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140.♡.29.3)
2026년 1월 3일 PM 09:45 · 수정됨(01. 04. 09:59)


(주의) 이 글은 한국 시간 기준 2026년 1월 3일 오후 10시 기준의 정보와 보도를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1월 4일 오전 1시(미국 시간 1월 4일 오전 11시)에 발표될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발표와 공개되는 정보에 따라 착오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사태를 보며 “아무리 미군이라도 너무 쉽게 마두로 잡은 게 아닌가”고 말씀하십니다. 델타포스니 참수작전이니 해도, 최소한 사담 후세인이나 마누엘 노리에가처럼 몇 주 이상은 숨어 다닐 줄 알았다는 반응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마두로 정권은 전쟁에서 패배한 것이 아니라 이미 내부적으로 사망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이 문제의 출발점은 우고 차베스 사후입니다. 차베스 시절 베네수엘라는 석유 수출이라는 단일 수입원과 반미 포퓰리즘으로 체제를 유지했습니다. 석유가가 높을 때는 복지로 불만을 덮을 수 있었지만, 경제 구조 자체는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차베스 사후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고 석유 가격 변동성이 커지자, 이 취약한 구조는 그대로 국가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집권 이후 베네수엘라 경제는 사실상 파탄 상태에 빠졌습니다. 화폐 가치는 무너졌고, 생필품은 사라졌으며, 전력과 치안조차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베네수엘라인들이 콜롬비아와 브라질 같은 주변 중남미 국가는 물론이고, 미국까지 피난을 떠났습니다. 중남미 현대사에서도 보기 드문 규모의 탈출이었습니다.
문제는 남은 사람들, 특히 군과 치안 조직이었습니다. 급여는 의미가 없어졌고, 국가는 생계를 책임지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이 불법 경제로 밀려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약, 매춘, 밀수, 불법 무기 거래가 체제 주변부가 아니라 체제 내부로 스며들었습니다. 군과 경찰, 정보기관 일부가 이를 묵인하거나 직접 연루되는 상황이 되면서, 국가는 합법과 불법을 구분하지 못하는 단계까지 내려갔습니다.
이 지점에서 이번 미국의 공격 명분이 왜 ‘마약’이었는지가 드러납니다. 단순한 구실이 아니라, 베네수엘라 체제가 실제로 범죄 경제와 깊게 얽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마두로 정권은 정치적 독재일 뿐 아니라, 마약 카르텔과 연결된 불안정 요인이었고, 중남미와 미국 사회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대상으로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마두로는 베네수엘라군 장성 자리를 충성파로 채우고, 극렬 지지층과 민병대를 동원해 강한 체제를 연출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는 허장성세에 가까웠습니다. 장성들은 이미 제재로 해외 자산이 묶였고, 가족은 국외에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중·하급 군인과 병사들 역시 국가도 정권도 자신들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두로를 끝까지 지키는 선택은 현실적으로 자살에 가까웠습니다. 미국의 추가 제재, 국제 재판, 자산 몰수라는 리스크만 남기게 됩니다. 반대로 마두로를 넘겨주는 선택은 신변 보장과 책임 축소, 경우에 따라 제재 완화까지 기대할 수 있는 선택지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전은 ‘돌파’라기보다 ‘개방’에 가까웠다고 보입니다. 미군이 방어선을 뚫은 것이 아니라, 이미 내부에서 문이 열려 있던 셈입니다.
사담 후세인이나 노리에가와 달리, 마두로에게는 숨겨줄 조직도, 함께 몰락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카리스마도, 이념적 정통성도, 경제적 보상도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그는 체제를 지키는 상징이 아니라, 체제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부담물이 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마두로 정권은 3시간 만에 무너진 것이 아닙니다. 경제 붕괴와 난민화, 범죄 경제의 확산 속에서 이미 오래전에 무너져 있었고, 이번 미군 작전은 그 사실을 수면 위로 드러낸 계기에 불과합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마두로 정권은 패배한 것이 아니라, 이미 버려진 상태에서 처리된 것입니다.
P.S
베네수엘라 상황은 갑자기 벌어진 일이 아니라 몇 년간 국제 뉴스에서 계속 다뤄져 온 흐름입니다.
제 글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왜 이렇게 빨리 무너졌는지를 요약해 설명한 겁니다.
이런 관점도 있다는 정도로만 봐주시면 됩니다.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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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리안
01.03 · 58.♡.21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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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미
→ 크리안 작성자
01.03 · 183.♡.150.137
사실 뭐 세계는지금 토요일마다 하는 그 프로그램만 잘 챙겨봐도 저 정도 예상은 누구나 가능했을 겁니다.
다만 전 원인-과정-결과 중 과정을 논하는데 몇몇 분들은 원인을 가져와 미국이 깡패 아닌가 하며 마치 제가 미국 옹호하는 걸로 오해하실 거 같아 걱정이군요. -
RRainSun
01.03 · 218.♡.40.195
내부에서 마두로 체포해서 넘겼을수도 있다는 예상하는 사람도 있는 -
코코미
→ RainSun 작성자
01.04 · 183.♡.150.137
전 그런 가능성이 있다 보기는 하나 자세한 건 한시간 뒤 발표를 봐야 대충 알 거 같습니다. -
육육일사
01.03 · 49.♡.160.66
그래도 전 이건 아닌거같습니다.
이런식이면 우리나라도 석유만 났어도 몇번이고 대통령이 잡혀갔어요.
이승만도 박정희도 전두환도 이명박도 윤석열도.
저렇게 끌려가면 안됩니다. - 프
프레세페
→ 육일사
01.03 · 107.♡.224.97
바이든정부에서 이미 수차례나 민주적인 선거하고 명예롭개 물러나던 민주적으로 다시 대통령이되던 할 기회 충분히 많이 줬어요 그거 다거절하고 독재자자리꿰차며 버티고있었으니 제무덤 제가판거죠
끌려가도 쌉니다 -
육육일사
→ 프레세페
01.03 · 49.♡.160.66
베네주엘라가 미국 연방 주 중에 하나던가요?
남의 나라가 독재를 하던 민주를 하던 그 선택의 기회를 왜 바이든이 주는게 온당한지, 그걸 거절하면 일국의 대통령이 잘했던 못했던 외국의 군대에 의해 끌려내려와 타국으로 붙잡혀가는게 정당한지 궁금하네요.
전 베네주엘라 국민이 아닙니다만, 독재와 마약과 부정부패로 얼룩진 나라가 베네주엘라 하나뿐일까요?
미국의 세계경찰노릇이 왜 옹호받아야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
코코미
→ 육일사 작성자
01.03 · 183.♡.150.137
일단 선을 긋자면 전 이번에 왜 마두로가 빠르게 몰락한 것인가를 그간 뉴스와 정보를 모아 정리한 것일 뿐, 미국 행위의 도덕성을 논하고 있지 않습니다. -
폭폭풍의눈
→ 육일사
01.04 · 114.♡.200.108
트럼프는 지 입으로 세계 경찰 노릇 안한다고 한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럼 이건 세계의 깡패짓인거죠. 내맘대로 하기 -
코코미
→ 프레세페 작성자
01.03 · 183.♡.150.137
미국이 얼마 전부터 카리브해에 해군을 배치하고 선박을 격침시키는 것부터 아마 조금만 정세에 관심이 있으면 설마 미국이 이라크나 파나마에서 한 것 처럼 참수작전을 할지도 모른다는 예상은 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면 리스크가 크지만 트럼프는 그런 거 신경 안 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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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물속의 개구리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