶의 문제일 경우에 그렇습니다. 제가 총리 청문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는 자신이 언급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까지 말해, 곤란한 질문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질문을 아예 원천봉쇄하는 노련한 수완을 보였다.
다시 교회 이야기로 돌아왔다. 이 시장은 개신교의 민중신학에 대해 물론 아주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시절 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1970년대 우리나라 민주화에 큰 영향을 끼친 도시산업선교회에 대해 언급했다.
이 시장은 현재 개신교의 활동에 대해, 종교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일부 대형 교회의 일탈이 눈에 띄어 국민들의 불신과 무시를 받고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다수의 개신교 지도자 및 성도들은 현장에서 묵묵히 복음에 충실하게 일을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쁜 것이 대표적으로 잘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성남시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성경에 나오는 희년을 본떠서 ‘빚 탕감 프로젝트’(롤링 주빌리)를 현재 진행 중이다. 경제적 약자들의 장기적 채무를 탕감해 주자는 것으로, 31개 교회가 참여해 1억 원 정도의 기금을 모았다. 이 정도 액수면 50억 원 정도의 채무를 탕감해 줄 수 있다. 불교와 천주교도 조만간 참여할 것이라고 이 시장은 덧붙였다.
이 시장은 분당 모 교회에 매주 빠짐없이 나가고 있다. 교회는 보수적인 예수회장로회 합동소속이지만, 목회자를 비롯해 교회 분위기는 보수적이지도 진보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교회에서는 아무런 직분도 맡고 있지 않다. 그가 교회에 나간 것은 10년 정도가 됐다. 그 전에는 무신론자였다.
“그동안 종교에 대해 될 수 있으면 언급을 안 했던 것은 다른 종교 사람들이 섭섭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종교인에 대한 배려차원이었다는 것으로, 딴 뜻은 없었다는 이야기다.
“선거에 종교를 활용할 생각는 전혀 없습니다.”
댓글 (3)
- 무
무일푼딴따라
24.05.07 · 61.♡.62.76
놀라운건 .그걸 대본없이..그냥.. - 우
우주당
24.05.07 · 221.♡.17.176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뒤를 이을 충분한 자격을 갖춘 분이시네요. -
날날씨는어때
24.05.07 · 149.♡.254.10
이재명 대표는 개신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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