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 때마다 드는 묘한 기분
호그와트머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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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4일 PM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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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는 항상 설레고, 기쁘고, 즐거워야 하는 날이지만, 저는 할아버지 기일이기에 매번 묘한 기분이 듭니다. 

저는 할아버지를 단 한번도 뵌적이 없습니다. 아버지가 결혼하시기도 전에 돌아가셨거든요. 눈내리던 1972년 크리스마스 이브 퇴근길에 갑자기 찾아온 심장마비로 차가운 길바닥에 쓰러져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어제 아버지께 여쭤보니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나이가 만49세 때라고 하시네요. 네...딱 지금 제 나이입니다.

만약에 지금 내가 죽는다면...과연 우리 아이들과 와이파이님은 잘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잠시하다가, 오래 살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그리고, 72년 크리스마스 이브 이후로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책임져야 했던 아버지의 무거운 어깨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버지는 그 짐을 72년부터 계속 짊어지셨지만, 못난 아들에게는 이제서야 그게 보이네요 ㅜㅜ.

저라면 나 몰라라하고 집 나갔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두 동생을 대학교까지 보내시고, 할머니는 93세로 돌아가실 때까지 돌보셨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힘들었던 것을 너무나 잘 아시기에 두 아들에게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제사와 차례 모두 없애시고, 명절마다 묘소에 와서 벌초하는 것도 없애시겠다고 5대에 걸쳐 있는 조상묘도 모두 파묘한 후 화장하여 한 곳으로 모셨습니다.

매해 크리스마스 이브마다 할아버지의 제사를 올리며 온갖 묘한 기분이 드셨을 아버지를 생각하니, 지금까지 철없었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반백살을 앞둔 이제서야 이게 보이다니...

그래도 더 늦기 전에 깨달은 것이 다행이겠죠?

아버지, 사랑합니다!


뻘생각) 49세의 할아버지와 93세의 할머니가 저승에서 만나셨을 때 각자 돌아가신 나이 때 모습으로 만나셨을까요? 아님 각자 기억하고 있는 모습으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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