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문득 써 보는..친구..에 대한 글..
금도리

Lv.1 금도리 (116.♡.110.50)

2025년 12월 31일 PM 10:10 · 수정됨(01. 01. 00:40)

조회 1,260 공감 0

방금 30년지기 친구와 절연했다는 글을 보고 나니..

문득 친구..라는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싶어졌네요..


주절주절 쓰는 글이 될꺼 같으니..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중학생이 되기 전 부터..

아주 약간..다른 모습의 청소년기를 보내게 된 가정환경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엔 생각보다 흔했던, 가정 내 불미스러운 이유로..몇 번의 전학을 거치고

그러다 중학생이 되기 전에..돌아가신 아버지의 부재를 숨기기 위해..

중학생이 되던 해에는 오히려 다른 아이들 보다 더 쾌활한 척, 조금 더 가벼운 척 하며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학생시절의 친구라 하면..

오래된 친구라는건 중학생 때 알게 된 친구 한명과..

고등학교 때 알게 된 친구 한명뿐이었습니다..


물론, 초등학교때에도 중학교때에도 고등학교때에도..각각 친하다 싶었던 친구들이 수두룩 했지만..

조금만 눈에서 멀어지면 이름은 커녕 금세 존재를 까먹어 버릴만큼 멀어져서..

그냥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친구라는 의미를 정말 잘 모르던 시절..(물론 지금도 그 의미를 정확하게는 정의할 수 없지만..)

그저 나이가 같고, 같은 학년이면 친구인줄 알았던 때의 인연들은..

쉽게 다 떨어져 나가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알게 된 친구들은

학번이 같은 학교 친구들이 아니라..오히려 온라인 동호회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들이었죠..

서로 학교도 다르고, 어떤 경우는 학력도 다르고..

아직 사회에 나가기도 전이었던 그 시절에, 친구라는 이름으로 만난 동갑내기 중에는..

이미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가끔 있었습니다..


사회에 발을 내딛고, 서로 힘든점을 이야기 하며..

정치라는 것에 더듬이의 민감도가 올라갈 때 쯤..이리 저리 흩어지더니..

나이가 서른 즈음이 되니..그 많던 동호회 회원 숫자가 무색하게..

마음이 맞는 친구들 대여섯 정도만 남더군요..


친구들 중에서는 조금 늦게 결혼한 편이라..(서른셋?)

결혼식에 찾아온 친구들은 열 명도 안되었지만..

그 사이에 20대 전부를 보낸 온라인 카메라 커뮤니티의 회원들이 그 자리를 매꿔 줬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유부의 생을 10년 넘게 살아오신 분들은..

어느정도 다들 겪어오신..어쩌면 비슷비슷하셨을 법 한..

억지로 끌어낸 웃음과, 어떻게든 막아낸 울음의 생을 살아오고 나니..


이제 제 주변에 남은 친구는..

몇년은 커녕..10년 넘게 얼굴을 못 본체..만날 생각은 애초에 할 수 없이..

카톡 방에서 가끔 생존여부를 알리며 남아있는 친구들 대여섯명과..

아직도 생일때 선물이라도 보내며 이어오고 있는 고등학교때 친구..한명 뿐입니다..




뭐 옛말에 그런말이 있었잖아요..

'술은 새 술이 좋고..친구는 오래될 수록 좋고..' 뭐 이런 말?


그런데..그냥..제가 아직 50이 안되는 이 나이에..

살짝 뒤돌아 보니까..그저 오래된 친구가 좋은 친구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선을 지키는 친구가..가장 오래가는 친구 같더라..하는 겁니다..


친하다는 이유로, 오래 알고 지냈다는 이유로, 서로를 너무 잘 안다는 이유로..

그런 여러가지 이유로..별다른 생각없고, 배려없이 던지는 말을 주고 받거나..

반대로 서로에게 바라고 기대하는게 많아져..그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게 되면..


그게 생각보다 큰 상처로 남고..

그러다 보면 내색하지는 않지만..

어느세 눈에서 멀어지게 되고..마음에서 멀어지게 되는게 아닌가..싶더라구요..



의리..의형제..피를 나누지 않았지만 가족 같은 친구..

이런 말들을 20대때는 그렇게 많이 했는데..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각자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조금씩 서로 다 다르다보니..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포용해 줄 친구는 생각보다 너무 귀하디 귀해서..

남아있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이제 나이가 더 들고..

자식들도 독립을 하고..그게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내가 먼저 떠나든, 배우자가 먼저 떠나든..

결국 독거노인의 삶을 살아가야 되는 날이 오게 되면..


그때는 "친구"는 고사하고..말이라도 건낼 사람이 있으면 다행인 시간이 올텐데..

그때까지 남아있을 친구가..과연 있을까..싶기도 하구요..


외롭게 태어나..돌아갈때도 외롭게 돌아가는 인간의 삶이니..

친구라는 인연에 너무 연연하지 않는게..어쩌면 내가 상처를 덜 받고 사는 방법이 아닐까..

싶고..그러네요..



-.야근을 하니까 글이 길어지는 마법..깔깔..미쳤네..미쳤어..-_-)

댓글 (12)

  • 집사C

    집사C Lv.1

    25.12.31 · 112.♡.133.131

    '친구'라는 단어가 그리워 지면서 낮설게 느껴집니다.
    그 친했던 시절도 세월에 역풍 한 두번 맞으니 다 사라지더라구요.
    씁쓸합니다.
  • 금도리

    금도리 Lv.1 → 집사C 작성자

    25.12.31 · 116.♡.110.50

    그렇습니다..
    사람마다..다르겠습니다만..
    평생을 친구와의 의리로 사는 사람도 있을것이고..
    우정을 잊고 사랑만으로 사는 사람도 있을것이고..
    우정/사랑 다 뒤에 놓고..가족만을 위해 사는 사람도 있을것입니다..
  • 개굴개굴이

    개굴개굴이 Lv.1

    25.12.31 · 118.♡.4.171

    그냥 전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생각으로 살아갑니다. 직종특성덕에 그날 함께 놀지는 못해도 정기적으로 혹은 갑자기 친구들을 만나곤하지만... ^^
  • 금도리

    금도리 Lv.1 → 개굴개굴이 작성자

    25.12.31 · 116.♡.110.50

    그렇습니다..>ㅂ<)
  • 논알콜

    논알콜 Lv.1

    25.12.31 · 58.♡.90.107

    선을 지킨다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그거 안 하는 인간들 끊어낸 지 좀 됩니다.
    지들이 하던 거 말해주고 똑같이 한번 하니까 대번에 끊어지더군요.
  • 금도리

    금도리 Lv.1 → 논알콜 작성자

    25.12.31 · 116.♡.110.50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김오우무아

    김오우무아 Lv.1

    25.12.31 · 203.♡.220.25

    몇시간전에 소식이 뜸하던 어릴적
    친구에게 전화가 왔네요.
    순간 망설였습니다.
    서로 거리가 있어
    자주 만나지는 못하고
    일년에 서너번 안부 전화를
    주고 받는사이거든요.
    안부전화일까? 아니면
    다른 슬픔을 전하는 소식일까....
    다행이 이번에도 안부 전화였네요.
    우리는 잠시 가족의 안녕을 묻고
    서로의 근황을 물었네요.
    몇마디 나누지 않았어도
    무탈하게 잘 살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면 된거죠~~
  • 금도리

    금도리 Lv.1 → 김오우무아 작성자

    25.12.31 · 116.♡.110.50

    그렇습니다..
  • 아기고양이

    아기고양이 Lv.1

    25.12.31 · 223.♡.74.117

    열흘 전쯤 31년전 짝을 바로 앞에 두고도 인사를 못 했어요.
    급박한 사정이 생겨서 그런 거였기는 한데, 전번과 카톡 계정이 있어도 연락을 안 한 지 오래 돼서 선뜻 말을 걸기가 그래서 오프에서 마주치면 인사하려고 했는데 쉽지가 않더라구요.
    친구 관계라는 게 나이를 먹을수록, 관계가 맺어지고 시간이 오래 흘렀을수록 더 노력해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죠. 생각이 많아지는데… 어렵습니다.
  • 금도리

    금도리 Lv.1 → 아기고양이 작성자

    25.12.31 · 116.♡.110.50

    그렇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일이..참 쉽지 않은 일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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