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레지 (114.♡.226.198)
2026년 1월 9일 AM 11:09 · 수정됨(14:17)
때는 2007년 제가 대학 졸업 후 입사 했던 회사를 4개월만에 때리치고 나와 토익 공부를 한다며
백수생활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말이 토익 공부지 문제집이나 풀며 미드를 보면서 원서를 쓰던 한심한 때였드랬죠.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하시게 됩니다.
다행히 제가 귀가하기 직전에 쓰러지셨는지 골든타임 안에 응급실에 도착 하여 응급조치를 하고 수술도 잘 되었습니다.
당시 백수이던 제가 주로 간병을 맡아 병원생활도 하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중환자실에 있다가 일반병실로 옮기게 되었을 때 저도 다시 구직활동을 시작 했습니다.
그러다 현대리조트 서울지사에서 영업직을 모집 한다는 공고가 추천으로 떠서 강동경희대병원의 시간당 2,500원인가 하던 컴퓨터로 원서를 작성해 지원 하게 됩니다.
금방 면접을 보러 오라는 답장을 받았고 신이 나서 엄마에게 X요일은 면접을 가야 하니 몇시간만 자리를 비워야 한다고 얘기를 하고 면접 당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 집(도봉구)에 가서 정장으로 갈아입고 상암동쪽에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주소를 보고 찾아간 곳은 현대리조트 사무실이 있다고 하기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갈비집 2층이었고 빈 책상만 20여개가 있는 허름한 사무실이었습니다.
지원자들도 20대 초반부터 40대까지 다양했고, 저를 포함 2~3명만 정장일 뿐 가벼운 옷차림으로 온게 뭔가 이상했습니다.
면접 시간이 되자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이 업무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듣고 보니 당시 유행 했던 리조트 사기 업체였네요..
콘도 회원권 몇장을 가지고 가짜 회원권을 만들어 팔아 가짜회원이 예약을 하려고 하면 가지고 있는 몇장의 회원권을 가지고 돌려쓰는 업체였던 겁니다.
게다가 일을 하려면 콜비(무작위 통화에서 상담을 요청한 사람 리스트)를 월 40만원인가를 내면서 영업을 해야 하는..
개별 면접도 없이 지원자들이 모여 앉아 있는 곳에서 각자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는지 얘기하는건데, 분위기가 중간에 나갈 수 없는 좀 험악한 분위기라 "죄송하지만 아직 다니고 있는 직장이 있어 알아보고 연락 드리겠다" 하며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는데 아침새벽에 일어나 밥도 못먹고 3시간을 이동 해서 온게 이런거라니 정말 우울할 뿐이었는데 전철에서 문자가 한통 옵니다. 엄마가 보낸 문자.. "ㅇㅇ이 얼른 취업 해야 하는데 엄마때문에 제대로 준비도 못했을 것 같아 미안하구나. 가서 자신감 있게 대답 하면 잘 될꺼야. 화이팅" 평소 문자를 잘 쓰지도 못하고 뇌수술 후라 더 어려웠을 텐데 엄마에게 받아본 문자 메세지중 가장 길게 온 문자였습니다.
평일 낮 사람 없는 지하철 1호선에서 진짜 펑펑 울다가 못내릴뻔 했네요.
옷을 갈아 입고 다시 병원으로 가 면접 잘 봤냐는 물음에 같이 면접 보러 온 사람들이 다 서울대 연고대 나온 사람들이라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되도 않는 핑계를 대고 화장실 가서 한번 더 울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이 엄마도 잘 회복 했고 저도 몇달 뒤 다시 취직을 해서 재작년까지는 직장생활을 했었네요.
지금은 다른 병환으로 돌아가셨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엄마의 문자였습니다.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나서 한번 끄적여 봤습니다.
댓글 (20)
-
RRanomA
01.09 · 223.♡.80.149
토닥토닥… -
마마안부우
01.09 · 220.♡.30.97
담딤하게 쓰셨지만 눈물이
나는 글이네요
힘내세요{emo:DINKIssTyle-3d-ang-008.webp:150} -
매매일두유
01.09 · 59.♡.175.39
{emo:moon-emo-005.gif:120}{emo:DINKIssTyle-3d-ang-008.webp:150} -
인인엄
01.09 · 121.♡.65.105
{emo:DINKIssTyle-3d-ang-008.webp:100} -
달달과바람
01.09 · 14.♡.23.206
{emo:moon-emo-005.gif:120} -
훈훈녀지용
01.09 · 116.♡.103.121
왜 눈물이...ㅠㅠ - 그
그린파파야123
01.09 · 106.♡.200.107
토닥토닥..2222 -
땅땅살리미
01.09 · 220.♡.171.164
눈물나네요. -
제제이슨본죽
01.09 · 14.♡.198.93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네요 -
브브릿매력남
01.09 · 220.♡.97.159
읽고 나니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한 편의 수필을 써주셨군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