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갈 아들을 둔 앙님들께 드리는 글...
AlexYoda

Lv.1 AlexYoda (125.♡.79.28)

2025년 12월 27일 PM 10:06 · 수정됨(12. 28.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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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올 3월달에 군에 입대한 저희 큰아들을 보고 느낀 점을 군대에 들어갈 아들을 둔 앙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올립니다.   한번 읽어보시면, 아드님의 막연한 군생활에 조금 걱정을 더시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93년도에 시작된 군생활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습니다.  낭비되는 시간이고, 내 인생에 그리 큰 도움이 되어준 시간이 아니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단점과 비교될만 장점도 있었지요.  그렇지만, 그런 장점을 그런 오랜 시간동안 느껴야 한다는 것이 비 상식적이라 생각해서 늘 부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마음이 큰 아들에 전해졌는지, 큰 아들은 대학교에 입학하기전부터 군대에 가기 싫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런 아들의 등을 떠밀어서 군대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 심정이 그리 즐겁지 않았지요.  대학교 2학년이 되자 큰 아들은 대학교를 휴학하고, 곧바로 입영신청서를 내더니, 올 3월달에 군에 입대했습니다.   그것도 제가 나온 논산 훈련소 25연대에 배치되었구요.  나중에 안 일인데, 저희 아버지도 논산 훈련소 25연대 출신이시더라고 하더군요.     


 아버지들은 아들이 군대에 갈때 눈물을 흘린다고 하던데, 저는 훈련소에 입소하면 연병장에 모아놓고 부모들은 돌아가라고 하는 그 순간에 눈물이 났습니다.   93년도 1월 3일 논산훈련소에서의 첫날 밤의 그 까마득함이 생각났거든요.  그 까마득함을 다시한번 느낄 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더군요.   그런 훈련소에서의 생활도 어찌 어찌 해서 잘 끝내고, 자대도 배치받아서 11월달에 상병을 달았던 아들이 오늘 잠시 외박을 나와서 집에 왔다가 지금은 친구 만나러 나갔고, 오늘 아들과 이야기 나눈 몇가지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한번 이야기를 드리는게 여러모로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키보드앞에 앉았습니다. 


1. 18개월의 짧지 않은 시간, 그렇다고 긴 시간도 아닌.. 적당한 시간.

 올해 3월에 입대한 저희 아들은 내년 9월이면 제대를 합니다.   내년 추석에는 제대한 아들과 추석을 맞이한다는 말이지요.   남의 아들 군생활은 짧다고 한다는 말처럼 18개월이란 시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참 적당한 시간이랄까요.  물론, 당사자들은 길겠지만, 18개월의 시간과 3년 혹은 25개월 26개월의 시간이 같을수는 없겠죠.  그런면에서 18개월은 정말 적당한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18개월정도면, 군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은 익힐수있을테니 말입니다.   총을 쏴도 어느정도 쏠줄 아는 수준이 될것이고, 군대의 특기병과에 대해서도 좀 알게 되는 시간이 아닌가 하네요. 군인의 숫자가 점점 줄어든다는데, 아무리 징병제가 아니고 직업군인의 형태로 군이 바뀐다고 해도, 18개월의 군생활은 어떤 형태로건 남아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 예전에 우리가 알던 그 군대가 아니에요. 


2. 적절한 급여는 아닐지라도 18개월이란 시간에 대한 보상.

 한 10여년전에 비즈니스로 이스라엘에 방문했을때 들은 이야기중에 하나가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군생활하면서 받은 월급을 모아 제대후에 세계 여행을 떠난다고 하더군요.  세계 여행을 떠날 만큼의 돈을 군생활하면서 모을수있다고 하고, 그 금액이 우리나라 돈으로 몇천만원 정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 걸 보고, 그 젊은이들이 부러웠는데, 우리나라도 이제 군생활을 마치면 약 3천만원 정도의 돈을 모아서 제대한다고 하더군요.  3천만원이란 돈으로 군 제대후 창업을 할수도 있을것이고, 세계여행을 갈수도 있을 것이고, 아무튼 돈을 모아서 제대한다는 것은 정말 저희에게는 생각도 할수없을만한 혜택이라고 생각되더군요.  제가 말년 병장에 보너스까지 다 합쳐서 5만원인가 받았던거 같은데.. 18개월의 시간을 희생한 댓가라고 하기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부족하지는 않을 금액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우리가 알던 그 군대가 아니에요. 


3. 군보급품의 품질.

 첫번째 휴가를 나온 아들이 속옷을 두고 가는 바람에 아들이 입던 속옷을 제가 엉겁결에 입고다니다가 나중에 보니, ROKA라고 젹혀있어서 이게 무슨 브랜드인가 하고 한참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품질은 유니클로나 탑텐에서 판매하는 속옷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품질이었습니다.   우리가 신던 전투화.. 발에 상처가 나면 소가죽의 독이 피부속으로 침투해 퉁퉁 붓던, 소위 봉와직염에 걸리는 그런 전투화가 아니라, 내피까지 완벽하게 처리된 전투화가 보급되어서 신고 다니는데, 제가 자세히 보니, 제가 근무할때 장교들에게 제공하는 품질의 그런 전투화인것 같더군요.   전투복도 여름에는 좀 덥긴하겠지만, 우리때의 그런 전투복과는 다른 전투복이었습니다.   위장 전투복이라던가 하던데 암튼..더 좋아보였습니다.   우리때처럼 다리미로 각잡고 그러지 않아도 되는 전투복이라 더 좋은것 같더군요.  아들이 훈련소 퇴소할때, 우연히 옆에 지나가는 입소한지 2일된 신병들 모습을 보았는데, 신고다니는 활동화가 나이키나 뉴발란스 스타일의 활동화를 신고 다니더군요.  아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사회에서 신던 신발과 큰 차이는 없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군보급품을 민간에게 판매하는 PX에는 아들이 군인이면 가족들이 가서 구매할수있는데, 대부분의 사회에 있는 군 가족들에게 판매하는 PX에서는 1인당 구매한도를 제한해놓고 있습니다.   일반 시중에서 판매하는 가격의 30% ~ 70% 정도의 가격에 구매할수있으니, 한번 오면 쟁여둘 생각으로 구매하곤 하더군요.   예전에 우리가 알던 그 군대가 아니에요. 


4. 군업무와 휴식의 보장.

 저희 아들은 사령부급에서 근무를 해서 그런지 생활관이라 하는 곳에 4 ~ 8 명이 같이 지낸다던데, 다른 일선 부대는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소위 깡통막사에서 49명이 생활했는데요.   아들은 입대하고, 훈련소에서 첫 1주일인가 2주일동안에만 휴대폰을 못썼지, 그뒤로는 매일 일정시간에 와이프와 통화도 하고, 할머니와도 통화하고 그랬습니다.   카톡으로 메세지를 남겨놓으면 보는대로 답장을 주고 그랬습니다.  한마디로, 일상 사회생활과 큰 차이가 없는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군대라 해서 막혀있는 그런 곳이 아니더군요.   TV나 유튜브도 다 보고, 카톡도 일과시간 이후에는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우리가 알던 그 군대가 아니에요. 


5. 미군과 비슷한 군생활.

 저는 연대본부에서 근무했던 터이기도 하고, JSA가 저희 관할지역에 있어서 미군들을 자주 접한적이 있었는데, 그들의 군생활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일과와 휴식의 분리, 적절한 업무 강도, 군인을 소모품 다루듯 하지 않는 정책 등등을 볼때 저런 군인의 모습이 선진국 군인의 모습일것이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무려, 33년이 지난 지금 우리 자식들의 군생활은 그런 미군 생활과 아주 똑같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환경에 적절히 맞아들어가는 군생활로 변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군대 특유의 문화가 있어 미군처럼 그러진 못해도, 제가 군생활하던 당시의 군문화가 약간은 남아있고, 좀더 선진적인 형태로 변화된 군 문화가 된것 같더군요.  병영생활과 군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있는 사람은 군 생활에 있어 철저히 배타적이고, 수동적으로 군생활을 임하고 있지만, 적절한 군 생활의 재미를 찾아가는 적극적인 군인에게는 일정정도의 성과와 보상도 존재하는 듯 보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때는 계급이 시간이 지나면 그냥 주어지는 것인데, 지금 군대에는 상병부터는 별도의 시험을 통과해야 하고,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몇개월씩 늦게 계급을 따기도 합니다.  다행히, 저희 큰애는 처음에는 군생활에 부정적이었다가 이제는 적응도 하였고, 나름 그 생활에 익숙하게 되니, 군생활 할만한다고 생각하더라구요.   남자로서 한번 와서 생활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네요.    우리가 알던 그 군대가 아니에요.  


 저희 큰아들이 부대가 좀 특수한 것도 있지만, 전반적인 군생활의 모습이 우리가 알던 그런 군생활이 아니란 것은 명확해보입니다.   혹시라도, 군입대를 앞둔 앙님들은 너무 많은 걱정하지 마시고, 아들에게 잘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내란을 종식중인 지금 이 시간도, 그 전에도, 앞으로도 우리 공동체가 유지되는 가장 밑바탕에는 군인의 희생이 있지요.  내란에 가담한 놈들은 잡아서 처리하는 것은 꼭 해야될일지만, 공동체의 존립에 젊은이들의 희생이 있다면 그에 맞는 적절한 보상과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게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면에서 큰 아들의 군생활 이야기는 많은 부분을 이야기해주고 있었습니다.    도움이 되시기를... ^^

댓글 (8)

  • 곽공

    곽공 Lv.1

    25.12.27 · 220.♡.159.119

    저의 아들도 내년 초에 군대 가려고 하는데.....
    이리저리 준비하는것을 보고 있으니...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는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 해방두텁바위

    해방두텁바위 Lv.1

    25.12.27 · 125.♡.73.41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가 가장 많이 반복이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알던 군대가 아니다' 라는 것이요. 운전병으로 가 있는 조카뻘 동생인 현역 군인 아이가 모는 차는 오토 미션에 순정 내비가 달려있다 하더군요. 내비가 별로일 때는 자기 폰으로 내비를 쓴다 하고 생활관은 동기 생활관을 쓴다 하네요. 그런 친구들에게 아빠들 군대 얘기는 이 커뮤의 다수를 이루는 분들이 참전용사 어르신 얘기를 듣는 것과도 같을지 모릅니다.
  • AlexYoda

    AlexYoda Lv.1 → 해방두텁바위 작성자

    25.12.27 · 125.♡.79.28

    솔직히, 저는 큰 아들의 군생활이 바뀌는데 있어서 저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을 뽑았고, 이명박 을 반대했고, 박근혜와 윤석렬을 탄핵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 이루리라

    이루리라 Lv.1

    25.12.27 · 211.♡.227.219

    아들이 없지만 정독했습니다.
  • 꽁밤이

    꽁밤이 Lv.1

    25.12.27 · 211.♡.205.131

    정독했습니다. 좋은 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clien11

    clien11 Lv.1

    25.12.28 · 211.♡.127.212

    아무래도 폰 사용이 가능하다 보니.. 자주 연락하게 되어 서로 걱정하자 않아도 되는 것이 큰 차이인 것 같아요.
  • C

    concept Lv.1

    25.12.28 · 223.♡.52.201

    저도 논산 25연대 출신이네요.
  • 이빨 Lv.1

    25.12.28 · 104.♡.44.112

    군이 이렇게나 변해왔다는 사실이,
    작년의 그 어처구니없는 계엄이 실패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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