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늙어가나 봅니다.

Lv.1 그해여름 (183.♡.48.16)

2026년 1월 8일 PM 08:54 · 수정됨(01. 0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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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저는 연년생인 여동생에 밀려서 외갓집에서 4살까지인가까지 자랐었습니다. 그래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제 어린 시절의 추억에 크게 자리잡고 계시죠.

지금처럼 추운 어느 겨울날 밤이었는데 할아버지께서 손끝마다 붕대로 감싸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할아버지도 봉숭아물 들이세요라고 깜찍한 질문을 했었었죠..

외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시며, 너도 이 나이 되면 알아~하시고 이불을 깊게 올려주시고 자라고 하셨었었습니다.

그 때 할아버지의 연세가 어떻게 되셨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이제 제가 그 붕대의 의미를 알만한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흑흑..


자꾸 엄지손톱 끝이 아파 약국에 가서 밴드를 사 붙이려고 했더니 약사님이 '연세'가 있으셔서 피부가 건조해서 갈라지는 거라고, 바세린 같은 것을 바르고 밴드를 붙이라고 '감히 동안라고 자부했던 저'에게 진료소견을 얘기해 주더군요.


조그마한 바세린을 사 와 집에서 밥먹고 바르고 밴드를 붙이고 있는데, 제 아들이 너무나 똑같은 질문을 합니다.

아빠도 봉숭아물 들이는 거예요?

저도 빙그레 웃으면서 그 겨울날의 외할아버지가 하셨던 그 말을 해 주었습니다.


너도 아빠 나이되면 알아, 임마.


겨울밤이 깊어가고, 저도 이렇게 늙어가나 봅니다. 센치해 져 평소 글 잘 안쓰는 저인데, 모처럼 사진과 함께 글 남겨봅니다. 더 이상 늙으면 안되는데...


댓글 (21)

  • 가랑비

    가랑비 Lv.1

    01.08 · 58.♡.137.93

    회사 책상위에 하나씩 의약품과 위생용품이 늘어납니다. 안약, 로션, 썬크림, 핸드크림, 비염분무기, 각종영양제, 콧털제거가위 등등. 줄어들 기미가 안 보입니당.
  • 그해여름 Lv.1 → 가랑비 작성자

    01.08 · 183.♡.48.16

    가랑비님도 더이상 구제용품들이 늘지 않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길벗

    길벗 Lv.1

    01.08 · 153.♡.138.5

    늙고 소멸되고 새로 태어나는 생명체가 세상을 알아갈겁니다.

    나 이전에 시간은 없었으니, 나 이후에도 시간은 없겠죠.
  • 그해여름 Lv.1 → 길벗 작성자

    01.08 · 183.♡.48.16

    미천한 글에 현자의 댓글입니다..^^
    제 아들이 있어 든든합니다만, 다만 제가 늙는 것은 이기적이게도 자꾸 아쉽네요. 아직도 할 것이 많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 농약벌컥벌컥

    농약벌컥벌컥 Lv.1

    01.08 · 211.♡.184.190

    유리아연고가 발에도 좋지만 저런갈라짐에도 좋아요 처방없이도 살수있고
  • 그해여름 Lv.1 → 농약벌컥벌컥 작성자

    01.08 · 183.♡.48.16

    어쒸.. 약사님의 권고대로 바세린만 샀는데..
    내일 유리아 연고로 다시 구입해야 하겠습니다. 갈라진 곳이 너무 아파요..
  • vulcan

    vulcan Lv.1

    01.08 · 125.♡.141.208

    부모님께서 제게 했던말...

    너도 늙어 봐라...

    엄마 아빠 보고싶어요 ㅜㅜ
  • 그해여름 Lv.1 → vulcan 작성자

    01.08 · 183.♡.48.16

    아직은 제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뵐 수 있는 10분 거리에 두 분이 살고 계셔서, 그런 생각을 못 해 봤는데..
    내일은 슬쩍 엄마뵈러 들려야겠습니다. Vulcan 님도 꿈에서라도 뵙기를..
  • 미스란디르

    미스란디르 Lv.1

    01.08 · 118.♡.121.228

    제 오른손 엄지가 이유도 없이 아픈게 그것때문이었어오?!
  • 그해여름 Lv.1 → 미스란디르 작성자

    01.08 · 183.♡.48.16

    문제는 연세에 따른 기름기 부족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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