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있음) 언어를 하나 더 갖는다는 것은 뭘까?
코미

Lv.1 코미 (211.♡.64.83)

2025년 12월 23일 AM 10:34 · 수정됨(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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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요약있음) 을 달고 언어학에 대해 글을 적었습니다.

이 글들을 쓰며 계속 떠올랐던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결국 무엇이 달라지는 일일까?


처음에는 문법과 단어의 문제처럼 보입니다. 

외국어 공부가 어렵고, 번역이 어색하고, 어떤 표현은 아무리 옮겨도 감이 안 맞져. 

그러다 보면 언어가 사고를 규정한다는 말까지 등장합니다. 

자칫하면 언어가 사람을 가두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 사례를 돌아보면, 그 결론은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영향도 주지 않는 도구도 아닙니다. 

언어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볼 때 어디에 먼저 주목하게 되는지, 무엇을 자연스럽게 말하게 되고 무엇을 설명해야만 말할 수 있는지를 조용히 정해 줍니다. 

그것이 바로 언어의 힘이죠.


번역이 어려운 이유도, 외국어로 말할 때 내가 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결국 같은 지점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단어를 옮기거나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익숙해진 사고의 기본값을 잠시 내려놓고 다른 규칙에 몸을 맡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어색함은 실패가 아니라 적응의 흔적이 됩니다.


외국어 학습이 깊어지는 순간은 그래서 특별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유창해지는 순간이 아니라, 번역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한 채 이해하고 반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입니다. 

그때 우리는 새로운 언어를 “잘하게 된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받아들이는 선택지를 하나 더 갖게 된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어는 우리를 바꾸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던 사고와 감정, 판단의 여러 가능성 중 일부를 더 쉽게 꺼내 쓸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언어가 늘어날수록 사람의 정체성이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제가 그동안 쓴 글 역시 핵심은 바로 그것입니다.

외국어 공부는 더 많은 지식을 쌓는 일이기 전에, 다른 기본값을 잠시 허용해 보는 연습이라는 것. 

그리고 그 연습은 언어를 넘어, 타인의 사고와 세계를 이해하는 데까지 이어진다는 것.

어쩌면 외국어를 배운다는 건, 세상을 하나 더 소유하는 일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창을 하나 더 여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2026년 목표로 중국어나 일본어, 스페인어, 아니면 그간 내려놓았던 영어 공부를 다시 해 보는 건 어떨까요?

하루 1시간만 꾸준히 해도 2027년에는 엄청난 발전이 있을 것이니.


요약 :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나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기본값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일이다.

댓글 (3)

  • baboda

    baboda Lv.1

    25.12.23 · 110.♡.205.40

    참 좋은 글입니다.
  • 이루리라

    이루리라 Lv.1

    25.12.23 · 119.♡.236.226

    잘 읽었습니다.
  • 바보의제자16

    바보의제자16 Lv.1

    25.12.23 · 210.♡.158.254

    드라마나 영화에서 번역된 자막이 내 생각과 다를 때, 다른 언어를 쓰는 화자의 우리 표현과 다른 방식의 직설적이거나 다른 관점의 표현을 들을 때 종종 다른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건 다른 눈을 가진 것과 같다라는 글쓴분이 말하신 느낌을 간혹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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